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미세먼지는 온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국가 재난 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호흡기와 눈에 직접 노출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질환에 무방비 상태일 수밖에 없다. 연일 미세먼지의 공습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외출 후 눈이 따갑고 충혈 되는 등 불편한 증상이 이어진다면 눈 건강을 점검해봐야 한다. 미세먼지로 나타날 수 있는 안질환에 대한 궁금증을 살펴봤다.
도움말 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 김정섭 원장(안과 전문의)·연세본안과 민경협 원장(안과 전문의)
미세먼지와 눈 건강의 관계
여러 가지 안질환 유발할 수 있어
봄철에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황사까지 겹쳐 눈 건강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미세먼지에는 각종 중금속과 화학물질이 들어 있어서, 이것이 눈을 자극해 안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 김정섭 원장(안과 전문의)은 “미세먼지 속 화학물질은 각막을 직접 자극해 결막, 각막 등 안구표면의 손상을 부를 수 있다. 게다가 눈물막에 교란을 일으켜 안구건조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외출 후 실 같은 가느다란 눈곱이 나타난다면 자극성 안구건조증일 수 있다. 미세먼지 자극으로 인해 눈이 건조해져 눈곱이 심해지고, 여러 가지 안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세먼지는 안구건조증 외에도 여러 가지 안질환을 유발한다. 연세본안과 민경협 원장(안과 전문의)은 “미세먼지 혹은 초미세먼지로 인해 나타나는 안질환은 알레르기 결막염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각막염, 눈꺼풀(안검)염, 다래끼 등이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안질환은 대부분 일시적이므로 영구적인 시력 변화를 유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성장기 청소년들이 미세먼지를 피해서 실내 활동만을 고집한다면, 근시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실내에서는 멀리보기를 할 필요가 없으며 태양에서 오는 자연광이 부족할 경우 청소년 시력 보호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증상에 따라 안질환도 다양하게 나타나
안과 전문의 검진 통해 정확한 진단 필수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 후 집으로 돌아왔을 때 눈에 감지되는 이상 증상들도 눈여겨봐야 한다.
김정섭 원장은 “외출 후 실처럼 가느다란 눈곱이 나타난다면 ‘자극성 안구건조증’일 수 있다. 안구 건조증은 크게 인공눈물, 안연고, 실리콘 누점 폐쇄술, IPL 레이저 시술로 치료가 이루어진다. 미세먼지에 노출된 후 속눈썹 부분이나 눈꼬리 쪽에 거품처럼 흰 눈곱이 생기고 심하면 가려움증과 충혈이 동반된다면 ‘안검염(눈곱 여드름)’을 의심해볼 수 있다. 아침에 눈곱이 눈에 달라붙어 눈뜨기 힘들고 누런 눈곱이 끼면서 눈 주위가 충혈 되거나 붓는다면 각막염,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상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증상에 따라 어느 정도 안질환 유무를 자가진단 할 수 있지만, 자칫 오진하거나 조기치료 시기를 놓쳐 질환을 더 키울 수도 있다. 따라서 반드시 안과 전문의 검진을 통해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김 원장은 당부했다.
눈 따가울 때 무심코 비비면?
각막염이나 추가 감염 위험 높아져
흔히 눈에 먼지나 이물질이 들어가면 무심코 눈을 비비게 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안질환을 더 악화시키거나 추가 감염 위험을 부추길 수 있다. 특히 봄철에는 황사 또는 꽃가루가 포함된 미세먼지에 따른 알레르기 결막염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민경협 원장은 “황사나 꽃가루가 포함된 미세먼지와 자동차 배기가스 및 난방 연료에서 유래된 미세먼지는 성분에 따라, 결막염의 대상 혹은 증세의 심한 정도가 달라진다. 물론 그에 따른 치료 방법도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다만 미세먼지로 인한 알레르기 결막염일 경우, 가려움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눈을 비빈다면 각막염이나 다래끼 또는 추가적인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알레르기 결막염으로 인해 가려움, 충혈, 눈 주위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민 원장은 “우선 흐르는 물에 세안을 하고, 깨끗이 손 씻기, 냉찜질 등으로 진정시킨 후, 반드시 안과 전문의와 상담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돗물로 눈을 씻어내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김정섭 원장은 “수돗물 속에 가시아메바라는 기생충이 서식한다. 가시아메바 감염은 여름철 수영장에서 물놀이 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지만, 미세먼지로 이미 자극 받은 각막 및 콘택트렌즈 착용으로 각막이 부어있는 경우 물에 사는 가시아메바 균이 침투하기 쉬워진다. 따라서 안과 전문의에게 처방받은 무방부제 인공눈물로 눈을 관리(Tip 인공눈물 궁금증 참조)해주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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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눈물 궁금증
- 일회용 인공눈물은 개봉 후 즉시 사용해야 한다
- 보통 무방부제 인공눈물의 경우 대부분 24시간(하루) 안에 사용해야 한다.
- 인공눈물이 남더라도 24시간 이후에 쓰면 이미 부패되거나 각종 세균에 감염되었을 수 있으므로 즉시 폐기해야 한다.
미세먼지로 인한 눈 충혈
올바른 안약 사용법 숙지해야
미세먼지는 안질환을 유발할 수 있지만, 단순히 눈이 충혈 되는 증상만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럴 때 시중에서 판매하는 안약을 쉽게 구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안약 사용 시에도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김정섭 원장은 “안약은 혈관수축제와 스테로이드 성분으로 크게 나뉜다. 혈관수축제를 넣으면 금방 눈 충혈이 완화되지만, 약효는 금방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안약을 자주 넣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약물로 인해 억지로 눈속 혈관이 수축과 확장을 반복하면 점점 더 충혈이 악화될 수 있다. 또 다른 성분인 스테로이드는 눈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으나, 장기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3대 실명질환 중 하나인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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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전문의가 말하는 미세먼지 눈 건강’ 수칙
“첫째, 미세먼지가 심할 때 렌즈보다는 안경을 착용한다. 부득이 렌즈를 착용한다면 8시간 이상 장시간 착용은 피하고, 외출 후 소독과 세정에 신경 써야 한다. 둘째, 스마트폰이나 PC 등 디지털 기기에서 방출되는 청색광(블루 라이트)에 과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액정은 시선보다 약간 아래쪽에 두고, 청색광 차단 안경을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셋째, 속눈썹 연장 등 미(美)를 위한 시술은 접착제가 눈꺼풀에 닿아 안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눈 화장품의 화학 성분이 각막에 녹아 들어가 안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사용하고 전용 리무버로 꼼꼼히 지워야 한다.” _ 김정섭 원장(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 미세먼지로 인해 최근에 사용량이 늘고 있는 일회용 인공눈물은 필요한 경우 수시로 사용할 수는 있다. 다만, 안구건조증을 완화하고자 점안할 때와는 다르게 2~3방울을 점안해 눈 밖으로 다소 흐르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둘째,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부득이 외출해야 한다면 호흡기질환 예방을 위한 마스크와 안질환 예방을 위한 보호 안경 등을 착용하고, 외출 직후에 흐르는 물로 꼼꼼히 세안하는 습관을 유지할 것을 권한다.”
_ 민경협 원장(연세본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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