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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시대 우리지역 고1, 고2 현황 코로나 상황은 아직도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교육청과 일선 학교 현장은 내년도 원격 수업에 대한 고민을 이미 이어가고 있다. 지속되는 등교 중지와 오랜 시간 온라인 수업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우리 지역 고1, 고2 학생들의 현황과 학교의 고민을 일선 교사와 함께 이야기 나누어보았다.도움말 곽광용 보인고 1학년부장교사Q. 등교 중지로 인해 학생들 상호간의 친밀감, 학교에 대한 이해와 성취감이 약해졌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학생들 분위기는 어떤가요?예년에 비해 학생들이 서로 친해지지 못했습니다. 물론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학생들은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소극적인 학생들이 새로 만나는 친구들과 교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니 중학교 때 알던 친구들끼리만 소통하고 있습니다.이러한 교류 부재는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도 나타납니다.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어색하고 선생님들은 마스크를 쓴 학생의 얼굴도 그나마 잘 못 보니 예년처럼 서로 알아가면서 친해지고 학업 및 인성교육의 시너지가 발생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타인과 부대끼며 나눔과 배려를 배우고 성숙한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곳이 학교라는 점에서 얼굴 자체를 많이 보지 못하는 올해의 상황이 많이 아쉽습니다.Q. 학생들의 학업적인 부분 역시 많이 아쉬운데요. 고등학교 수준에서 요구하는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갖기 위한 노력과 시간이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학습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올바른 자기주도 학습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고 자신만의 공부 습관을 잡아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자기주도 학습도 온라인으로 실시하다보니 교사 입장에서는 학생의 공부습관을 직접 보지 못하고 상담을 통해서만 조언해야 하는 답답함이 있습니다. 자기주도 학습 뿐 아니라 수업 자체에 대한 집중도와 학업성취도에도 문제가 많습니다.Q. 특히 올해는 학업성취도에서 중간층이 줄어들고 학생 간 격차가 심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많은 학생들이 공부를 잘 하고 싶다는 욕망은 있지만 의지가 강하지 못한 평범한 학생들입니다. 이 학생들은 대면 수업에서는 집중도가 높아져 수업 효율이 커지지만, 온라인 수업에서는 집중도가 떨어져 학습 효율이 급감합니다. 고교에 진학하면서 내신 경쟁도 매우 치열해지면서 1학년 1학기 시험을 치른 많은 학생들이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점수와 등급을 받고 충격에 빠졌었지요. 온라인수업 위주로 시험대비가 된 터라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포기하거나 무기력한 모습보다는 1학기 성취도를 냉정하게 점검하여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성실히 보완하는 학업계획과 의지가 필요합니다.Q. 본격적으로 2학기가 되었습니다. 공부에 대한 방향을 대입의 수시와 수능이라는 목표로 잡았다면, 고1 학생들의 과목별 학습에 대한 고민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요.이제는 학교 내에서만 경쟁하는 내신과는 달리 전국 단위로 본인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학력평가를 통해 배울 거리를 찾아야 합니다. 수능 공부가 내신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수능 기초 과목에 대한 탄탄한 학습을 매일 진행해야 합니다. 2023학년도에 입시를 치를 1학년 학생들은 수능 선택과목에 대한 고민도 많을 것입니다. 국어를 예로 들자면 화법과 작문과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수능에서 선택해야 하는데요. 지금은 선택과목을 결정하는 시기가 아니라 선택과목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아보고 실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택과목이 아닌 공통과목입니다. 국어에서 선택과목의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전통적으로 수능에서 중요시되어왔고 큰 배점을 차지하는 문학과 독서를 집중적으로 학습해야 합니다.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입니다. 섣부른 선행보다는 기초가 되는 영역의 탄탄한 실력 쌓기가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Q. 코로나 상황이 지속되면서, 학생들이 생활기록부 작성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조급함을 느끼는 일부 학생들은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대면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도 하는데그러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른 학생들의 생활기록부보다 더 잘 만들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대학에서는 ‘주어진 환경’에서 얼마나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는지를 평가합니다. 비록 실외 활동은 불가능하지만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진로, 자율 활동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 상황이 올 하반기와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정상화 이후의 활동을 기다리기보다는 현재 학교에서 마련한 온라인 위주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합니다.Q. 준비했던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지 못하며 교사들 역시 답답하시죠. 이런 상황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요. 여러 학교에서는 최대한 학업 및 학생들의 활동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차츰 학교별로 대면 및 온라인 상담을 강화하고 있지요. 학생들이 외부 상황으로 인해 용기를 잃고 무기력해지는 것을 막고, 긍정적으로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주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학교별로 다양한 온라인 창체 활동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보인고의 경우에는 정규일과시간에는 활동할 시간이 없고, 교육청에서 방과후활동을 제한했기 때문에 일과 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학생들이 다양한 온라인 창체 활동을 선택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또한 진로진학에 대한 정보 접근이 부족해진 이 시점에 온라인 입시전형 설명회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대학에 진학한 졸업생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로의 방향과 그에 따른 학습전략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유용합니다.Q. 올해 치러진 고2, 고3의 전국연합 학력평가와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중간층의 붕괴입니다. 자기주도 학습 역량 차이가 많이 나고 있습니다.코로나로 인한 원격 수업이 모든 학생들에게 같은 조건의 학습 환경을 제공했지만 일부만 성적을 유지, 상승시켰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하락했습니다. 결국 자기주도 학습 역량의 차이입니다. 학교 및 학원일과에 자신의 학업 일정을 내맡기던 상황에서 일 년 내내 불안정적인 등교 및 등원 일정 때문에 스스로 학습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하는 상황으로 변하였습니다. 이는 지금 고등학생들이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학습 환경입니다. 자기주도 학습 역량 차이에 따른 학력 격차는 앞으로도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스스로 ‘계획-실천-평가-환류’의 과정을 능동적으로 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Q. 계속되는 원격수업으로 인해 사교육에 의존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이 주류를 이루는 상황에서 선행학습에 대한 조절은 어느 정도 되어야 할까요.사교육은 본인이 모자람을 느꼈을 때 활용하면 좋지만, 학습 계획이 없이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수업만 듣는다면 좋지 않습니다. 선행이 주는 나쁜 매력은 남들보다 앞서 나간다는 착각입니다. 학원 진도에 맞춰 강의를 들으면 강의 진도에 맞춰 내 실력도 성장하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실력은 선생님이 좋은 것이지 내가 좋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주어진 시간 안에 누가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확인하는 포맷이기 때문에 빨리 선행을 하고 많은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학습 전략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1등급의 경계를 가르는 능력은 깊은 사고력입니다. 깊은 사고력을 키우는 길은 빠른 선행이 아니고 지금 학습한 내용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그 개념의 적용 또는 응용 방법에 대해 스스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과제집착력을 습관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선행에 집착하지 말고 지금 정상적인 학습 코스의 심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합니다.Q. 진로 희망 학과가 없이 고교 생활을 하는 2020-10-07
