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토요일 분당 구미동에 있는 가나안 교회에서 중학생들이 모여 연주가 한창이다.
바이올린, 첼로, 플롯, 피아노의 선율이 어울어져 내는 클래식 화음은 깊어가는 가을과 많이 닮아 있었다.
음악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은 음악 봉사동아리 ‘아띠락’의 연습 현장.
불곡초등학교 방과후 오케스트라로 시작해 중학생이 된 현째까지
2년째 거동이 불편한 이웃들을 찾아 음악을 선물하고 있는 작은 천사들을 만났다.
초등학교때부터 해오던
오케스트라 활동을 음악 봉사동아리로
‘아띠락’은 친구를 뜻하는 순우리말 ‘아띠’와 즐거움(음악)을 나타내는 ‘락’을 붙여 만들어진 이름이다. 이름 그대로 친구들과 함께 음악으로 하나되며 건강한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아띠락 친구들.
“불곡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활동해 왔는데, 졸업하면서 다른 중학교에 배정받았어요. 함께음악을 지속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우리는 계속 활동을 이어나가기로 했고, 더 나아가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고 의기투합을 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음악봉사 동아리라고 아띠락 악장을 맡고 있는 불곡중학교 2학년 곽채은 양은 말한다. 클래식 음악을 쉽게 접할 기회가 없는 사람들에게 ‘찾아가는 연주회’를 열어 클래식음악을 선물하기로 한 것. 구미중학교 2학년 나세연 양은 연주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친구들과 소통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소외된 이웃과 함께 음악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한다.
“매주 나와서 연습하는 것이 힘들기도 하지만, 함께 음악을 연주하면서 내 소리만이 아닌 타인의 소리를 듣는 법과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이것이 합중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또 음악이 필요한 분들에게 잠시나마 행복을 드릴 수 있어서 더욱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분당지역 요양병원 복지관 찾아다니며
소외계층에 음악 선물
아띠락은 2년째 분당 보바스 국제병동과 SRC 재활병원, 분당 하얀마을 복지회관 등을 방문해 정기적으로 재능 기부 연주회를 펼치고 있다. 기관들이 모든 음악회를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실력 검증은 물론 그동안 활동해 왔던 내용들까지 확인 한 후에야 기회를 준 것이다.
“우리는 어리고 음악 전공자들도 아니기 때문에 병원이나 복지관에서 처음부터 환영한 것은 아니었어요. 제안서와 함께 그동안 우리들의 활동들을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제출한 후에 음악회가 허락되었답니다. 지금은 우리들을 기다리는 분들도 많이 생겨났고, 판교 복지관 등 다른 기관에서도 러블콜을 받는 정도도 성장했습니다.”
불곡중학교 2학년 신현진 양의 설명이다. 연주회 곡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세부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는 불곡초 오케스트라 담당 오세민 선생님께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또 연주곡에 따라 객원 멤버들이 합류 할 때도 있다.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지금의 아띠락이 존재한다고 아띠락 단원들을 입을 모은다.
“동아리 멤버 어머니의 모임인 ‘아띠맘’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고 계십니다. 지역사회에 좋은 일을 한다며 연습 장소를 기꺼이 내어주신 가나안 교회, 포스터 제작을 무료로 도와주시는 분 등 아띠락이 좋은 일을 계속 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도와주십니다.”
공부로 지친 마음을
음악으로 풀 수 있어서 행복
혼자하는 연주가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연습하고 하모니를 이루는 과정에서 더 많이 배우게 된다고 강조하는 아띠락 단원들. 앞으로도 더 좋은 연주로 이웃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 불곡중학교 2학년 최예빈 양은 말한다.
“보바스 연주회 중 기억에 남는 청중이 있었는데 한 노인분께서 눈을 감고 눈물을 흘리시며 감상을 하시는 모습을 보니 누군가의 마음에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지 알게 됐어요.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하고 준비해야겠다는 생각 했습니다.”
불곡중학교 2학년 송민경 양은 아띠락은 바쁜 중학교 생활 속에서도 음악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공부로 지친 마음을 음악으로 풀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구미중학교 3학년 조하준 군 역시 합주 활동을 통해 호흡을 맞추는 법을 배우며 인성적으로도 많이 성장하게 된 것 같다고 말한다.
“아띠락 활동을 통해 연주하는 즐거움과 함께 봉사점수까지 받게 되니 정말 고맙죠. 요양병원이나 복지관에 계신분들과 음악을 공유하며 누구보다 우리 스스로가 힐링되고 치유되는 것 같아요. 나중에 유명한 연주가가 되더라도 음악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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