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시니어들의 자립 위한 ‘靑春밥상-꽃할배의 삼시세끼’

요리는 여자 몫? 배워보니 자신감 생겨요~

이난숙 리포터 2017-03-23


고양시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는 고양시 문촌7종합사회복지관(윤영 관장)에서는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저소득 남성 노인 자립지원 프로그램인 ‘靑春밥상-꽃할배의 삼시세끼’를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靑春밥상-꽃할배의 삼시세끼’는 일산서구 저소득 남성 노인의 자립 지원을 위해 고양시 내 3개 기관(고양시 문촌7종합사회복지관, 고양시 문촌9종합사회복지관, 고양시 일산종합사회복지관)이 연합해서 진행하는 컨소시엄 사업이다. ‘靑春밥상’ 사업은 지난 2017년 1월 17일 발대식을 시작으로 2월 7일 첫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총 10명의 참여자들이 모여 식생활 자립을 위한 요리 활동뿐만 아니라 이웃과의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는 나눔 활동까지 함께 함으로써 빛나는 ‘靑春’으로서의 의미를 더했다. 이들 3개 팀은 사업이 마무리되면 ‘요리 콘테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모여서 요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니 ‘인생이 즐거워’
지난 화요일 오후 주엽동 ‘이봉춘 요리학원’의 실습실에 8명의 ‘靑春밥상-꽃할배’들이 모였다. 이날의 레시피는 소고기 무국과 오징어볶음. 이봉춘 선생의 실습이 이어지는 동안 열심히 노트에 적는 모습이 학창시절 가사 실습을 연상케 했다.
“한 가지라도 제대로 해 먹어야 건강을 지킬 수 있어요. 혼자 있다고 대충 드시다가는 인생을 즐겁게 살 수 없어요. 뭐니 뭐니 해도 밥이 보약인데 귀찮다고 김치만 드시지 말고 이제부터 제대로 해서 드세요.” 목소리도 우렁찬 이봉춘 선생이 ‘한 끼라도 제대로’라는 조언에 이어 곧 보글보글 무국이 끓고 오징어볶음이 구수하게 익어갔다. 이봉춘 선생의 강의가 끝나자 3명씩 조를 나누어 실습에 나선 꽃할배들. 아직은 칼질을 비롯한 모든 것이 서툴러 조리시간은 길어졌지만 조리과정을 즐기며 하나라도 익히려는 열정은 뜨거웠다. 완성된 각자의 요리를 품평 받는 동안 어린아이처럼 긴장하는 모습도 숨기지 않았던 꽃할배들은 “오징어를 너무 볶으니 볶음이 아니라 오징어 국이 되지 않았느냐”는 이 선생의 질책(?)에도 “그래도 맛은 좋다”고 응수하며 즐거워했다. 김덕만씨는 “나이가 드니까 점점 기력이 딸리고 하기 싫은데 이곳에 나와서 배우니 자신감도 생기고 즐거워요. 요리도 배우고 또래 친구들이라 이야기도 통하니 좋지. 노후에 이렇게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으니 고마운 일이지”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성도씨는 “우리 남성들을 위한 강좌는 사실 별로 없어요. 그런데 이곳에서 이렇게 요리를 배울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 없죠. 또 그날 일이 있어서 못 나온 친구에게 요리 한 것을 포장해 전해주기도 해요. 같은 처지끼리 나누고 사는 거지. 요리실력? 많이 늘었다고 생각해요(웃음)”라고 한다. 아직 서툴지만 건강한 노후를 위해 직접 요리하기에 나선 꽃할배들. 요즘말로 아름다운 노후를 준비하는 멋진 시니어 ‘요섹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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