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희일 난청전문박사가 전하는 ‘난청에 대한 이해와 오해’

“정밀한 청력검사로 질환 이해하고 재활방법 모색”

박향신 리포터 2019-04-17

아들이 하는 말은 척 알아듣지만, 며느리가 하는 말은 두세 번 큰 소리로 반복해야 알아듣는 어르신이 있다. 며느리 입장에서 보면 자칫 섭섭할 수 있겠으나 이는 청력에 대한 무지(無知)에서 나온 오해이다. 청각학과 의학을 모두 전공한 방희일 의학박사는 “시력과 달리 청력은 소리의 높낮이와 특정한 소리에 따라 듣는 능력이 각각 다르다”며 “저음에 대한 청력은 정상이나 고음을 듣는 기능이 약해진 환자의 경우처럼, 부분적인 청력손실은 주변사람과 본인 모두 매우 혼돈스러운 상태를 겪는다”고 전했다. 의학과 정밀공학이 발달한 시대에 잘 들으며 사는 방법을 들어봤다.



당신의 귀는 건강하십니까?
자신의 시력은 누구나 잘 알지만, 청력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연세난청센터 방희일 원장은 “시력은 0.5처럼 단순하게 표현되지만, 청력은 각각의 주파수 영역에 따라 40dB, 60dB, 50dB, 65dB 등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며 “청각에 이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진단을 미루면 고착화된 것에 대한 후속조치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건강검진에서 ‘청력이 정상’이라 함은 주파수 1000hz에서만 측정하므로 자신의 청력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이다. 방 원장은 난청이 심하지만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 환자와 가족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어떤 장애가 있는지 전문적인 청력검사를 받길 권했다. 정확한 청력검사는 주변인의 이해를 돕고 올바른 치료법을 찾게 한다. 때로는 귀지만을 제거해도 소리를 듣는 경우가 있고, 약물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난청을 보청기로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도 제대로 된 전문가의 청력검사 후 결정할 일이다.

검사는 제대로 받으셨나요?
의학과 청각학을 모두 전공한 방 원장은 환자나 그 가족에게 ‘난청’이라는 질환을 잘 이해시키는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진단 결과에 따른 해결 방법 역시 효율적으로 제시한다. 그는 “검사를 제대로 받고 조기에 재활을 시작하면 정상인처럼 살아갈 수 있지만 늦으면 늦을수록 어렵고 전혀 도움이 못되기도 한다”며, “오히려 더 어려운 것은 난청과 보청기에 대하여 과거의 잘못된 정보와 지식으로 인해 난청재활에 대한 불신이 커서 거부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방 원장은 멀리 경남 남해에서 안산인 이곳까지 찾아온 한 환자를 소개했다. 제대로 된 검사나 설명도 없이 맞지 않는 보청기를 사용하며 불신감이 매우 커진 그는 방 원장을 통해 자신의 청력상태를 이해한 후, 그에 맞는 보청기를 권유받고 난청을 해결하는 체험을 했다. 그는 “유명한 의학박사님이라 비용이 많이 들까봐 오면서 걱정했는데, 적은 비용에 만족한 효과를 얻고 또 내 귀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들어 속이 시원하다”며 “주변에 의심되어 접근조차 하지 않고 있는 지인들에게 꼭 권유 해야겠다”고 말했다.

보청기, 현명한 선택 방법이 있을까?
방 원장은 “보청기를 사용할 사람의 직업과 환경 그리고 나이와 사회적 지위 등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비싸고 정밀한 보청기가 필요한 경우는 음향방송전문가 또는 소음이 많은 곳에서 일하는 경우 그리고 전화 통화를 많이 하는 특수 직업인들에게 필요하다.

TV를 많이 보는 어르신들의 경우는 TV와의 시청거리가 멀어 소리가 흩어지고 명확하지 않은 ‘반향 현상’이 생기므로 이를 잡아 줄 보청기를 권할 만하다. TV 겸용 보청기는 목걸이형 리모컨을 조절해 켜고 끄고 또 볼륨도 스스로 조절해 더 편리해졌다. 말소리가 안 들려서 화면만 보고 소리를 아예 줄여놓고 보는 분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 또 자녀와 전화 통화를 자주 할 경우 전화 소리만 잘 들리게 하는 보청기도 있어 부모님께 유용할 것이다.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무선으로 전화를 받으면 잡음 없이 깨끗하게 통화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보청기에 컴퓨터가 내장되어 소음이나 조용한 어떤 환경에서도 자동으로 조절이 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방 원장은 “최고의 보청기란 ‘본인이 사용하기 편리한 것’이며, 모든 난청이 보청기로 교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정밀한 검사로 난청을 이해하고 적정한 재활을 받도록 의사와 보청기 제조사가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 난청으로 답답한 환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참 반가운 소식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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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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