- 2020학년도 대입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서울대 지리교육과 윤성훈(양천고졸) 학생 입시제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입에서 수시전형의 영향력은 크다. 2021학년도 수시전형의 비율은 77%로 2020학년도 77.3%와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습역량과 더불어 다양한 비교과 활동 등을 통해 전공 적합성과 인성, 발전 가능성을 평가하는 전형으로 상위권 주요 대학의 수시모집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목동지역 고등학교의 2020학년도 수시합격생을 만나 지원 대학의 합격 비결이 무엇인지 들어보았다.3년 동안 교사의 꿈 키워양천고등학교(교장 박철규)를 졸업한 윤성훈 학생은 2020학년도 대입 수시전형에서 서울대학교 지리교육과를 지역균형전형으로,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을 일반전형으로, 서울교육대학교 초등교육과를 교직인성 전형으로 합격했다. 주요 수상 내용으로는 각 과목 경시대회, 각 교과 우수상, 환경사랑 사진공모전, 독도사랑 UCC, 굿뉴스리포트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성훈 학생은 자신이 합격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진로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 온 것을 꼽았다. 고등학교 3년 내내 교사라는 진로를 꿈꿔오면서 교육에 대한 관심이 다양한 활동으로 남게 되었고 1학년 때부터 관심분야인 지리와 교육 분야가 고3으로 가면서 더 구체적으로 연결되는 모습이 보이게 했다. 성훈 학생은 고등학교 생활 중 가장 의미를 둔 활동은 ‘모의창업활동’이라고 말한다. 미디어를 활용한 교육플랫폼 기업을 구상했다. “기업에 필요한 다양한 요소들을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이 플랫폼을 활용한 수업방식을 구상하는 것이 더 흥미로웠어요. 저는 현장감 있는 생생한 자료가 필요한 지리 과목에 미디어를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했어요. 현재 지도 기술을 지리 수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보았고, 서울대 면접에서도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어요. 학교 안 활동 중 의미 있는 경험이 되었어요”라고 말한다. 본인이 좋아하는 지리교과와 교사라는 직업과의 연관성을 찾고 연결 지어 결과물을 만들어 내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돋보인 활동으로 볼 수 있겠다.봉사, 동아리 교육으로 통일해 전공적합성나타나성훈 학생은 봉사 활동을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육 봉사 활동으로 택했다. 아이들과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아이들의 수준과 상황에 맞춰 설명하는 것이 처음에는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실제 사물을 활용하는 등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하는 방법을 많이 고민했다. 아이들이 집중 하지 못할 때는 관심을 끌기 위한 노력까지 했다. 자율동아리 활동도 ‘두런두런’이라는 교육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다. 교육 문제나 이슈에 대해 자주 토론하면서 교사의 역할이나 모습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교사라는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과 의견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하고 기존의 관점을 바꾸기도 했다. 성훈 학생은 “막연하게 갖고 있던 교사라는 진로였지만 동아리 관련해서 여러 활동을 하며 학교와 교사의 구체적인 모습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으로 발전할 수 있었어요. 또, 준비한 토론 자료를 활용해 제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에 힘 썼어요”라고 동아리 활동의 중요성과 장점을 말한다.봉사와 진로를 연결시켜 대회수상까지성훈 학생은 또 다른 봉사활동으로 도시락 배달을 했다. 고등학교 기간 내내 꾸준히 봉사 활동을 했다. 성훈 학생이 살고 있는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몰랐던 곳도 알게 되었고 지역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지역 사회에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도 볼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다. 성훈 학생은 이 봉사 내용을 교내 대회인 굿뉴스리포트대회에 연결시켰다. 도시락 배달 봉사를 하면서 지역사회를 더 잘 알아가고 봉사하는 내용을 주제로 촬영하고 편집해 UCC를 만들어 참가했고 수상했다. 이 활동은 자소서 내용으로도 연결했다. 지역개발, 도시계획, 재개발과 같은 인문지리 내용과도 깊은 관련이 있었기에 전공적합성도 높일 수 있었다. 실제로 이 내용은 면접에서 교수님들의 질문을 받아 잘 답변할 수 있었다.폭넓고 다양한 독서로 전공에 가까이성훈 학생이 지원하는 학과가 지리와 교육의 두 가지 분야를 다루는 만큼 각각의 내용과 관련한 다양한 독서를 했다. 1학년 때는 꼭 지리가 아니더라도 사회, 역사에 관한 책이나 유명한 고전 등 폭넓은 관심 분야를 가지고 책을 선정했다. 교육 부분에서는 인권, 다문화 수업 등 새로운 교육 현장에 대한 책들을 많이 읽었다. 성훈 학생은 “내가 이만큼 현재 사회와 교육 이슈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인상을 남기고 싶었어요. 2, 3학년 때는 사회를 넘어서 교실에서 교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중심으로 교사의 모습을 담은 책을 많이 읽었어요”라고 책 선정의 노하우를 밝힌다. 더불어 사회이론이나 지리 관련 책들을 읽으며 한층 심화된 독서로 지리교육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성훈 학생은 후배들에게 추천하는 책으로 ‘유현준’ 교수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선정했다. 이 책은 우리가 사는 공간에 대해 다양한 시선으로 분석을 하고 있다. 성훈 학생은 “지리가 삶 속에 녹아있는 학문인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해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요”라고 추천의 이유를 말한다.“누가 뭐래도 자신을 믿고 긍정적으로~”성훈 학생은 학습을 할 때 내신이나 수능공부나 공부한 내용을 반복해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신의 경우 내신 1주일 전에 공부를 다 끝내 놓고 1주일동안 복습만 하는 기간을 따로 계획하곤 했다. 복습을 할 때도 내용을 다양한 관점에서 보려고 했다. 예를 들어 역사는 시대별, 주제별, 국가별로 정리하며 공부했다. 공부 계획을 짤 때 복습 시간을 따로 마련해 계획을 세웠다. 특정 과목마다 TMI노트를 만들어 어려운 기출선지, 세부내용, 지엽적인 내용부터 ‘설마 이런 것까지 출제하겠어’ 하는 내용을 모아서 정리했다. 깊이 있는 이해를 하고 한눈에 보이는 시험 준비에 유용했다. 고3생활 힘들지만 긍정적으로 자신을 믿고 열심히 지냈으면 한다고 성훈 학생은 응원했다. 2020-07-09
