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냉철한 이성의 학문 과학이지만 과학 발전사를 살펴보면 결국 인간의 삶의 개선을 위한 발걸음이었다.
새삼 과학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지를 생각하게 만든 아름다운 청소년들이 있어 소개한다.
분당 지역에 있는 모든 공공도서관을 찾아다니며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의 실태를 조사하고
이에 대한 획기적인 솔루션을 제시한 송림중학교 과학동아리 ‘바이오스페이스’다.
교과실험에서 과학 프로젝트로,
창설 11년 된 과학동아리
입시에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면서 확연하게 바뀐 한가지를 꼽자면 바로 중·고등학교 동아리의 활성화다. 바이오스페이스는 놀랍게도 2005년 창설된 11년이 넘은 동아리다. 11년간의 동아리 역사를 듣고 있자니, 진정한 과학 열정을 가진 학생들이 열정과 노고가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과학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면서 해야 하는 공부지만, 교과서 위주의 지식을 전달하고 암기하고 재생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늘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11년전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을 모아서 만든 동아리가 바이오스페이스입니다. 지금처럼 입시와 전혀 상관없었던 시절이었고, 정말 과학을 즐기고 좋아하는 학생들의 모임이랍니다.”
바이오스페이스를 창설하고 11년째 담당해 온 김우석 교사의 설명이다. 과학은 실험하지 않고 이해할 수 없는 공부. 교육과정의 90%이상은 단순 지식을 전달로 끝나는 것이 안타까워 동아리를 만들게 되었다는 김 교사다.
분당지역 공공도서관
장애인 편의시설 개선 솔루션 개발
동아리를 만들어 수업 시간에 배웠던 핵심개념을 융합하고 재구성에 실험을 해보는 활동으로 시작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가설을 설정하고 실험과정을 설계하면서 과학적 창의력이 길러지는 것을 느꼈고, 무엇보다 학생들이 과학을 좋아하게 되었다.
“오랜 활동을 하면서 프로젝트 위주로 바뀌었어요. 보다 의미있는 결과물을 이끌어내자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덕분이죠. 보통 6개월에 하나의 프로젝트를 실행했습니다. 주제는 주로 생활 속에서 찾았고,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과제로 설정했습니다.”
2016학년 1학기에는 ‘도서관내 장애인 편의시설의 문제점 및 개선점 제안’이라는 주제로 6개월간 진행됐다. 부원들은 성남지역 모든 공공도서관을 찾아다니며 장애인 편의시설의 문제점들을 점검하는 것으로 시작했다고 회장 정세훈 군은 설명한다.
“중앙도서관 숲에서 탐구활동을 하던 중 우연히 도서관 입구의 이동용 경사로에서 힘들어 하고 있는 장애인을 목격했습니다. 그 분을 도와 도서관 입구까지 모시고 갔는데, 장애인은 도서관 이용이 거의 힘들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는 다른 도서관들도 다니며 점검해봤는데 실상을 더욱 문제가 많았습니다.”
직접 휠체어 타고 도서관 전 구간 다니며
문제점 발견
모든 도서관을 다녀 본 결과 출입구 경사로 뿐만아니라 화장실, 엘리베이터, 문헌실 서가 이용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부회장을 맡고 있는 주형준 군은 말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도서관의 모든 동선은 물론이고 휠체어 자체와 바닥의 블록도 문제였습니다. 우리는 조사한 내용을 정리해서 하나씩 해결해보기로 했습니다. 직접 휠체어를 구입해서 타고 다니면서 세세한 문제점들을 찾아냈어요.”
도서관의 이동용 경사로를 5도 이내로 설정하고, 4cm로 높은 보도 연석도 없애는 방법과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올라가는 대신 솔라모듈을 이용해 리프팅할 수 있는 모형도 제작했다. 또한 창고로 사용되면서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장애인 화장실의 문제도 개선했다. 축바퀴의 원리를 이용, 휠체어용 회전판을 설치해 들어가는 방향과 180도 방향으로 회전하도록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모든 솔루션을 직접 설계하고 모형을 만들어
실현이 가능 증명
“휠체어 전용 엘리베이터 활용법도 제안했어요. 전자기유도의 원리를 활용해 장애인 카드를 인식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죠. 휠체어 자체도 문제가 많았는데, 우선 타이어와 브레이크 장치에 문제가 많아 사망 사고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알고, 통타이어로 대체하고 휠체어 손잡이와 타이어를 연결해 브레이크 장치를 설치했습니다.”
김 교사는 문헌실 서가 역시 장애인들이 거의 사용할 없게 설계되어 있다고 강조한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문헌실 책장에서 4층, 5층과 맨 아래 선반의 책은 손이 닿지 않아 거의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을 파악했다. 부원들이 실제로 휠체어를 타고 서가를 다니면서 체험한 결과 책장 사이의 공간도 매우 좁아 자유로운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바이오스페이스는 고정도르래와 움직도르래의 원리를 이용해 문헌실 서가를 회전식(상하방향)으로 제작해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이어 서가에 점자 안내판을 설치하자는 제안도 내놓았어요. 그 외에 바닥에는 논슬림 패드를 부착해 마찰력 높임으로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바이오스페이스는 모든 솔루션을 직접 설계하고 모형을 만들어 실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고, 과정은 20쪽짜리 탐구 논문으로 작성했다. 그 결과 제 24회 경기도 학생과학탐구올림픽 금상, 한국과학교육단체 총연합회 과학동아리 발표전국대회 금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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