지역별 소식
강남·서초 총 18,863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업무처리 재설계로 행정군살 제거” 서울 구로구는 전국 지자체의 행정성과 아이디어를 배워 구정에 접목하기 위해 ‘아이디어 벤치마킹단’을 구성키로 했다. 벤치마킹단은 일반교육을 비롯 도시환경, 보건복지 분야 등 3개 분야 6개사업의 행정성과를 파악하기 위해 24일부터 2박3일간 대전 대덕구청과 전남 순천시청 등 6개 지자체를 차례로 방문, 우수시책을 수집할 계획이다. 수집된 우수시책은 전체 단원의 의견과 토론을 거쳐 대안과 문제점, 개선안 등이 면밀히 검토된다. 구로구가 벤치마킹할 우수시책은 △종이 없는 건축행정시스템(대전시 대덕구청) △함께하는 생애학습(전남 순천시청) 등 일반교육 2개 분야, △자연하천 정비사업(전북 전주시청) △아름다운 거리·하천가꾸기 관리담당 실명제(전북 정읍시청)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 도시주거환경개선(울산 북구청) 등 도시환경 3개 분야, △장애인 삶의 질 개선 프로그램(경북 안동시청) 보건복지 1개 분야 등이다. 구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의 우수행정 사례를 구 실정에 맞게 개발해 구민들의 행정욕구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2004-06-10
- 자살보도 신중해야 이준원 경기도 파주시장이 한강 반포대교에서 투신 자살했다. 이 시장은 뇌물수수와 관련, 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검찰이 실무 부서 책임자였던 파주읍장을 체포하고, 압수수색을 하자 심적 부담을 이기지 못해 자살한 것으로 주변에서는 보고있다. 지금까지 검찰조사를 받거나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회 유력인사는 지난해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을 시작으로 안상영 전 부산시장,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 박태영 전 전남지사 등 모두 5명이다. 이 정도면 ‘유력인사 자살신드롬’이라고 부를만하다. 그런데 이들 인사의 자살에 대해 우리 언론이 어떤 보도태도를 취했는지 스스로 돌아볼 시점에 왔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언론이 자살을 너무 세세하고, 심지어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유력인사의 자살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언론이 관심을 갖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보도태도가 제2, 제3의 자살을 부추길 수 있고, 유족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 줄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 외국언론은 자살보도에 대해 몇 가지 준칙을 정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지키고 있다. ‘자살방법이나, 자살 상황을 자세히 보도하지 않는다’ ‘자살을 1면 등을 통해 중요하게 다루거나 선정적으로 보도하지 않는다’ ‘자살을 낭만적으로 다루거나 미화하지 않는다’등이 주된 내용인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자율적으로 지킨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살보도에 대한 준칙이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도 시급히 자살보도에 대한 준칙을 마련해 가이드라인을 정해야 한다. 또 그전이라도 기자 스스로 절제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2004-06-07
- 시험대 오른 50년 전통의 독일식 노사모델 흔히 독일 모델이라고 불리는 독일노사관계는 50년대 초 기본 골격이 완성된 후 지금까지 그 틀을 유지해오고 있다. 독일노사는 산별노조가 주도하는 단체교섭과 개별기업 노사가 진행하는 공동결정제도라는 이원적 교섭체계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이원체계는 노사간의 이해 불일치를 최소화시키는 장치로 기능해왔다. 두 기둥 : 산별교섭과 공동결정제도 전후 발효된 단체협약법에 따르면 독일 노사간의 교섭은 산별교섭을 기본으로 한다. 이 교섭은 임금가이드라인과 같은 정부의 개입을 원천적으로 방지하며, 나아가 기업 내 노사협정에 대해 우선권을 지닌다. 이로써 독일 노사는 개별 사업장마다 임금 및 근로조건의 기준치를 마련하기 위해 매년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게 하고 있다. 다음으로 독일 기업 노사관계를 특징짓는 것이 공동결정제도이다. 이는 노동자의 대표가 사업장평의회를 통해 경영진의 의사결정과정에 정례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보장해왔다. 