- 선생님의 책꽂이- 발산중학교 김지수 교사 책 읽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요즘이지만 도서관이나 동네 책방에서, 혹은 누군가의 소개로 만난 책 한 권이 때로는 즐거움과 작은 위로가 되고 생활의 활력소와 고민 해결사가 되기도 합니다. 어떤 작가는 “아무리 시간이 변해도 책의 힘은 영원하며 책은 영원한 인간의 친구이자, 스승이자, 놀이터다”라고 말했지요. 매일 매일을 책 읽을 시간 없이 바쁘게 생활하는 우리 지역 학생들에게 그런 책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런 바람을 담아 내일신문이 우리지역 중·고등학교 교사가 의미 깊게 만난 책을 엿보는 ‘선생님의 책꽂이’로 매월 찾아갑니다. 등장인물에 깊이 공감하며 ‘사회 구조와 개인’에 관심 기울이는 계기 돼발산중학교 김지수(국어과) 교사가 소개하는 책은 최인훈의 소설 <광장>이다. 최인훈의 <광장>이 김 교사에게 큰 의미를 갖는 것은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은 독서 경험을 하게 한 책이기 때문이다. 학부 때 ‘현대 작가 연구’라는 수업을 들으며 성인인 된 이후 다시 접하게 된 최인훈의 <광장>은 그의 작품세계에 새롭게 다가가게 된 것은 물론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사회 구조와 개인’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나아가 당시 국어국문학과 사회학을 같이 공부하고 있던 김 교사에게 그 계기는 사회 구조와 개인에 대한 관심을 다른 학문을 통해 더 깊이 있게 생각하고 고민할 기회를 만들어주었다.가슴 절절한 ‘사랑 그 자체’로 기억되는 소설<광장>은 최인훈이 1960년에 발표한 그의 중편 소설로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비롯된 비극적인 삶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또한, 최인훈의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남북한 이데올로기를 비판한 최초의 소설이자 전후문학을 마감하고 1960년대 문학의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된다. 정치 소설이라고 오인할 만큼 시대적 배경을 강렬하게 담은 작품이고 그래서 더욱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김 교사에게 <광장>은 한편으론 가슴 절절한 ‘사랑’을 담은 소설로 기억된다고 한다. 그에게 주인공 ‘이명준’이라는 인물이 경험하는 남과 북, 두 공간에서의 만남은 ‘사랑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고 지금도 대학생 시절 빈 강의실에서 소설 속 주인공의 비극적 사랑에 한숨지으며 책장을 넘기지 못했던 그 순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물론 한국전쟁과 남북분단, 남과 북의 정치적 사상대립 등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대한 역사적 배경지식이 있어야 더욱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있겠지만, 그래서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책을 읽기 전에 버린다면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문학 평론가 김현 또한 그의 <광장> 초판 해설 중에서 그러한 사실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전한다.“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겸허한 목소리로 사랑의 위대성을 전해주고 있다. 젊은 사람이 할 만한 가장 좋은 것 중의 하나라고... 중략... 사랑이 없다면 풍문과 이데올로기만이 남는다. 단지 사랑만이 인간을 그 자체로 체험하게 해주는 것이다.” (김현. 1976, <광장> 초판 해설 중)한 작가의 다양한 작품 읽으며 독서의 매력에 빠지는 경험하기김 교사에게 <광장>이 더 특별하게 기억되는 이유는 소설 속 사회구조의 폭력과 억압에 자유를 잃고 고통을 겪는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을 통해 사회의 구조와 그 속의 개인에 대한 관심에 새로이 눈을 뜨는 계기가 되었고 그로 인해 여러 학문을 통해 사회와 개인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과 고민을 할 수 있도록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 작가의 여러 작품을 찾아 읽고 작품 속 등장인물들에 공감하며 작가의 작품세계를 나름대로 새롭게 해석해보려는 시간을 가졌기에 가능했다.김 교사는 “자신의 이런 경험을 학생들 또한 느껴보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는 한 작가의 작품을 연달아 읽으며 그 작가와 그의 작품에 빠져보는, 그래서 마음속에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새기고 그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시각과 관심을 두게 되는 그런 독서 경험을 학생들이 하게 되길 진심으로 기대하는 마음이다.“읽던 책 중에 마음에 들었던 글의 문체나 줄거리, 공감이 간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이 생겼다면 그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을 더 찾아보길 권합니다. 한 작가의 작품을 연결하여 가능한 한 많이 찾아 읽어보는 경험은 독서에 대한 매력을 흠뻑 느끼게 되는 기회가 될 수 있지요.” 2020-03-06
- 우리 지역 진학베테랑교사 [입시 인사이트] 윤영린 잠실여고 교사 겨울방학을 맞아 고요한 교무실. 갖가지 ‘입시 자료의 숲’에 둘러쌓인 윤영린 교사는 컴퓨터 2대를 놓고 숫자와 치열한 드잡이 중이다.입시가 복잡해지면서 진학 지도 교사들의 책임감도 묵직해진다. 성적과 생기부, 대학별 합격, 불합격 데이터의 함수관계를 읽어내며 그 다음 스텝을 준비하는 분석력과 숱한 학생들을 지도하며 다져진 현장 노하우를 갖춘 베테랑 교사라도 제대로 된 진학 지도를 위해서는 끝없이 공부하고 동료들과 협업하며 내공을 업그레이드 해나가야 한다.‘학생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매년 50만 건 데이터와 씨름22년차 수학선생님인 그는 8년 전 진학지도에 발을 담갔다. “입시 정보가 필요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며 보람을 얻고 싶었다”는 윤 교사는 치밀하고 지독하게 파고들었다.잠실여고 1,2학년부장교사인 동시에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소속 교사,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자료개발국장 등 묵직한 직함을 갖고 있는 그는 입시자료 분석과 학생 상담에 발군의 실력을 보인다.“매년 50만 건 이상의 성적과 합격불합격 데이터를 분석합니다. 전국에서 취합한 자료라 신뢰성이 높지요. 이걸 가지고 여러 교사들과 토론하며 인사이트를 뽑아냅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고달픈 작업이라 ‘올해만 하고 그만해야지’ 매년 결심하지만 고3 지도를 위해서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힘들어도 계속 하게 되네요”라며 싱긋 웃는다.입시 분석 자료는 이제 공교육이 더 방대하고 체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건 윤 교사를 비롯한 공교육 진학 고수들의 열정과 노력 덕분이다.“입시정보가 넘쳐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서울 15개 대학에만 집중되어 있어요. 사실 한 반에 5명 남짓 학생들 정도만 인서울 15개 대학에 들어가는 현실에서 정작 다수의 학생들에게 필요한 입시 정보는 많지 않아요. 경기, 수도권 대학 입시 자료를 계속 만드는 것도 이 때문이며 보람이 큽니다”라고 윤 교사는 말한다.학종의 공정성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치러진 2020입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교과선택제가 도입되고 문이과 구분이 없어진 2015개정교육과정으로 2021 첫 입시가 치러진다. 달라진 입시에서 학생, 학부모들의 주목해야 할 점을 윤 교사는 차근차근 짚어주었다.-2020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 평가가 예년과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송파를 비롯한 강남권 고교의 현장 이야기 궁금합니다.“정시 결과까지 최종 집계해 봐야 하지만 주요 대학 학종전형에서 내신의 비중이 높아진 건 체감합니다. 강남 3구와 자사고에서 예년에는 무난히 1단계 통과를 했던 성적과 생기부를 가졌는데도 서울대, 연대, 고대를 비롯해 주요 상위권 대학에 탈락한 사례가 많습니다. 반면 강북의 일반고들은 학종에서 약진했지요. 최상위권이 두터워 내신 경쟁이 치열한 강남권 상당수 고교의 전교 1등 내신은 1.3~1.4입니다. 강북권 고교가 내신에서 좀 더 유리했지요. 조국사태로 인해 학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정성평가가 위축됐다는 느낌이 듭니다. 2020입시 수시 서류평가 기간 중에 정부가 대학에 학생 선발 평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감사가 진행되다 보니 평가자 입장에서는 객관성을 보여줄 있는 정량 지표를 많이 적용할 수밖에 없었겠지요.”-학종을 염두에 둔 학생, 학부모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2023입시부터는 학생부 기재 내용이 줄고 학교 블라인드 평가가 도입되며 교사 추천서도 폐지됩니다. 몇몇 대학은 면접 없이 서류평가만으로 진행하는 학종을 확대하기도 하지요. 이렇게 되면 학생의 개별적인 특성과 장점을 파악하기 어려워 우려되는 부분은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별 유불리를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교과성적의 실질 반영 비율 증가, 학교 활동 내용의 정성적 반영,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는 학교와 그렇지 못한 학교 간 차이 등 변수가 많기 때문입니다.”-정부의 정시확대 발표이후 학생들은 입시 로드맵을 어떻게 짜야 할지 우왕좌왕하는 분위기입니다.“2022입시부터 정시 30% 이상 확대는 이미 결정된 부분입니다. 16개 대학 정시 40% 이상 권고안도 확정되었지요. 