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드는 AI와 로봇, 빠르게 바뀌는 디지털 세상은 빛과 그림자를 모두 지닌 양날의 검처럼 우리 곁에 머문다. ‘미래는 다 와있다. 다만 고르게 분포하지 않는다’는 작가의 말처럼 IT 분야 지식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공교육 현장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보교사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컴퓨터교육을 전공한 권종익 서울인공지능고 교사는 임용고시를 거쳐 교사가 됐다. 서울로봇고, 잠실중을 거쳐 2024년부터 서울인공지능고에서 AI컴퓨터과 부장을 맡고 있는 9년차 교사다.
중학생을 대상으로한 보편적인 디지털 교육과 AI분야 쪽으로 진로를 정한 고교생을 위한 심화 교육을 두루 경험한 주인공이다. 서울시교육청 하이잡하이유혁신교사단에서 활동하고 MS, 아마존 등 IT 기업과 연계한 교사 연구회 모임에도 여러 곳 참여하며 디지털 교육 변화 흐름에 촉을 바짝 세우며 새로운 신기술 배움을 이어가는 중이다.
Q. 현장에서 경험한 중고생들의 IT 지식, 활용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함께 자란 세대이지만 IT 활용 격차가 큽니다. 컴퓨터 자판 타자를 잘 못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아요. 데스크스탑 PC 사용이 낯선 학생도 있고 코딩, 프로그래밍 실력도 편차가 크죠. 스마트 기기에 많이 노출되는 것과 컴퓨터를 잘 다룬다는 것은 다릅니다.
중학교 정보교과는 1년 동안 주 1회 수업에서 2022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주 2회로 늘어납니다. 사회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죠. 중학교 교육 과정에선 기초적인 코딩을 가르칩니다. 게다가 어릴 때부터 스크래치, 엔트리 등 블록코딩을 익힌 학생이 많아 코딩의 기본 개념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응용 능력’은 더 길러야 해요. 배운 걸 활용해 응용해야 지식으로 쌓입니다. 중학교 과정에서 캐릭터가 동화책 읽어주는 식의 기본 코딩은 학교에서 많이 배워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캐릭터에 움직임을 주는 등 다채롭게 응용해 보는 걸 추천해요. 블록코딩으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스스로 직접 해봐야 코딩에 대한 흥미, 실력이 늘어요. 열 시간 꼬박 집중해 ‘자기 작품’을 만들어 본 학생과 수업시간에 배운 것만 따라 한 학생은 배움의 깊이가 다르다는 걸 현장에서 피부로 느낍니다.
Q. IT 분야에 관심있는 초중학생들은 단계별로 역량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IT 쪽에 관심이 생겼다면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게 좋아요. 보통 C언어, 파이썬, 자바 스크립트 중 본인이 관심있는 걸로 선택하면 됩니다. AI의 코딩 실력이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지만 프로그래밍 언어를 알고 있으면 AI를 보다 전문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ITQ, 정보처리사, 코딩 등 IT분야 자격증을 따면서 자기 실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방법도 추천합니다.
IT 분야 진로를 생각하고 있다면 시간 여유가 있을 때 각종 정보 올림피아드대회나 아이디어대회에 참여하면 실력이 업그레이드됩니다. 크든 작든 프로젝트의 시작과 마무리를 팀 작업으로 진행하면 팀원끼리 서로 배우며 실력이 성장합니다.
잠실중에서 정보교사로 근무할 때 IT 동아리를 지도했어요. 아마존의 웹서비스를 보여주고 인공지능이 뭔지를 경험하게 했더니 학생들이 흥미와 관심도가 쑥 올라갔어요. IT업계의 현장 체험이 동기부여가 많이 되더군요.
이렇게 익힌 실력은 고교 진학 후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수학, 과학 등의 탐구보고서를 쓸 때 코딩을 결합한 융합적 접근이 가능하니 당연히 돋보이는 학생부를 만들 수 있습니다.
AI배우는 공교육 교사들
권 교사는 빠르게 변하는 AI 분야를 집중적 지도하기 위해 2024년 서울인공지능고로 옮겼다. AI컴퓨터과에서 인공지능 분야 소프트웨어를 구현하고 이에 필요한 데이터 가공과 응용프로그램을 가르친다. 고가의 자율주행자동차 실습 장비까지 갖춘 덕분에 이론과 실습을 균형있게 지도하며 교사로서의 경험치와 전문성을 확장하는 중이다. 지도한 학생들이 지난 1년 간 SK하인슈타인대회, 로봇 콘테스트인 WCRW대회 등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면서 지도 교사로서 보람이 크다.
인공지능 분야는 변화 속도가 빠른 분야라 교사도, 학생도 꾸준한 배움으로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학생들은 코딩하면서 미적분의 원리를 깨우고 확률이 기반이 된 암호학을 이해합니다. 신기술의 집합체인 자율주행차도 원리를 이해하고 직접 작동해 본 학생이 앞서갈 수밖에 없죠, 교사 스터디 모임에서는 AI, 코딩 등에 관심이 많은 여러 학교 다양한 과목의 교사들이 참여합니다.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AI코스웨어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수업에 활용한 에듀테크 경험담을 사례 발표하며 교사들 스스로 역량을 키워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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