이 독특한 제도들 덕택에 독일 노동자들은 임금, 근로조건 뿐 아니라 인사 및 투자 등 경영정책의 일정 부분을 사용자들과 공동으로 협의하고 결정해왔다. 이를 위해 독일 공동결정법은 기업 이사회에 노동자대표가 노동이사로 참여하는 것을 보장하고 있으며, 기업기본법은 개별 사용자와 기업 내 노동자들의 사업장평의회 사이에 합법적으로 기업협정을 맺을 수 있게 했다. 이렇게 맺어진 기업협정은 노조의 경영참가 수위를 결정하며 동시에 산별교섭 결과를 보완하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독일은 또한 하나의 산업에 하나의 노조라는 원칙을 유지하여 거대 노조를 통해 강력한 교섭력을 발휘하면서도 노노 갈등을 최소화시키고 있다. 강력한 노조와 안정적이고 협력적인 노사관계, 얼핏 상반된 두 과제를 독일 노사는 제도적 틀을 통해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독일 금속노조가 표방하는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과 노동의 인간화’라는 구호는 이런 배경에서 현실성을 얻기에 이르렀다. 독일의 노동쟁의 지표가 이를 설명해준다. 독일은 1970년에서 1994년까지 1000명 당 연평균 파업일수가 36일에 불과했는데, 이는 OECD 국가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단일 산별노조 하에서 파업이 거대한 규모의 생산 차질을 수반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금속노조와 같이 거대한 조직 자체가 높은 교섭력을 발휘하고 있어 협상결렬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그 이유라 할 것이다.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있는 우리 현실과는 큰 대조를 보이는 대목이다. 경제 위기, 정부 개입과 노조 양보 도출 90년대 이래 기업간의 국제 경쟁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독일 거대기업들도 해외생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자국내 공장은 구조조정의 유탄을 맞게 되었고 이 문제는 독일 금속노조에게 90년대 이래 가장 큰 숙제로 던져진 상태다. 해외생산은 독일 경제의 견인차라 할 수 있는 자동차업계 빅쓰리, 즉 다임러크라이슬러, 베엠베, 폴크스바겐이 주도했고 이어 전산업으로 확산되었다. 자동차업체에서도 폴크스바겐은 50년대부터 남미 중국 등지에 진출해 오래 전부터 완성된 다국적기업의 면모를 갖춘 상황이었지만, 상대적으로 고급승용차에 치중하던 다임러와 베엠베의 경우 해외생산 확대가 생존을 좌우하는 문제로 제기되었다. 미국과 일본 한국 등에 밀려 신규시장 개척이 쉽지 않은 상태에서 90년대 중반이 되자 독일 자동차업계의 공장가동률은 70~75%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만큼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사간의 긴장도 높을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다 90년대 초반의 독일통일 특수가 중반 이후 사라지면서 과잉생산과 높은 실업이 전산업으로 확산되었고, 고용문제는 금속노조를 비롯한 독일 노동계 최대 현안이 되었다. 독일 노동계는 이 문제를 특유의 산별노조와 사업장평의회라는 양대 축으로 해결해 나갔다. 장기간에 걸친 협상 끝에 금속노조의 지원을 받은 자동차 사업장평의회들은 차례로 고용안정협정을 맺게 되었다. 그 내용을 보면 폴크스바겐과 오펠은 정리해고 금지, 다임러와 포드(독일)는 고용유지 문구를 각각 노사협약에 포함시켰고, 금속노조는 이를 발전시켜 자동차업계 대표들과 “생산기지 보장 및 고용안정을 위한 기업협정”을 맺기에 이르렀다. 고용협약은 거꾸로 기업측의 입장에서 보면 경영과 생산에 대한 노동자의 책임감을 높이는 방편이자, 임금 및 근로조건에 대해 금속노조와 사업장평의회로부터 공식적인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장치가 되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고용협정이 기업경쟁력 향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꾸준히 제기했다. 이후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국가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국민들 사이에 고조되어, 지난해 조합원수 320만, 전임자 2000명을 자랑하는 독일금속노조가 총파업을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기에 이르렀다. 마침내 슈뢰더 정부가 ‘아젠다 2010’을 발표하면서 노사문제에 개입, 전례 없이 강력한 고용 유연화 제도를 관철시킴으로써 독일의 노사관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 김선태 기자 kst@naeil.com 2004-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