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교사가 들려주는 '고1을 위한 슬기로운 고교생활’

2025학년도부터 고교학점제 시작, 2022 개정 교육과정 적용,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까지!

피옥희 리포터 2025-03-06

2025학년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었다. 고등학생이 된 1학년은 대입의 시작이라는 두려움과 설렘을 안고 고교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특히, 올해 1학년은 고교학점제뿐만 아니라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학년이고, 2028학년도 대학입시 제도도 개편된다. 이러한 교육 환경의 대변화 속에서 올해 신입생들은 어떻게 고등학교 생활을 보내야 할까?
강남서초지역 교사가 들려주는 ‘고1을 위한 슬기로운 고교생활’ 조언에 귀 기울여 보자.
도움말 상문고등학교 이상훈 교사(1학년 담임), 진선여자고등학교 이승하 교사(1학년 부장)



Story ① 입학 후 태도와 마음가짐


Q. 먼저, 1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해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이상훈 교사(상문고) : 1학년 학생으로서 마주하게 되는 교육과정과 내신 문제, 대입 준비 방법 등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됩니다. 그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했으며 주위에서 여러 정보가 체계 없이 쏟아져 당황스럽기도 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특정 정보에 갇혀 중심을 잃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통합과학과 통합사회라는 수능 과목이 신설되면서 1학년 시기에 그 기초를 잘 다져놓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예시 문제가 공개되기는 했으나 출제될 문제 유형을 정확히 예측하거나 완벽하게 대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학생 여러분이 대입 방향을 예측하기보다는 열린 자세로 포괄적인 준비를 하며, 매 순간 학업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갖기를 바랍니다.

이승하 교사(진선여고) : 자기 자신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고등학교 생활은 마라톤과 같습니다. 신입생들은 마라톤의 출발선에 선 초보 마라토너와 같습니다. 마라톤은 42.195km를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해 달려야만 완주할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초보 마라토너들은 자신의 페이스를 무시한 채 의욕만 앞서다가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고 좌절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결국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으로의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남들과 사회적 분위기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의욕도 중요하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내가 잘할 수 있는 것과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보완해 나갈지를 주도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Story ② 진로 탐색과 학생부 관리


Q. 올해 고1 학생들은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진로·학업 설계, 교과 선택 등 새로운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 써야 할까요? 

이승하 교사(진선여고) : 흔히 말하는 ‘케바케(case by case)’ 즉, 그때그때마다 다르다고 할 수 있겠지요. 저 역시 어떤 기준을 정립하고 선택 방향을 지도해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의대를 목표로 한다면 세포와 물질대사, 생명의 유전, 화학 반응의 세계 등을 선택하거나, 공학 계열을 선호한다면 수학과 과학 과목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대략의 기준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31개의 공통 과목, 일반 선택, 진로 선택, 융합 선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학년의 경우 공통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은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2, 3학년이 되면 선택의 폭이 크게 넓어지고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내신 5등급제 도입과 표준편차 미제공 등의 영향으로 차별화된 학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본인의 능력과 시간표의 여건이 허락하는 한 최선의 선택을 위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1학년부터 진로 선생님이나 담임 선생님과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훈 교사(상문고) :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교과 선택,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입력 사항 등 여러 방면에서 변화가 나타납니다. 이 중 두 가지 측면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우선, 1학년 때 진로에 대한 지속적인 탐색과 이에 따른 체계적인 학업 설계를 해야 합니다. 차후에 진로가 변경될 여지는 충분히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시기의 진로 탐색 과정 여부에 따라 훗날 결정하게 될 때, 방황의 깊이나 폭이 다를 것이 분명합니다. 좀 더 관심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꾸준히 고민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떠한 선택 과목을 이수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이를 통해 자율‧자치활동과 동아리 활동, 진로활동 내용의 방향성을 세울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내신이 5등급제로 바뀌면서 내신 등급만으로는 학생부의 경쟁력을 갖추기 더욱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대입을 고려했을 때 교과학습 발달사항과 자율‧자치, 동아리, 진로활동 영역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성장과 내실 있는 학생부 완성을 위해 교과 수업에 성실히 참여하는 것은 물론, 학교에서 운영하는 여러 교육 활동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참여할 것을 권장합니다.



Story ③ 학교생활 적응과 학업 태도 

Q. 고1 연간 학사일정 중에서 선생님께서 가장 중요한 시기는 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이 시기를 슬기롭게 보내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이상훈 교사(상문고) : 학사일정의 모든 시기가 각각의 중요성을 갖고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시기는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이 한 달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입학 후 3월 초는 교과 선생님 수업 스타일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어떻게 내신 대비를 해야 하는지 몰라 굉장히 어수선한 하루하루를 보낼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긴장되는 교육환경 속에서 대부분의 학생이 겪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학교생활과 수업에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하는 3월 중순부터는 학생별로 자신에게 맞는 생활 습관을 지니고 학습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물론 반드시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주려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마다 적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다르고, 학교와 선생님은 여러분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갖고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것이나 학습 방향을 세우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담임 선생님과 교과 선생님, 부모님 등 주변 어른들에게 고민을 나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잘하고 있는 것이 맞나 고민이 드는 시기인 것이 당연할 수도 있을 텐데, 혼자 방황하지 말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현명하게 이 시기를 헤쳐 나가기를 바랍니다.