정시와 고3 vs N수생의 함수 관계를 따져봐야 합니다. N수생에게는 정시 확대가 유리하겠지만 재학생들의 정시 합격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에 고3들이 재수를 염두에 두고 수시에서 상향 지원하는 경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수시 vs 정시 이분법적 입시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에게 늘 강조하는 건 입시는 끝까지 가야한다는 겁니다. 학교 생활 충실히 하면서 수능 준비도 되어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학종, 논술, 교과, 정시 등 선택지가 넓어집니다.-2015개정교육 과정으로 치러지는 첫 대입인 2021입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교육과정이 바뀌기 때문에 과거의 입학 데이터 활용에 한계가 있습니다. 올 상분기 중에 나오는 2020대입 결과 분석자료를 꼼꼼히 분석하며 대비가 필요합니다. 학령인구 감소는 대입에서 유리함과 불리함 양면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예비 고3 학생숫자는 45만7674명으로 2019입시를 치른 2000년생에 비해 약 11만 명이 줄었지만 입학 정원은 1400명만 감소해 입시 환경이 예년에 비해 좋습니다. 대신 학생수가 줄고 교과 선택제가 도입되면서 교과성적이 하락됐습니다. 즉 예전보다 좋은 내신 등급을 받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유불리가 공존하기 때문에 입시 데이터 분석을 치밀하게 해야 합니다. 주요 대학들이 2020입시처럼 학종을 평가하는 기조라면 교과성적 영향력이 커지게 됩니다.”-예비고1~3 학년별로 입시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까요?“예비 고3들은 고2까지 교과성적, 학생부 내용, 면접 역량, 모의고사 성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수시지원 전략을 짜야합니다. 가령 이과 학생의 경우 모의고사 90% 선이면 정시에서 경희대, 건대 합격이 가능한 섭니다. 이를 기준점으로 잡고 수시 지원 대학과 학과를 선별해야 합니다. 학종은 면접이 중요하기 때문에 제시문이든 학생부 기반 면접이든 논리적이며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는 학생이 유리하지요. 발표에는 서툴지만 차분히 글쓰기에 소질 있는 학생이라면 학종 보다는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면접 준비하느라 시간 뺏기며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 학생의 강점을 살려 수시를 준비하며 수능공부 착실히 하는 게 유리하지요.새로운 담임선생님과 상담하며 각 고교마다 확보한 졸업생 입시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기 바랍니다. 대입은 결국 지원자들 간 등수로 판가름 나는 것이니까 현재의 성적에 실망해 미리 포기하면 안 됩니다.예비 고2는 진로선택과목이 절대평가로 바뀌기 때문에 유리할 듯 보이지만 대학마다 평가 기준을 마련중에 있느니까 이를 주목해야 합니다. 학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본인 희망 전공과 관련 있는 선택 과목은 등급의 유불리와 관계없이 꼭 선택하라 권하고 싶습니다. 개정된 생기부 작성법을 꼼꼼히 챙기고 4월에 발표하는 대학별 입학전형을 미리 확인하기 바랍니다. 예비 고1은 변수가 많기 때문에 학교 생활을 충실히 하는데 집중하기 바랍니다. 고1 때 내신관리나 비교과 활동에 소홀하면 입시에서 선택지가 별로 없습니다.”-오랫동안 진학지도를 해왔습니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강조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요.“입시전략은 학생의 장점과 입학전형의 특징을 분석해 짜야합니다. 모의고사성적이 안 나오는 데 공격적으로 수시를 상향 지원하는 건 옳지 않고 어설프게 학종에 매달려 시간을 낭비해서도 안됩니다. 또 승산이 있다면 학종을 끝까지 준비해야 하지요. 제자 가운데 건대 2020-01-30
- 우리 학교 스타샘 배재고 반양균 수학교사 학교생활이 늘 즐겁다는 반양균 교사. 아이들과 부대끼는 일이 항상 재미있고 교사들과 인간적으로 소통하는 시간도 행복하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비해 매우 해맑고 긍정 마인드로 똘똘 뭉친 반 교사. 그와 이야기를 나누며 교사로서 진정 행복한 마음과 활기찬 행동이 그대로 전달되었다.학생들의 개성을 인정해주는 교사 되고파반양균 교사는 올해로 교사생활 9년차이다. 중2때 국어를 가르치시던 담임선생님이 정말 멋있게 보이고 좋아서 어린 시절부터 교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 시절 당연히 체벌도 있었으나 맞아도 기분 나쁘지 않았던 선생님,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대해주셨던 선생님이셨다.“강압적이지 않은 선생님이셨지요. 교사로서 당연히 학생들을 따끔하게 혼내는 일은 필요했지만 그 당시 담임선생님께서는 불필요한 감정을 넣지 않으셨어요. 학생들을 인정해 주시고 인격적으로 대해주시는 모습을 보며 평생 존경하는 선생님으로 남아 있습니다.”교사의 꿈을 성실하게 키워 오던 반 교사도 고3때 당구를 배우며 학업에 소홀해졌다. 이후 재수를 하며 공부에 다시 집중하게 되었다. 이런 경험은 반 교사가 학생들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학교 밖 생활에 관심이 많아지는 아이들, 공부에 집중력이 점점 떨어지는 학생을 다시 제자리로 이끌기 위해 학생들과 차분하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종종 갖는다.반 교사 역시 배재고 학생들에게 ‘내가 혼나는 이유를 명확하게 알려 주시는 선생님’,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고 늘 차분하고 진정된 마음으로 대해주시는 선생님’, ‘혼나도 기분 나쁘지 않고 나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선생님’으로 통하고 있다.학생들이 참여하는 수학수업으로 흥미 돋워“고등학교 때 수학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배운 원리를 적용하고 미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고드는 공부가 매력적이었지요. 그래프를 그리면서 그림과 식이 맞아 떨어지는 미적분에 빠져 들었습니다. 도형문제 역시 참 좋아했습니다.”반양균 교사의 수학수업은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2학년 이과반 수업을 이끌며 학생들과 더욱 소통하는 수업을 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1학기에는 교과서로 개념 수업을 하고 반 교사가 직접 만든 부교재 내용을 활용했다. 부교재는 반 교사가 정리한 심화 내용과 관련 문제들로 이루어졌는데 학생들의 수학능력향상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2학기에는 학생 2명씩 조를 이루어 미적분Ⅱ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직접 수업을 진행하도록 했다. 조 별로 만든 영상물이나 프린트 내용을 반 교사에게 미리 감수 받은 후 수학수업 시간에 학생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가하도록 유도했다. 이런 수업 방식은 학생들의 참여를 높이고 수학 포기자를 줄이는 역할을 했다. 2학년 때 이런 수학수업을 한 학생들은 고3에 올라가서도 수학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다. 학생부의 수학 과목에 대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역시 학생 개개인의 활동과 개성이 실린 내용으로 채워졌다.끊임없는 관심과 용기가 학생을 바꿀 수 있어“어느 날 격투기 운동을 하던 친구가 고3 올라가며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며 찾아왔습니다. 이미 수학도 포기하고 공부에 전혀 관심이 없던 학생이었습니다. 담임을 맡던 학생은 아니었지만 1년간 꾸준하게 학생의 수학공부를 지도했습니다. 처음에는 학생이 가져오는 문제 수준을 보며 ‘이것도 몰라’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점차 수준이 올라가며 수능 수학에서는 92점을 받아왔습니다.”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의 성장을 보며 끊임없는 관심과 지속적으로 건네는 용기가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는 것을 경험했다. 가정환경이 좀 달라 반 교사에게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 놓던 학생, 어려운 가운데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마음을 전했던 학생도 기억에 남아 있다. 학생들을 살뜰히 살핀다고 노력했지만 학년이 바뀌며 간혹 계속적인 관심을 쏟지 못했던 학생은 아쉬움으로 남아 있기도 하다.“‘품 안의 자식’이라는 말이 맞더군요. 학년이 올라가서 새로운 담임선생님을 만나니 제 스스로 떠나보내는 마음도 있지요. 졸업식을 치르고 나면 또 한 번 아이들을 더 넓은 세상으로 보냅니다. 다시 새 학년을 맞으며 마음을 다잡고 아이들에게 집중합니다. 졸업한 후 어엿하게 성장하여 찾아오는 제자들을 보면 교사로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어떻게 같이 지내볼까?’, 늘 아이들과 함께교사로서 후회와 슬럼프가 없었다는 반 교사. 순간적인 사건이 생겨서 간혹 힘들 때도 있지만 고비를 넘기고 나면 그에게 큰 일이 아니었다. ‘아이들과 어떻게 잘 지낼까’, ‘학생 눈높이를 어떻게 맞추지’, ‘발랄하게 이야기하자’, ‘아이들의 리액션에 힘을 얻자’. 이런 생각들은 그가 교사로 하루하루를 열며 늘 생각하는 일상의 모습이다.