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로 ‘슬세권’이라는 새로운 신조어가 생겼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편한 옷차림 그대로 슬리퍼를 신고 다닐 만 한 거리에 있는 ‘슬리퍼+세권’ 생활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편한 차림으로 동네 산책을 하다 주인의 개성이 담긴 공방이나 숨어있는 맛집을 찾는 즐거움. 새로운 생활의 발견이다.
슬기로운 우리 동네 즐기기 (1) 대화동
킨텍스와 고양종합운동장 등 일산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대형시설이 포진해 있는 대화동. 이런 외형보다 대화동은 마을 자치로 공동체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동네이기도 하다.
***마을자치 활동의 중심이 되다
-행복한 교육 재미공작소
단순한 친목모임을 넘어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나뿐 만이 아니라 마을 전체를 생각하는 마을자치의 시작점에 ‘행복한 교육 재미공작소’(소장 황정원)가 있다. 장촌초등학교 후문 골목길에 화이트 톤의 외관으로 눈길을 끄는 이곳은 생애 전반에 걸친 학습의 연구 및 교육은 물론 인권 신장, 봉사를 하는 활동체이자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문화공간이다. 황정원 소장은 ”평생학습카페나 센터가 고양시의 자랑이긴 하지만 지속성 혹은 확정성에 한계가 있음을 많이 느꼈다.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공간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보자는 마음에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크고 작은 기부 물품으로 공간을 꾸미고, 마을의 재주 많은 이들의 나눔 교육과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또 뜨개, 자수, 보태니컬, 커피와 청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 및 한 달에 한번 마을 공방과 손재주 좋은 셀러들이 참여하는 ‘재밋길마켓’을 진행하고 있다. 모임 외에도 마을 쓰레기가 쌓인 골목길에 꽃을 심어 마을정화에도 애써온 재미공작소는 최근 ‘고양시자연순환가게’로 선정되어 지구를 지키기 위한 작은 발걸음으로 투명패트 수거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위치: 고양시 일산서구 호수로 856번길 37-7
문의: 010-9268-0984
-수다스토리
대화동의 특별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수다스토리’(대표 박진숙).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전통찻집, 밥집이지만 오래 전부터 사람들의 따스한 정과 배움, 나눔을 주고받는 활동을 이어 온 곳이다. 박진숙 대표는 수다 스토리의 의미를 ‘문화가 있는, 정이 있는, 소통이 있는, 살림하는 여자들이 있고, 삶이 있고 나눔이 있는…’ 등 한 마디로 정의 내기기 어려운 아지트라고 말한다. 그동안 감각 있고 솜씨 좋은 주부들의 문화사랑방으로 사랑받던 ‘수다스토리’는 대화도서관에서 장성공원 앞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꽃차, 손뜨개, 나무공예, 패브릭(린넨옷), 생활도자기, 도자기 핸드페인팅, 야생화자수, 규방공예, 가죽공예, 발효식품, 수제청, 연잎 밥, 단호박 식혜 등 ‘랄랄라 수다장터’를 이어왔다. 제로웨이스트 밥집을 지향하는 이곳에서는 최근 ‘집안 살림으로 지구도 살리고 우리도 사는 살림’이란 프로그램으로 면 수세미와 행주쓰기에 앞장서고 있다.
