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약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를 이끈 안시성 전투. 천하를 손에 넣으려는 당 태종은 수십만 대군을 동원해 고구려의 변방 안시성을 침공한다. 40배의 전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안시성 성주 양만춘과 전사들은 당나라에 맞서 승리를 거둔다. 안시성 성주는 고구려의 실권자 연개소문의 공격 또한 막아냈다. 당태종과 연개소문, 당대의 두 영웅을 상대로 안시성 성주가 승리를 거둬낸 것이다. 그런데도 성주의 이름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다. 역사가 승자의 기록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안시성 성주가 여자인가?
홍남권 역사소설 [안시성 그녀 양만춘]은 구국의 영웅 안시성 성주가 여자라는 가설을 세우고, 그 추정 인물로 바보 온달의 아내 평강을 들고 있다. 삼국사기 열전에 기록된 유일한 공주 평강은 아버지가 평원왕, 오라버니는 영양왕, 영류왕은 이복동생, 보장왕은 그녀의 조카로 고구려 권력의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었다.
혹자는 여자가 성주일 리 없다며 소설의 설정 자체를 거부한다. 혹자는 반문한다. 안시성 성주가 여자라는 게 뭐가 중요하냐고? 여자였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뭐가 있냐고? 아니다. 성주가 여자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받아들이려는 자세는 중요하다. 당신이 여성이든 남성이든 앞으로의 우리는 달라져야 한다. 이것은 무연한 역사의 흐름이다. 그리하여 역사는 흐르는 것이고 오늘도 살아있는 것이다. 역사소설은 과거를 말하지 않는다. 역사소설이 이야기하고픈 것은 현재다. 인간이다. 공상과학소설이 미래의 신기술만을 말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안시성 그녀 양만춘]의 작가가 이야기하고픈 것은 단절된 겨레의 현실이다. 동북아시아 삼국의 평화다.
[안시성 그녀 양만춘]는 역사소설이면서도 글은 쉽게 잘 읽힌다. 독자들은 어느새 안시성 성주를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평강처럼, 고구려의 어머니라 불릴 만한 여성 정치인이 등장하길 바래 볼 지도 모르겠다.
펴낸곳 : 온하루출판사
지은이 : 홍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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