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4일 오후 2시 주엽동 한양문고 내 ‘갤러리 한’에서 아주 특별한 패션쇼가 열렸다. 고양시여성가족과가 후원하고 해봄사회적협동조합(이하 해봄)이 주관한 50+여성들의 인생맞춤프로젝트 ‘아모르부티크’ 참여자들이 그 주인공. 지난봄부터 6개월의 대장정(?) 끝에 직접 지은 옷을 입고 런웨이를 걷는 그들, 당당하고 아름다운 그녀들을 만나보았다.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듯, 배우는 즐거움에 빠져
아모르부티크는 ‘고양시성평등기금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경력단절여성들과 반 둥지 증후군을 앓는 여성들의 고립감을 ‘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회적 연대감을 회복하고자 마련한 프로젝트다. 무더운 여름부터 시작한 이들의 바느질 수업은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마땅한 수강공간이 없어 이곳저곳에서 드문드문 진행되었단다. 그러다 이들의 어려움을 공감한 주엽커뮤니티 이진희 센터장이 공간 협조에 나섰다. 해봄의 주강사 박정아씨는 “시작부터 코로나19라는 복명을 만나 이 프로젝트가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어요. 해봄도 처음 해보는 일이고 알음알음 찾아온 참가자들도 처음 경험해보는 일이라. 그런 중에도 마스크를 쓴 채 열강해주신 윤광희 강사님, 뜯고 박고 그런 과정을 반복해가며 학창시절로 되돌아 간 듯 열심히 참여해준 참여자들이 너무 고맙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런웨이를 빛낸 당당하고 아름다운 워킹, 다음 행보 기대돼
대부분 바느질 초보였던 이들이라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걱정이 많았다는 이번 프로젝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의 도움과 관심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완성도가 떨어진다며 “멀리 보아야 그럴 듯하다”고 웃는 참여자들, 정작 패션쇼가 열리자 런웨이를 걸으며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옷을 만들면서 자신들 안에 내재된 열정이 이렇게 뜨거웠나 하고 스스로 놀랐다는 그들은 패션쇼에서 모델 못지않게 자유롭게 표현하는 서로를 보면서 또 한 번 감동을 받았다고 털어놓는다.
감동을 받은 것이 어찌 그들뿐이랴. 코로나19로 초대된 인원이 한정적이라 규모도 공간도 작았지만 어떤 프로모델보다 그들의 워킹은 당당하고 아름다웠다. 바느질을 하는 동안 느꼈던 소감들을 ‘아모르부티크 인생맞춤프로젝트’라는 작은 책자에 담아내기도 한 ‘해봄’은 앞으로도 여성들의 역량강화를 통해 경제적 자립과 성장, 사회참여를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해봄사회적협동조합 070-8725-5500
미니인터뷰
여성들의 50대는 정신없이 살아오다 문득 공허감을 느끼게 되는 시기죠. 그 공허감의 극복기가 ‘아모르부티크’ 프로젝트였어요. 코로나 19에 폭우까지 손을 놓게 만든 어려움도 있었지만 훌륭하게 해낸 참여자들, 또 윤광희 강사님의 열정과 성실함에 감사를 드립니다. (해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허선주씨)
사실 재봉틀을 만져 본적 없는 초보자들이 6개월 안에 옷을 완성한다는 것이 쉽지 않아요. 시기도 도와주지 않고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는데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모습이 감동이었죠. 각자 능력과 개성에 따라 여러 형태의 작품이 완성되어 런웨이에서 마음껏 뽐내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지도강사 윤광희씨)
해봄은 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내 손으로 해결하고 내게 남는 것은 나누고 부족한 것은 도움을 받으며 지역공동체 안에서 자급하며 사는 삶을 지향합니다. 이번에 아모르부티크 참가자들이 직접 지은 옷이 세상 밖으로 데려다 줄 날개옷이 되어 또 다른 행보로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해봄 주 강사 박정아씨)
옷은 아무나 만드나?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이런 걱정이 더 많았어요. 해봄의 이사를 맡고 있어서 반 의무적으로(웃음) 참여했지만 저에게는 이 소박한 원피스를 만드는 과정이 도전이었죠. 자세히 보면 곳곳에 바느질이 허점투성이지만 그래도 어려움을 뚫고 성취했다는 것이 스스로 놀랍고 고마워요. (해봄 보조강사 신미경씨)
처음 친구 따라 내 몸에 맞는 옷 한 번 만들어보자는 작은 목표로 시작한 일인데 치수 재는 것부터 재단, 미싱까지 어느 것 하나 한 번에 되는 것이 없었죠. 하지만 할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어서 단추를 어떻게 달까 등등 나름 유튜브 등을 찾아 공부를 했어요.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무언가를 시도하고 싶은 밑그림이 그려진 것 같아서 고맙고 행복해요. (참여자 김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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