위치: 고양시 일산서구 대산로 211번길 25 (장성공원 앞)문의: 031-912-6216
-라라그레이스
라라그레이스는 대화동에 위치한 식물작업실이다. 이곳에서는 꽃과 식물로 자연과 멀어진 사람들의 삶을 위로하고 취향이 반영된 개인만의 식물작품으로 내가 머무는 공간이 자연친화적인 힐링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혜라 대표는 매주 데일리꽃다발, 위클리 꽃다발 정기배송, 반려식물 분양, 가드닝, 원데이클래스, 플랜테리어(plant+interior) 취미클래스, 테라리움 창업클래스를 운영하는 그린 튜터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이곳은 지난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 로컬크리에이터로 선정됐으며 2021년 보건복지부/한국사회복지 협의회 지역사회 공헌 기업으로 앞으로 로컬크리에이터들과 함께 다양한 콜라보 작업으로 일산지역과 대화동 성저마을에 에코쉼표가 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정발산동의 보넷길이 있다면 아직 이름을 정하진 않았지만 우리 동네 성저마을을 중심으로 한 ‘성리단길’을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 마을의 셀러들과 공방들이 자치적으로 교육과 나눔을 실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인스타그램 laragrace.store
위치: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로 636번길 37문의: 010-3242-7128
***우리 동네 이런 곳이 있어요~
-목공방 ‘나무다락’
대화동 재미공작소 인근에 위치한 목공방 ‘나무다락’은 대표 김종률씨의 표현 그대로 “나무를 디자인하고 나무로 수작을 부리는” 공방이다. 목공방 하면 가구를 떠올리지만 ‘나무다락’은 목선반을 이용한 나무화병, 캄포도마, 시계, 우드 펜, 원목 핸드드립 스탠드, 원목 커피스쿱, 원목 향꽂이, 시계 등 소품 위주의 작품이 많다. 목선반은 나무토막을 빠르게 회전시킨 뒤 칼을 이용해 깎아 만드는 '갈이질', 영어로는 '우드터닝(woodturning)' 기법이라 한다. 나무다락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다락’이기도 하고 즐거움이 많다는 多樂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공방 이름처럼 이곳에서는 정형화되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디자이너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느티나무, 특수목 등을 사용하여 나무의 생긴 모양과 결을 살려내 모양도 크기도 다양한 캄포도마는 동네에서 열리는 무지개마켓과 재밋길프리마켓, 온라인 매장 아이디어스(https://www.idus.com)에서 구입할 수 있다 수업은 원데이클래스만 진행하며 공고는 따로 하지 않고 원하는 이가 있으면 1:1 또는 1:2로 나무도마나 우드 펜 만들기로 진행된다.
위치: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로 803번길 72
문의: 010-4780-9016
-책방 이듬
‘책방 이듬’은 지난 2017년 김이듬 시인이 호수공원 앞에 문을 연 동네책방으로 지난 해 12월 대화도서관 인근 골목길로 이전했다.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에 밀려 동네 책방을 만나기 쉽지 않은 요즘, ‘책방이듬’은 아날로그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4년째 작은 문화공간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책방에서는 매월 ‘작가와의 대화’, ‘낭독회’ 등 문학 뿐 만 아니라 음악, 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소모임을 진행해왔다. 2001년 등단 이후 한국 시단에서 독특한 시 세계를 구축해온 김이듬 시인은 지난 2014년 「히스테리아」(문학과지성사)를 출간했으며 시집 '히스테리아'는 그 영역본이 미국문학번역가협회(ALTA) 주관 미국번역상과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동시에 받은 바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주춤하긴 하지만 매월 다양한 문화 모임을 진행해 온 이곳은 문학 뿐 아니라 다양한 소모임에 공간대여도 가능하다. 지난 5월 27일에는 ‘책방이듬과 백마화사랑이 함께 하는 문화 산책하는 날’로 뮤지션 정민아씨와 이상진씨의 ‘ESP:초능력자들’도 진행됐다. 전화 예약은 필수
위치: 고양시 일산서구 성저로 70
문의: 031-901-5264
-미용실 ‘발라드율’
대화동 현대백화점 맞은편에 위치한 미용실 ‘발라드율’(대표 서선옥). 이곳은 Id헤어살롱 25년 경력의 헤어 디자이너 서선옥 원장의 실력도 뛰어나지만 미용실 앞 예쁜 정원으로도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서 원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시간적으로 여유도 있었지만(웃음) 원래 플랜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서 미용실 앞 허전한 공간에 하나 둘 꽃을 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2~3년이 지나자 이제 지나가다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예쁜 정원이 됐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봄~가을까지 차례대로 피고 지는 꽃으로 이곳을 찾는 고객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도 즐거움을 주고 있는 이곳. 서 원장은 지난 할로윈데이에 아이들을 초대해 미용실에서 할로윈 파티을 열기도 했으며 앞으로 씨앗 나눔과 모종을 원하는 고객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발라드율은 감각 있는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공간에 등 공예품, 찻잔 등 서 원장의 콜렉션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코로나19로 내방을 염려하는 고객을 위한 프라이빗룸도 준비해두었다. instagram.com/villa_de_yool
위치: 고양시 일산서구 호수로838번길 8-18
문의: 031-913-3841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