학생들과 같이 땀 흘리며 축구도 하고 학급에 일본만화와 게임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으면 길을 걷다가도 그와 관련된 사항이 눈에 들어오면 바로 사진을 찍어 아이들에게 보내기도 한다. 아이들의 반응은 ‘역시’라고 동감하며 좋아하는 모습이다.“학생들을 이해하고 ‘나도 예전에는 그랬었지’라는 마음으로 다가가면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잘 엽니다. 제가 가르치는 1년 동안의 모습만을 보고 학생을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진로와 적성에 대한 고민을 이어나가는 시기, 스스로 생각을 키워 나가는 시기의 학생들은 소중하고 따뜻하게, 때로는 단호하게 다루어야 합니다.”그래서 학생들은 그를 ‘우리를 이해하는 따뜻한 선생님’으로, 때로는 ‘우리를 알아봐주는 삼촌 같은 사람’으로, 때로는 ‘허물없이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편한 분’으로 이해하며 따른다.‘나의 인생’이라는 주제로 학생 간 소통 이끌어그는 학생들을 깊이 있게 보고 섬세하게 관찰한 후 늘 메모로 남긴다. 강의식 수업보다는 수준에 맞는 개별학습을 중요하게 여기고 바뀌어나가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노력중이다. 학급 학생들에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었던 인생의 경험, 자라는 과정에서 삶에 영향을 많이 주었던 일, 마음 아팠거나 솔직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학생들에게 ‘나의 인생’이라는 주제를 던져주니 아이들이 할 말이 참 많더군요. 앞으로 무엇을 할 지 고민이라는 학생부터 왕따를 당했던 솔직한 감정, 사건과 사고 경험 등을 통해 마음 속 이야기를 많이 끌어올렸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 하는 아이도 있었고 책 소개를 통해 자신을 보여주던 학생도 있었습니다.”학생 스스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겸손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모습, 타인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시간을 가지며 학급 분위기 역시 더욱 따뜻해졌다고 한다. 서로의 장단점을 알아가고 친구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며 끈끈한 우정을 엮어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그에게는 큰 보람이다. 학급에서의 이러한 활동은 반 교사가 꼼꼼하게 적는 학생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나 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을 적는 생활기록부에도 잘 나타난다. “아이들 파악을 잘 하고 있다 보니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참 많아요. 학생 개인에 대한 평소 기억과 적어 둔 메모를 기반으로 생각을 되짚으며 하나씩 정리해 나갑니다. 한 편의 그림을 그리듯 아이의 모습을 종이 위에 글로 풀어내면 한 해 동안 학생과 함께 작품 하나를 완성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그의 교사로서의 꿈은 학생들이 올바르게 잘 성장해 2019-12-26
- 우리 학교 스타샘 - 영파여고 임은혁 3학년부장교사 1993년 영파여고 부임. 대학을 갓 졸업한 새내기 임은혁 교사는 영파여고에서 27년의 세월을 보냈다. 고교시절 국어선생님이 좋아서 국어교육을 전공한 후 교사가 된 그는 ‘교육은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생각으로 학생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 나가고 있다.‘학년 체제’로 학생들과 끈끈한 관계 형성“3년간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오며 정이 듬뿍 들었는데 곧 졸업시켜야 할 일이 참 아쉽네요. 처음 입학한 1학년 때부터 3학년 수험생이 된 지금까지 꾸준하게 봐 온 아이들이라 각자의 성격과 개성도 잘 알고 있어서 더 내 자식 같은 애틋함이 있어요.”임은혁 교사가 몸담고 있는 영파여고는 1학년 신입생 때 학년부장을 맡은 교사가 학생들의 진급에 따라 교사도 함께 학년을 따라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올해 고3 학생들은 1학년이었을 때부터 임 교사가 같이 진급하며 연결고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온 학생들이다.이러한 학년 체제는 학생들의 성장과정을 꼼꼼하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학생파악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담임교사들과 함께 학생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진학진도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점이 좋다. 학기 중간에 전학을 와서 적응하느라 나름 힘든 시간을 보낸 후 안정을 찾아가는 학생도 좀 더 잘 살필 수 있다.“늘 선생님들에게는 ‘담임교사가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어나가는 시간’이라는 점을 강조해요. 긴 시간 동안 여러 방향으로 학생 분석을 해왔기에 담임교사와 의사소통과 교류가 잘 됩니다. 학년 체제를 통해 학생들의 성장과정을 함께 꼼꼼하게 지켜볼 수 있는 점은 교사로서 큰 보람입니다.”상처 품고 졸업한 학생은 늘 기억에 남아27년간 성실하게, 교직이 천직이라 여기며 지낸 임은혁 교사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교사 5~6년차에 접어들며 직업인으로서의 회의가 들기도 했다. 졸업을 앞두고 정을 떼기 위한 행동인지 학생들이 지나친 말대답이나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학생들의 태도에 실망을 하며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기가 힘든 시기를 경험했다.“학생의 불손한 태도가 마음의 상처로 남아 다른 선생님들께 여쭤보면 또 다른 면으로 그 학생을 평가하시더군요. 당연한 말이겠지만 아이들은 ‘내가 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것을 점점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바꿔 나가니 교사로서 관대해지는 마음이 생기더군요.”임 교사는 자신이 영파여고에서 3년간 만나는 학생들의 인생의 성장과정 중 한 시기를 함께 나눈다는 점, 성장이 진행 중인 아이들을 바라본다는 생각, 아이들의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잠깐 함께 서 있으며 보듬는 일이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을 변화시켜 나갔다.그래도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는 학생들이 있다. 도벽이 있지만 자신의 억울함을 누누이 이야기하던 학생, 가출을 해가며 상처를 입었던 학생은 가슴 한 곳에 쓰라림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졸업 후 잘 된 학생도 참 반갑고 좋지만 ‘내가 혹시 그 학생을 부족하게 대하지는 않았을까’라는 미련이 남는 경우도 있어 현재 만나는 학생들에게 더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려 노력한다.“5년 전에 가방 디자이너가 된 학생이 학교로 선물을 보냈어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핸드백이었지요. 난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선생님의 말씀이 힘이 되어서 늘 새기고 살았다’, ‘그래서 지금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며 잘 살고 있다’는 편지도 함께 보냈어요. 가슴이 뭉클하며 교사로서 어느 한 아이의 인생에 작은 도움이 되어 참 보람되기도 했어요.”가방을 선물한 학생에게 만나서 밥을 함께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지만 학생은 부끄러운지 아직까지 얼굴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그래도 임 교사는 만족한다. 성격상 선뜻 다가오기 힘든 학생이라도 소신을 지켜가며 스스로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줘서 많이 고맙다.내신 4~5등급 학생도 대학 잘 보내고 싶어요학년부장 자리는 늘 책임감을 발휘해야 하는 자리다. 임 교사는 3년간 학년부장을 맡으며 고교프로파일 정리, 진로와 진학을 위해 30~40개의 프로그램 개발, 학년 간 협업 탐구를 진행해 학급별 문집을 만드는 일, 과목별 주제탐구보고서 만드는 프로그램 등 다양한 일을 진행했다.1학년 때는 진로 찾기의 기초로 학업과 비교과를 함께 하는 다양한 경험에 기반을 둔 프로그램, 2학년은 진로 찾기의 심화과정으로 학업과 비교과의 구체적인 경험 활동, 3학년 때는 진로 확정을 위해 전공적합성을 고려해 전형 대학 학과를 정하고 수능준비를 마무리 하는 시간을 체계적으로 지도한다.“진로진학서포트제를 이용해 학생 또래멘토링, 졸업생과 전공인 멘토링, 학부모와 함께 하는 대입전문가 멘토링, 교사 상호간 멘토링을 꾸준히 진행했어요. 이 과정을 통해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 교사 간 다양한 정보들이 오가며 내실을 더 기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의 진학 유형에 따라 학종반, 심화탐구반, 면접반, 자기소개서반, 적성반 등을 따로 꾸려 다양하게 진학 지도를 이끌기도 했어요”성적과 비교과가 우수한 학생을 원하는 대학에 잘 진학시키기 위한 방법, 전공적합성에 따라 학과 선택을 더 신중하게 하기 위한 상담, 도움을 요청하는 학생은 모두 면접 준비를 도와주는 일을 교사들과 함께 했다.