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미술에 관심 있는 중3을 위한 '미대 입시의 ABC'

‘실기 · 내신 · 수능’ 준비를 위한 자기 관리법

오미정 리포터 2021-10-06


중3들의 고입 시즌이 성큼 다가왔다. 게임, AR ·VR, 메타버스 등 디지털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미술 전공을 고민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미대 진학을 저울질하는 중학생들이 알아야 할 점을 짚어봤다.


 미술 전공자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미대 출신들은 어릴 때부터 관찰력, 표현력 등의 실기 역량이 우수하다보니 픽사, 디즈니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진출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대, 홍대, 국민대는 ‘미대의 스카이’로 꼽히며 많은 학생들이 선망한다. 하지만 미대를 목표로 한 중3 학생들이라면 입시 현실부터 냉정하게 살피며 진학 로드맵을 세워야 한다.


미대 입시 이해하기

중학생들이 미술 전공으로 진로를 결정하기 전 체크리스트가 있다. “공부에 흥미가 없고 특히 수학을 싫어하는데 그림은 제법 잘 그려 미대를 생각한다는 상담 문의를 자주 받습니다. 허나 미대 진학을 위해서는 고교 3년 동안 교과 공부와 실기 준비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 시간 관리 능력이 필요합니다. ‘미대에 꼭 가야겠다’는 절실한 내적 동기가 없으면 중도에 꺾이기 쉽습니다”라고 30년 동안 미술교사로 미대 입시 최전선에서 학생들을 지도했고 오금고 미술반의 토대를 닦은 유장열 <미대 입시 64>의 저자는 말한다.

 우선 미대 입시 제도부터 꼼꼼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2022대입에서 미술계열 수시와 정시 모집 정원 비율은 57:43이다. 수시와 정시 정원이 엇비슷하기 때문에 총 9번의 지원 기회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목표로 삼은 대학에 합격을 위해서는 고교 3년 동안 수능, 내신 성적, 실기 실력까지 3종 세트를 빈틈없이 관리해야 한다. 상당수 미대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서울대, 홍대, 국민대, 이대, 성대 등 상위권 미술 대학 합격을 위해서는 내신 2.5등급 이내에 들어야 한다.

 수시에서 실기 경쟁률은 약 20~80:1에 달할 만큼 치열하며 창의력, 표현력, 화면 구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미술은 타고난 재능도 중요하지만 그림 훈련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야 실력으로 발휘된다. 다른 학생들이 수학 공부에 시간을 쏟는 만큼 매일 4시간씩 미술 실기에 집중해야 한다.


미술 실기 역량 체크하기

미술에 재능이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30년 동안 입시를 지도한 정종욱 무한미술학원 원장은 “사물을 관찰하는 힘, 대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형태력으로 미술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림 공부는 기초가 중요하다. 외워서 그리는 그림은 독이 되므로 사물을 관찰하는 훈련부터 인물, 정물, 풍경 등을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미술 대학별로 실기 평가에서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 다릅니다. 가령 서울대 실기는 상당히 까다롭고 창의성이 좋은 학생들에게 유리합니다. 그림 실력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독서를 통해 배경 지식이 뒷받침 되어야 이해할 수 있는 문제가 꽤 나옵니다. 본인의 실기 강점을 파악한 후 유리한 미술 대학군을 추려 밀도 있게 준비해야 합니다”라고 유 저자는 덧붙인다.


미대 진학을 위한 고교 선택법    

미대 진학을 목표로 한 중3들은 어느 고교로 진학할지 결정해야 한다. 중학 시절 일찍부터 예고, 미고를 준비한 학생이 아니라면 일반고 가운데 미대 진학에 유리한 고교를 선택해야 한다.  

 별도의 미술반을 운영하는 일반고는 미술 수업 단위수가 많고 전공 연계 활동이 다양하므로 유리하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운영중인 고교 간 공유 캠퍼스 프로그램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송파 지역에서는 현재 오금고가 미술반을 운영중이다.

 이 외 일반고는 미술교사의 미대 입시 진학 지도 경험의 편차가 큰 게 현실이다. 입시 지도 노하우가 풍부하며 생기부 관리부터 교내 미술 프로그램 알차게 운영하는 고교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희망 고교의 미대 진학률과 학교에서 진행하는 미술 프로그램, 면학 분위기를 알아보고 졸업생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는 등 사전 발품이 필요하다.

 “정부의 학생부 간소화 방침에 따라 학생의 장점이 도드라지는 교과 세특과 내신 성적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각 과목에서 배운 내용과 미술에 대한 본인의 지식, 관심사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하지요. 가령 한국사의 구석기 시대 단원에서는 구석기 유물의 지리적 분포도와 특징,사회문화적 배경, 중국과의 교류까지 폭넓게 연계할 수 있습니다. 미대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건 고교 3년 동안 힘들어도 버텨낼 수 있는 마음 자세와 창의력의 토대가 되는 꾸준한 독서입니다. 서울대 미대 합격생들의 공통점을 꼽으라면 2~3주 단기 목표 중심으로 생활한다는 점입니다. ‘내일부터 해야지’가 아니라 오늘의 계획은 바로 실천하는 시간 축적의 힘이 쌓여 성과를 냅니다. 마치 하루살이처럼 사는 거지요”라고 유장열 저자는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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