이승하 교사(진선여고) : 두말할 것도 없이, 1학기 첫 중간고사입니다. 중학교 때까지는 벼락치기나 기본적인 소양과 문해력만으로도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성적을 받을 수 있었기에, 겨울 방학을 잘 준비한 학생들은 첫 중간고사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감이 가득하지만 동시에 그 어떤 시험보다 큰 기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 상담을 해보면, 약간 과장해서 말씀드리면 90% 이상의 학생이 의대를 목표로 합니다. 그러나 중간고사가 끝난 직후, 이로 인해 좌절하는 학생들이 많아 슬럼프에 빠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누구나 일정 수준의 힘든 경험을 겪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이럴 때는 오히려 자신의 부족했던 점과 실수한 부분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분석해, 곧 있을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슬기로운 극복 방안입니다. 늘 그랬듯이, 결국 올바른 답을 찾아낼 것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Story ④ 고등학교 첫 내신 시험 멘탈 관리

Q. 고등학교 첫 내신시험에 임하는 자세, 시험 후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대한 조언도 부탁드립니다.  

이승하 교사(진선여고) :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내신 평가의 혁신을 통해 과잉 선행 사교육을 유발하는 내신 9등급제가 폐지되고, 선진화된 5등급제가 도입되었습니다. 새로운 대입의 출발선에 서게 된 1학년 학생들은 당연히 불안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고, 이러한 상황에서 고등학교 첫 중간고사를 준비해야 하는 부담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시험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제도의 변화와 관계없이 본질적인 공부에 임하는 것이 최선의 입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등급제가 개편되었지만, 결국 상대 평가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으므로, 큰 변화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변화하는 평가와 변별에 대한 고민과 전략은 이를 평가하는 측에서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지금처럼 학습에 충실히 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관점을 달리하면 마음이 한결 편해지지 않을까요?

이상훈 교사(상문고) : 모든 시험이 그렇듯이 시험은 항상 긴장되기 마련입니다. 그 시험이 바뀐 환경에서의 첫 번째라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특히 그 시험이 대입에 중요한 내신이라면 긴장감은 더욱 크게 다가올 것입니다. 올해부터 내신이 기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면서 좀 더 수월하게 1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런 제도에서 1등급이 아니면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힘들다는 생각으로 더욱 큰 부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적당한 긴장감은 시험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과도한 긴장과 부담은 오히려 학습 효율을 떨어뜨리고 실력을 모두 발휘하는 것을 힘들게 할 뿐입니다. 당연하게도 이에 대비하는 방법은 미리 준비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자신감으로 극복하는 것입니다. 고등학교 시험은 중학교 시험과 비교했을 때 그 범위와 깊이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충분한 학습량과 철저한 계획으로 여러분이 준비한 만큼 성적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험 이후에는 좌절하고 지난날을 후회하기보다는 부족했던 부분을 파악하고 학습 전략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으면 분명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Story ⑤ 슬기로운 고교 생활, 이것만은 꼭! 

Q. 마지막으로 ‘슬기로운 고등학교 생활’을 위해 고1 학생이 꼭 가져야 할 점은 무엇인지 조언을 덧붙여 주세요.

이상훈 교사(상문고) : 학생 여러분에게 두 가지를 꼭 갖추도록 말하고 싶습니다. 우선, ‘스트레스 관리’입니다. 고등학교 생활을 잘 해보고 싶은 열정만으로는 수능까지 장기 레이스를 이어가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달리기와 같은 운동이나 부모님 또는 친구들과의 편안한 대화 등 일상과 밀착된 활동을 추천합니다.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으며,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를 조절한다면 건강한 학교생활 및 학업 효율 향상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 ‘주변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입니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정서적인 위로를 받고 자신감을 얻습니다.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해한다면 부담감과 불안감 등을 주변 사람에게 짜증으로 표출하기보다는 감사함으로 표현하기를 바랍니다. 뛰어난 역량뿐만 아니라 인성을 함께 갖춘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고 더불어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이승하 교사(진선여고) : 안쓰럽게도 모든 고등학생은 수험생입니다. 늘 입시라는 무거운 압박감에 짓눌려 있을 것 같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그 힘든 수험생 시절을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그 힘듦을 누구에게 털어놓을 수 있을까요? 수많은 선택의 순간, 하루의 대부분을 함께 고민하고 고생하는 친구들, 선생님, 그리고 여러분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하는 부모님의 존재는 슬기로운 고등학교 생활의 필수 3요소입니다. 인생에서 처음 마주하는 폭풍 같은 시기에 이들이 있었기에,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비바람도 이제는 봄바람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지나고 나면 늦으니 지금 마음을 표현하세요. 서로에게 정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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