내신 4~5등급 학생도 대학에 잘 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다양한 대회를 개최해 수상의 기회를 경험하게 하고 교사 간 협업으로 학생 파악에 더 신중을 기했다. 적성고사 준비반을 따로 꾸려 방과 후 수업으로 진행하며 학교에서 다양한 입시준비를 이끌었다.“학교를 믿고 학교 프로그램을 선택한 아이들에게 책임감이 더 생겼어요. 소수로 운영한 적성고사 준비반에서 국어를 가르치며 아이들을 더 살필 수 있었지요. 학원으로 몰리기보다는 학교 안에서 다양하게 입시 준비를 하며 우리 아이들이 성적과 적성에 맞게 대학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도했지요.”이러한 노력으로 올해 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 중 1차 서류 전형 통과자가 서울대 6명, 고려대 10명, 연세대 5명이 나왔다. 일반고인 영파여고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의 진정성이 대학에서도 인정을 받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이외 대학 1차 합격과 적성고사에서도 학생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교사 간 협업 통해 기틀이 더 튼튼해졌어요“제가 3년간 일맥상통하는 긴 프로그램으로 학생 지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동료 교사들이 늘 함께 해주셨기 때문이에요. 선배 교사들은 ‘임 부장, 믿고 함께 할게’, ‘같이 해볼게’ 늘 이런 말씀들을 하시며 지원해주셨어요. 힘이 솟았지요. 후배 교사들 역시 믿고 따라 주셔서 좀 더 신속하게 일을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학생들을 만나며 점차 책임감이 강해지는 마음이 생겼다면, 동료 교사를 통해 협조와 조화가 가져오는 큰 힘을 경험하고 있다. 임 교사가 늘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점이 ‘10년 후 나의 모습을 생각해라’, ‘지금의 모습이 나의 전부가 아니다’, ‘꿈을 버리지 마라’라는 말이다. 이 말은 늘 자신에게도 문득문득 던지는 말이다.“아이들을 가르치는 방식, 학교 프로그램 체계화에 더 욕심을 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3년 동안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만큼 빠르게 지나갔지요. 우리 아이들이 더욱 행복하게 성장해 나가는 공간이 되기 위해 다듬고 또 기틀을 마련하는 시간이었어요.”학생과 교사 모두가 즐겁고 온전하게 자기자리 찾기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임 교사. 학교 축제인 송학제에서 1달간 교 2019-12-04
- 스타샘 보인고 강이욱 교사 학생부종합전형, 2015개정교육과정이 시행되기 오래 전부터 꾸준히 학생중심수업을 진행해 온 보인고등학교(학교장 김종환) 강이욱 국어 교사. 학생들의 국어 학습 역량은 물론 학교생활과 교우관계까지 관심을 갖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보인의 ‘젊은 브레인’이다.“국어수업의 목표는 읽는 힘, 생각하는 힘, 소통하는 힘을 키우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 힘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학생들이 있습니다.”지금의 변화된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학습과정을 10여년 꾸준히 이어온 강 교사를 만나 그가 지향하는 교육에 대해 들어봤다.10여 년 간 이어온 학생중심수업처음 학생참여수업을 시작했을 때 학생들의 한숨 소리가 터져 나왔다.창작풍자극, 저자인터뷰, 시영상UCC, 자신의 이야기를 수필로 써서 라디오에 사연 보내기 등등.학생들의 한숨 속에는 ‘저걸 어떻게 해?’ ‘내가 할 수는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숨어있었다. 하지만 강 교사의 확실한 방향 제시 안에서 학생들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과제를 수행해나갔고 한 학기를 마쳤을 때의 성취감과 한층 성장했다는 자부심 또한 커져갔다.강 교사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전국국어교사모임 내 고교수업연구모임에서 꾸준히 교수법을 공부하고 있다.“보인고의 훌륭한 선생님들과 전국의 국어 선생님들로부터 많은 걸 보고 배웁니다. 대학교 4학년 때부터 참여한 고교수업연구모임 선배님들의 조언을 듣고 응용하며, 또 새롭게 수업방식을 개발해 수업을 진행하죠. 변하지 않은 건 꾸준히 학생중심의 학생참여 수업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엔 학생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불만도 많았지만,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커지고 2015개정교육과정이 시행되면서 자연스러운 수업형태로 정착되었습니다.”다양한 수업이 진행되고 학생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지만 많은 학생들의 호응을 얻는 수업은 책을 읽고 다양한 독후 활동을 하는 ‘독서’수업이다. 대화 보고서, 저자 인터뷰, 서평 쓰기, 시집을 읽고 시경험 쓰기 등 책을 활용한 여러 가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보인고 국어 시험은 어렵다?‘보인고 내신’하면 어렵다고 송파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정평이 나있다.강 교사는 “학생들의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고, 아울러 ‘어렵다’는 말은 외부 기관의 평가 이유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며 “객관적으로 60점 만점에 평균이 48점 정도 나온다면 그리 어렵다고 평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변별력으로 인해 까다로운 문제가 출제될 순 있지만, 학교 수업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문제를 충분히 풀 수 있는 정도의 난도라는 것.그는 “새로운 문제의 유형이라기보다 수업 시간에 충실해야 문제를 풀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하려 노력한다”고 덧붙인다.국어교사로서 강 교사가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국어 공부의 핵심은 ‘역량’을 키우라는 것이다.“문제풀이식 공부, 누군가의 강의를 듣고 그 지식을 암기하려고 하는 방법으로는 국어를 잘 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2015개정교육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6가지 핵심역량(자기관리/자식정보처리/창의적사고/심미적감성/의사소통/공통체 역량)을 키우는 것입니다. 국어는 다른 과목과는 다른 특수성이 있고 역량이 특히 더 중요한 과목이라 지식 위주의 암기보다는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공부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고등학교 대비한 폭넓은 독서 중요또, 강 교사는 보인고 진학을 고려하는 예비고1 학생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그는 “자사고에 대한 부담감과 두려움을 가진 학생들이 많은데 성실히 노력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보인고의 좋은 환경과 친구들 속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그가 겪은 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학부모독서모임에서 교육 관련도서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 어머니가 그러시더라고요. 내신 관리를 너무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1학년 끝난 즈음 전학을 권유했는데 아이가 ‘전학을 가고 싶지 않다. 보인고에 다니면서 존경하는 선생님이 생겼다’고 말했다고요. 그러면서 ‘성적, 대입 모두 중요하지만 아이가 공부하면서 존경하는 선생님이 생겼다고 얘기하는 학교면 그냥 보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씀하시는데 정말 고마웠습니다. 내신의 불리함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대적 비교를 통해 보정되는 면이 있고, 공부하는 환경 또한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고등학교에 비해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는 중학생들에겐 교과공부도 중요하지만 고등학교 공부를 대비한 ‘폭넓은 독서’ 역시 중요하다. 재미있으면서 자신에게 의미 있는 책을 읽는 게 고등학교 공부를 뒤쳐지지 않고 잘 따라가는 방법이라 강 교사는 강조한다. 교과서 개념 설명부분을 혼자 읽었을 때 ‘아! 이런 내용이구나’를 이해하면 그 학생은 교과공부를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는 것.“고1이면 고1 교과서를 읽을 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그 과목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안 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아요. 독해력이 떨어지든가 배경지식이 부족하든가 여러 이유가 있겠죠. 