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였을 때와는 달리, 부모가 청소년기 자녀의 입 안을 살펴보는 일은 쉽지 않다. 어려서부터 칫솔질을 바르게 열심히 하고, 치과 검진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자녀가 커갈수록 부모들 대부분이 공감하게 된다. 청소년 자녀의 구강 건강을 위해 반드시 살펴봐야 할 것이 사랑니다. 간단한 치과 수술 중 하나인 사랑니 발치에 대해 일산 리빙웰치과병원 김현철 병원장(치의학 박사)의 상세한 설명을 들어보았다.
청소년기 자녀 사랑니 불편 호소하면 빨리 치과 찾아야
청소년기 자녀가 구강의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사랑니 때문이다. 사랑니가 올라오면서 평소와 다른 불편함이나 통증을 느끼고, 입 냄새도 심해져 부모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이때 가급적 빨리 치과에 오는 것이 좋다. 간단하게 엑스레이 촬영으로 사랑니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가급적 빨리 대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랑니 발치는 간단한 구강외과 수술이지만, 사랑니를 방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수술의 난이도가 높아진다.
사랑니 뿌리는 팔자 모양으로 돼 있다. 어느 정도 뿌리가 자랐다면 잇몸에 절개선을 넣고 치아의 뿌리를 쪼개 가급적 작게 만들어 뺀다. 이보다 시간이 지체되면 뿌리가 많이 자란 상태가 된다. 간혹 고등학생 중에서도 성장이 빠른 경우, 사랑니 뿌리가 많이 자라 신경관에 근접하기도 한다.
사랑니 뿌리 자랄수록 신경 손상 가능성
치과의사가 사랑니 발치 시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이 바로 신경 손상이다. 원래 신경관은 단단한 뼛속에 있다. 엑스레이 촬영을 하면 하얗게 보이는 부분이 뼈인데, 이는 신경관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엑스레이상 신경관이 안 보인다면 신경관 주위에 단단한 뼈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경우 발치 시 신경관에 근접하기만 해도 신경관 손상이 간접적으로 생길 수 있다. 치아를 뽑고 나면 얼굴이 붓는다. 붓는 기운이 단단하지 않은 뼈인 망상골 사이를 압박하는데 단단한 뼈가 있으면 이를 막아주지만 없으면 그것 때문에 신경이 눌리게 된다. 그래서 사랑니 발치 시 신경관에 근접하지 않았어도 신경 손상이 부분적, 일시적으로 생길 수 있다. 신경관이 단단한 뼈에 쌓여 있으면 손상이 안 생기지만 그렇지 않다면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 사랑니 뿌리와 신경관이 접해 있는 경우, 사랑니를 발치하는 순간 뼈와 접한 부분이 없어졌으니 신경관에 구멍이 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발치 후 부기가 그 안으로 들어가 압박을 하므로 신경 손상이 생긴다. 신경관 안으로 사랑니 뿌리가 아예 들어간 경우는 발치 시 뿌리가 신경을 건드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단계부터는 신경에 직접적인 손상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신경이 손상돼도 회복 시간이 지난 후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치과의사가 사전에 신경손상의 가능성은 짐작하지만 확실히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러므로 젊거나 어린시기에 발치하면 신경손상이 생겨도 재생능력이 뛰어나므로 영구손상의 가능성이 감소된다. 빨리 뽑을수록 좋다고 할 수 있다.
사랑니 일찍 뽑아야 할 이유 충분
다른이처럼 사랑니는 간단한 발치부터 신경 손상이 우려되는 발치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나쁜 사례의 대부분은 사랑니를 일찍 뽑았으면 막을 수 있는 경우다. 사랑니로 인해 사랑니 뿌리 아래에 물혹이 생기기도 한다. 이 물혹을 낭포라고 하는데, 낭포일 때는 수술이 수월하고 성공적이다. 그런데 낭포가 오래돼 변성되면 ‘범랑아세포종’으로 바뀐다. 범랑아세포종은 진단은 양성이나 성격은 악성이다. 전신 마취 후 종양을 제거하고, 턱뼈까지 잘라내는 수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사랑니 때문에 생긴 물혹을 빨리 치료하지 않아 변종이 돼 턱뼈 일부를 잘라내는 큰 수술로 바뀐 나쁜 사례다. 간혹 사랑니가 나오면 그때 뽑아도 된다고 말하는 치과의사도 있으나 이는 사랑니가 좋은 각도로 아무 문제없이 나왔을 때의 이야기다. 나쁜 각도로 푹 박혀있는 사랑니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 박혀 있는 상태로 뿌리가 자라 신경에 근접하거나 신경에 닿으면 신경 손상의 위험성을 감수하면서 뽑아야 한다. 사랑니는 일찍 발견하고 빨리 대처하는 게 환자에게 좋고, 사랑니를 일찍 뽑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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