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수학 고수(高手)가 전하는 ‘수학 실력 올리기’

학습법에 대한 오해 & 공부법에 대한 이해

박향신 리포터 2017-06-29

듣기란 말하는 이의 음성을 청각기관을 통해 뇌로 이해하는 기능이다. 특히 귀 기울여 듣는 것은 화자가 전하려는 의미를 파악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만 완성된다.
기성쌤 수학학원(안산고잔점) 이기성 원장은 “교사의 설명에 귀뿐 아니라 마음까지 여는 학생이 ‘진정한 일류’이며, 교사의 설명 속 섬세한 차이를 구분하려는 자세가 곧 남다른 점수를 얻는 비결”이라고 지적한다. 반대로 ‘저급한 이류’는 내가 아는 문제라는 속단으로 귀와 마음을 동시에 닫아 접근방법의 미묘한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신이 왜 일류가 되지 못하는지 그 이유조차 알지 못한 채 이류에 머물게 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재수생을 지도한 탓일까? 가끔 거침없는 표현도 있지만, ‘귀에 쏙쏙 들어오는 고등수학이야기’를 전해 본다.



내신 & 수능
쉬운 기본문제를 교사가 정성껏 설명하는 이유는 뭘까?
이 원장은 그 시간을 가치 있게 배움으로 연결하는 학생들이 나중에 크게 깨닫게 된다고 조언했다. “요리사가 미리 양념을 만들어 두었다가 적당한 때를 찾아 맛을 내는 것처럼, 기본개념과 기본 문제풀이에는 언젠가 중요한 시기에 수학의 다른 지식들과 연결시킬 고리가 있고, 이야기꺼리가 있기에 교사는 기본 개념과 기본 문제풀이에 시간과 정성을 들인다.”
이과 수학 전 과정을 꿰뚫는 통찰력이 있는 강사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강의를 할 때에도 지금 수업하는 이 지식이 일·이년 후 어떤 단원과 연결되는지 알려준다고 한다. 길고 큰 그림을 그려주는 것이다. “학교수학(내신)을 조금만 확장시켜주면 수능준비가 되고, 수능준비를 약간만 더 발전시키면 논술준비가 된다. 내신과 수능, 수리논술까지 한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

양치기& 생각치기
문제를 많이 풀면 공부를 많이 한 것일까?
이 원장은 공부는 ‘양보다 질’이라고 지적했다. 풀이의 기본기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잠시 양을 늘릴 필요는 있지만, 많은 양의 문제풀이만으로 올릴 수 있는 실력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개구리헤엄만 배운 수영선수가 열심히 연습을 한다고 속도가 늘지는 않는다. 생각하는 습관과 설명에 대한 이해, 그리고 자기 풀이에 대한 검증의 조합이 진정한 공부라 할 수 있다.” 문제에 대한 접근 방법을 비교 분석하고, 문제가 바뀔 경우 어떤 풀이를 선택하며, 그 풀이의 어느 부분을 변형시켜 적용시킬 지 예측까지 하는 것이 공부라는 설명이다. 이것이 바로 자기풀이의 오류를 잡아내고, 생각을 보완하는 생각치기이다.

문제집 & 해설집
문제집을 사면 해답지는 어떻게 할까?
이 원장은 해설집을 옆에 놓고 공부하라고 한다. 학생들이 매번 교사와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해설은 검증이 된 것이고 자신의 풀이를 해설지의 해설과 교사의 접근 방법, 여기에 친구들의 생각하고도 비교분석하는 것이 진정한 연구학습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문제만 주고 풀이를 빼앗는 교사들은 자신의 수업이 해설집을 능가하지 못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해설집을 옆에다 펼쳐놓고 여러 풀이방법과 비교하고 분석하라.”
해답지의 풀이를 분석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잘못된 수학 지식’에 빠지지 않기 위함이다. 학생들이 공부할 때 답만 맞히고 과정을 틀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 때 풀이를 분석하지 않는 습관 때문에 ‘잘못된 지식’이 생겨나게 되고 이로 인해 수학에 대한 오해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자신이 풀어서 모르는 문제만 풀이를 보는 게 아니라 맞힌 문제의 풀이도 분석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물론 고민 없이 해설지에 의존하는 학습은 경계해야하지만 말이다.

발상의 전환 & 풀이기술
원리 이해 없이 문제 풀이 기술이 늘어날 수 있을까?
이 원장은 원리 파악의 기본기와 문제풀이기술 둘 다 있어야만 고득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학은 이해과목이고 원리를 알아야 하지만, 시험을 봐야 하는 수험생이 기술적인 측면에 등한시 하면 점수 확보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기본개념이 없이 풀이 기술만 있다면 그 기술은 물거품이고, 기본개념이 잡혀있어도 기술이 없으면 시간이 부족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다 아는 문제였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틀렸다고 말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평소에 문제를 다루는 기술이나 발상에 대한 다양한 훈련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3분 걸리는 문제를 발상의 전환으로 1분 만에 풀어내야만 검산도 하고 고난도 문제의 해결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문제를 해결하는가?’를 보는 현재 시험체제를 거스를 수는 없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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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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