그런 학생들은 공부를 해도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어렵고 재미없게 느끼고 누적되면 격차가 더 벌어지죠.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서입니다.”학생들에게 ‘바른 길’ 제시하는 교사 되고파중·고등학교 시절 학교의 억압적 분위기가 싫어 ‘내가 교사라면’라는 생각을 유독 많이 했다는 강 교사.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교사의 꿈을 키웠고, 그는 교사가 됐다.학생들을 위한 수업에 충실하며 꾸준히 자신의 신념을 지켜온 그. 사회와 조직의 분위기가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흔들리지 않는 교사의 길을 걷고 있다.1학년 담임을 맡으면 학기 초 꼭 진행하는 ‘친구만남보고서’ 역시 그만의 철학이 담겨진 수업이다. 두 명씩 짝을 지어 상대방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그 친구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제. 갓 입학한 생소한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데에 부담을 느낀 학생들이 많았고, 학생부종합전형과 개정교육과정이 도입되기 전에는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분명 긍정의 효과도 있었기에 그는 이 보고서 과제를 멈추지 않고 이어갔다.“그런 수업들이 학생들에게 분명 큰 의미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과제 수행 과정을 통해 교사와 학생과의 신뢰는 물론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들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긍정적인 도움이 됐으리라 확신합니다. 옛날엔 학생들에게 꿈을 키워주는 교사가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끊임없이 공부하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올바른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에 도움을 준 선생님’으로 기억해준다면 더 바랄 게 없겠죠.”항상 학생들의 발전을 위해 연구하고 집중하는 강 교사는 서울, 대구, 부산, 경기도, 강원도, 충남, 전남 등의 교육청과 교사모임 연수에서 활발한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2019-11-20
- 스타샘 - 김시원 오금고 체육교사 ‘우리가 해냈구나!’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한 얼티밋대회에서 오금고팀이 3등을 확정지었을 때 체육교사 김시원은 짜릿했고 가슴 뭉클했다.오금고에 얼티밋팀이 만들어진 건 올해 초. 고1 신입 여학생 서너 명이 스포츠교실을 열어달라며 찾아왔고 김 교사는 흔쾌히 승낙했다. 얼티밋은 필드에서 원반을 던져 주고받으며 득점을 올리는 경기인데 체력, 스피드, 무엇보다 팀워크가 중요한 스포츠다.“20여명의 학생들이 아침 7시에 나와 훈련하고, 대회 출전을 앞두고는 방과후에 2시간씩 남았어요. 시키지 않아도 쉬는 시간이며 점심시간에 아이들끼리 패스연습하더군요.”주말에는 성인팀과 친선경기 하며 담력을 키웠다. “15:0으로 완패한 적도 있어요. 강팀과 부딪혀 여러 번 지니까 오히려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는 근성이 길러지더군요.”김 교사도 학생들과 뒹굴며 훈련하는 틈틈이 경기 전략을 짜고 여기저기 자문 구하며 효율적인 훈련방법을 고민했다.똘똘 뭉쳐 악착같이 훈련한 오금고 팀은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서울시 3위를 했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 값진 경험을 통해 아이들을 훌쩍 자랐다.땀 흘려 이룬 우승의 열매오금고 농구부는 오랜 숙원이었던 서울 대회에서 명승부를 펼치며 올해 1등을 거머쥐었다. “시키지 않아도 다들 알아서 주장의 리드 아래 매일 아침 드리블 500개씩 훈련하고 고강도 체력훈련을 착실히 했어요. 워낙 연습 벌레들이었고 단합이 잘된 덕분이지요” 김 교사는 우승의 공을 ‘원팀’으로 뭉친 학생들에게 돌렸다. 허나 아이들 마음을 하나로 묶어준 건 그의 공이다.올 초 오금고에 부임한 김 교사는 얼티밋팀과 농구팀 감독, 고1 담임까지 맡으며 긍정의 에너지로 맹활약중인 아가씨 체육 선생님이다.화장기 없는 짧은 커트머리, 다부진 체격의 그는 얼핏 보면 고교생처럼 보일만큼 동안의 주인공이지만 11년차 베테랑 교사다.“체육시간은 아이들의 탈출구예요. 공부도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몸을 움직여야 뇌가 예열된다며 스포츠를 즐겨요.” 학생들은 그를 언니 혹은 누나처럼 여기며 스스럼없이 다가온다. ‘땀’으로 맺어진 사제지간이라 끈끈하다.오금고는 일반고 가운데서 실내체육관에 체력단련실, 골프연습장, 무용실, 탁구장까지 고루 갖춘 운동 인프라가 좋은 학교로 손꼽힌다. 게다가 프로구단 에이전트, 스포츠 경영 등 진로 희망이 다양해지면서 체대 진학을 염두에 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김 교사 역시 필요한 정보를 부지런히 알려주며 제자들을 독려한다.국가대표가 꿈이었던 소녀의 궤도수정그의 삶 자체가 학생들에게는 좋은 롤모델이기도 한다. “초등학교 시절 내내 꿈이 국가대표선수였어요. 탁구부터 시작해 핸드볼, 농구... 종목은 계속 바뀌었지만요. 중학교 때는 축구에 푹 빠져 선수생활을 했어요. 허나 지독한 고강도 훈련을 견디지 못해 선수 생활을 접었어요.”어느덧 고교생이 된 그, 초중시절 내내 운동장을 교실삼아 살았던 터라 공부 기본기는 형편없었다. 허나 체육시간만큼은 훨훨 날았다. 유도, 수영, 축구, 농구, 배구, 핸드볼, 배드민턴, 탁구 등 못하는 운동이 없는 만능 스포츠맨이었다.어느 날 어머니가 넌지시 제안했다. “여성체육지도자가 되어 보는 건 어떠니?”순간 귀가 솔깃했다.“나처럼 운동 좋아하는 여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라면 평생을 좋아하며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체육교사란 꿈을 꾸게 됐고 체육교육학과 진학이란 구체적인 목표가 생기더군요.”선수생활 내내 다져진 승부근성이 발동하자 독하게 공부했다. 전 과목을 기초부터 공부하며 차근차근 성적을 끌어올렸고 시간 쪼개 가며 실기를 연습했다. 결국 정시로 고려대 체육교육학과 합격증을 손에 쥐었다.대학생이 된 후에는 책벌레로 살며 임용고시의 좁은 문을 뚫었다. “합격자 발표 날 눈물 펑펑 쏟으며 울었어요. 간절히 바라던 체육교사의 꿈을 이뤘으니까요.”운동으로 키워주는 ‘자신감’20대 새내기 교사 시절 품었던 초심에다 차곡차곡 연륜을 덧대며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한 담금질을 부단히 한다.“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이에요. 우수한 소수만 주목 받는 입시 현실에서 상당수 학생들이 좌절감 맛보고 자신감을 잃어버려요. 학생 한명 한명에게 신경 써주는 게 내 역할이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반 급훈도 자신감입니다.”집안 형편 어려워 진학 포기한 학생에게는 간식 챙겨주며 아르바이트 자리 함께 알아봐주고 소심한 탓에 존재감 없던 아이에게는 “잘할 수 있다”며 토닥여 준다. 믿음과 격려가 쌓이면 아이들은 알아서 ‘각자의 길’ 찾아나간다는 걸 현장에서 터득하는 중이다.김 교사만의 자신감 회복 필살기는 운동이다. “스마트폰 영향 탓인지 아이들 성격이 급해지고 포기가 빨라요. 운동을 가르쳐보면 조금만 어려워지면 ‘나는 안되나 봐요’라며 뒷걸음쳐요. 거기서 멈추면 안되요. ‘아니야, 이렇게 해봐. 거 봐. 조금씩 나아지잖아’ 계속 할 수 있도록 칭찬해 줘요. 연습량만큼 느는 게 운동이라 꾹 참고 고비를 이겨내면 성취감을 맛볼 수 있어요. 이걸 반복하다 보면 뭐든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안되는 건 없다는 걸 아이들은 깨우칩니다.”간절히 원하는 체육선생님이 돼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는 그는 지금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마음에 그늘이 있거나 소외 받는 아이, 운동에 트라우마가 있는 아이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요. 정년 때까지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뛰는 게 목표예요. 그러려면 체력관리를 잘해야 겠지요(웃음).”▶미니 인터뷰운동을 통해 어떤 변화가 찾아왔을까? 오금고 학생들의 솔직한 속내를 들어봤다.-장유혜 (고1, 얼티밋팀)“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3등을 하다니 믿어지지 않았어요. 합심하면 된다는 걸 처음 경험했어요.”-김지우 (고1, 얼티밋팀)“학기 초라 서먹서먹했는데 매일 아침 1시간씩 어울려 운동하면서 금방 친해졌어요. 체대 진학 목표도 생겼어요.”-최예찬 (고2, 농구팀)“분명한 목표를 정하고 매진하니까 진짜로 결과가 나오네요. 이젠 11월 전국대회 입상이란 더 큰 목표가 생겼어요.”-선용준 (고3, 농구팀)“중학교 때부터 서울대회 우승이 꿈이었는데 드디어 이뤘네요. 선생님과 코치님 도움이 컸고 자신감도 얻었어요. 체대 입시 준비중인데 꼭 성공할 거예요.” 2019-10-10
- 서울진학지도협의회 2지구(강남, 강동, 광진, 서초, 송파) 5월 공부방 지난 5월 23일(목) 휘문고에서 서울진학지도협의회(이하 서진협) 2지구(강남/강동/광진/서초/송파) 소속 진학 담당 교사들의 5월 공부방이 열렸다. 중산고 장인수 교사의 ‘진로진학 상담 기법’과 휘문고 우창영 교사의 ‘2020학년도 의학계열 지원 전략’을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다. 달라진 대학입시를 꿰뚫고 내실 있는 진학 지도를 하기 위해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스터디 모임이다. 교사들의 뜨거운 진학 열정을 엿볼 수 있었던 현장을 다녀왔다. 끊임없이 진학지도 고민하는 교사들사례 공유하고 진학지도 방향성 모색이날 행사를 주최한 서진협 유석용 회장(서라벌고 교사)와 서진협 이재춘 부회장(중산고 교사, 2지구 회장), 박창욱 총무(상문고 교사) 등을 주축으로 30여 명의 진학 담당 교사진들이 공부방 모임에 참여했다.대학입시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학생 개개인에 따라 입시 전략이 달라지다보니, 진학 담당 교사들도 주기적인 모임을 가지고 끊임없이 진학 관련 연구 분석에 매진하는 것이다. 강남서초 지역 고교가 포함된 서진협 2지구 공부방 그런 취지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강남 일반고 ‘중산고’와 강남지역 자사고 ‘휘문고’ 베테랑 진학 담당 교사가 강연을 담당하며 다양한 학생 사례와 진학지도 노하우를 공유했다.1강 중산고 장인수 교사학생 맞춤형 진로진학 상담 노하우 공유1강에서는 중산고 장인수 교사(28년간 교직에 재직, 17년간 3학년 담임)가 ‘진로진학 상담 기법’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기본적으로 진학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치 분석이라며 내신, 수능·모의고사, 석차·등급·백분위·표준점수·누적분포, 합격·불합격 사례 등의 분석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다만 학업역량을 향상시키고 대학입시를 준비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1~2학년의 경우, 단순한 수치 분석으로 진학 상담을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진학 상담 시 ‘냉철한 인식’을 심어줄 것인지, 혹은 ‘가능성을 고려한 기대치’를 강조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필요하다는 것이다.또, 자연계열 내신 평균등급 2점 후반대의 학생이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에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모두 합격한 사례와 내신 평균등급 1점대 초반대의 학생이 서울대 의예과에 합격했으나 다른 4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온 원인을 의예과의 특수성과 관련해 치밀하고 논리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단순한 수치 분석만이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학생부 분석(수상, 진로희망, 동아리, 진로활동, 봉사활동, 독서, 임원활동, 특이사항) 내용을 리스트로 정리하는 방법 등을 언급하며 학생별 강점과 약점을 대학입시와 접목해 진학지도를 해나가야 함을 강조했다. 2강 휘문고 우창영 교사의학계열 진학지도 시 고려해야 할 점2강에서는 휘문고 우창영 교사(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 대표강사 및 연구교사, 서울시교육청 진학지도지원단 학과별 분석팀장)가 ‘2020학년도 의학계열 지원 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우창영 교사는 전국 의치대 및 한의대 현황에 이어, 2020학년도 의대 모집대학을 주요 5개 의대, 서울 주요 의대, 수도권 의대, 지방·국립의대, 지방·사립 의대로 구분해 각각의 지원 전략의 차이를 언급했다. 특히 2020학년도에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1등급과 2등급 인원(수학 가형 기준)이 감소하는 등 의학계열 입시에서 변수가 될 수 있는 부분도 강조했다.수시뿐 아니라 정시에서 가군, 나군, 다군 의학계열 지원 전략을 세울 때 군별 모집인원과 충원율에 따른 추가 합격권 예측, 그리고 각 의대의 특성 등을 고려한 지원 패턴을 설명했다.마지막으로 우창영 교사는 “학생들이 막연한 생각으로, 혹은 부모가 원해서 의대를 지원할 경우 진학 이후의 의과대학 생활과 의사의 삶 등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통해 정말 자신의 성향이 의학계열과 잘 맞는지 되돌아볼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입시가 제자들에게 인생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20대에 첫 발을 내딛는 전환점이라는 생각 때문일까?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이번 강연은 진학 담당 교사들의 남다른 학구열로 시종일관 뜨거웠다. 그 열정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며……. 2019-06-07
- 랩 하는 초등교사 이현지 씨 유튜브 열풍이 분다. 먹방, 게임 플레이에 이어 영화 평론도 유튜브의 비평가들이 주목받는 시대가 열렸다. 먹는 것에 대한 대리만족은 맛있게 보는 재미를 넘어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집중하게 한다. 이렇듯 다양한 형식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유튜브가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 영향을 끼치며 국내 포털사이트나 커뮤니티 사이트 같은 각종 웹 사이트의 생태계까지도 바꾸고 있다.‘랩하는 초등학교 선생님’ 이현지 교사를 만나 유튜버와 교사로서의 삶에 대해 들었다. 이현지 교사는 2017년 2월, 화정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과 찍은 ‘다시 만날 때’라는 경기도교육청 홍보 영상 이후 영상조회 수 300만회 돌파, 채널 구독자수 22만명을 넘으면서 스타 유튜버 반열에 올랐다.Q. 교사와 래퍼의 꿈은 언제부터인가?어려서부터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힙합을 들으며 랩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대학교에 입학 후 힙합 동아리에 가입했죠. 처음 발령 후 2년간은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어 취미 활동을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3년차가 되던 해에 지인이 소개해준 직장인 음악 모임에서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다시 음악을 만났어요. 따로 연습할 장소가 없어 학교 방과후 교실에서 영상을 찍으며 연습했고 그 영상들을 유튜브에 비공개로 저장하곤 했는데, 학생들이 너무 보고싶어해서 영상 중 몇 개를 공개하게 됐어요. 의도치 않게 랩과 교실이라는 낯선 조합을 선보이게 되면서 점점 많은 사람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Q. 선생님이 랩을 하는 것에 대한 반응은?고맙게도 반 아이들은 저를 무척 자랑스러워합니다.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힙합과 유튜브를 선생님도 좋아하고 즐긴다는 공감대만으로 자연스레 친밀감이 형성되는 것 같아요.그리고 유튜브는 익명성을 띄는 공간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상처받을까 걱정되어 영상을 올릴 때 ‘아이들에게 따뜻한 댓글 문화를 보여달라’는 글을 항상 같이 올리는데, 영상에 무례한 댓글이 달리면 아이들이 먼저 정중히 삭제 요청을 하는 등 댓글 문화를 바람직하게 이끌어 나가더라구요. 유튜브가 생생한 교육 현장이 되는 것 같아 교육적으로도 보람이 있어요.Q. 유튜브로 인한 수익이 있나?교사의 겸직에 대하여 많은 오해가 있는데, 영리 활동이 아닌 문화 예술 창작 활동으로 인한 겸직은 기관장의 허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책을 쓰는 선생님들이나 노래를 하시는 분들은 긍정적으로 봐주시는데, 영상 창작에 대한 시선만 유난히 곱지 않은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커버 영상들이 많은데 이는 모두 원작자에게 수익 권리가 있고요, 아이들이 나오지 않는 저의 1차 순수 창작물에서 발생하는 약간의 수익을 음원 제작에 힘써준 분들께 드리고 있습니다. 열정페이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Q. 유튜브의 전망과 미래에 대한 생각은?정보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고 있어요. 영상의 시대와 1인 미디어의 시대로. 아이들은 카카오톡이나 네이버를 활용하는 시간보다 유튜브에서 정보를 접하는 시간이 훨씬 많습니다. 이전에는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보고 들으면서 아이들이 만나는 세상은 전에 비해 훨씬 넓어졌습니다. 하지만 아직 유튜브에는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너무 많잖아요.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약사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유튜브를 시작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이전에는 접할 수 없었던 양질의 콘텐츠들이 늘어나고 많이 소비되는 그런 선순환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Q. 유튜버이자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무언가를 할 때 행복을 느끼는 게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작은 일이라도 괜찮으니 조금씩 관련된 활동을 시작해보세요.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행복을 만드는 활동에 빠져보는 거죠. 어린이 여러분 모두 자신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되기 바랍니다. 2019-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