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7일 주엽동 한양문고 갤러리한에서는 사진전 오프닝 행사를 겸한 신간 출간기념 북 콘서트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날의 주인공은 고양시에서 오랫동안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진행해온 ‘뭘이런걸닷컴’ 대표이자 예술 감독인 손덕기씨. 고양시 두레치과 원장 황선범 대표와 함께 10년째 ‘두레콘서트’를 이어오고 있는 손 감독은 그동안 틈틈이 찍은 사진과 글을 엮어 『틈, 틈이 보이는 세상』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사진제공 손덕기 예술감독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기록, 매일 아침 지인들과 공감 나눠
지난 2009년부터 매월 한 차례씩 진행해온 두레콘서트는 110여 회의 공연을 이어오며 고양시 대표 문화공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재능기부 나눔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 공헌 의미가 큰 이런 공연이 11년째 지속적으로 이어온 것은 두레치과 황선범 원장의 지속적인 후원과 손덕기 예술감독의 탁월한 기획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지속적인 재능기부 나눔 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한 공로로 지난 해 경기도지사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두레콘서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살리기 프로젝트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손 감독은 최근 또 일을(?) 냈다. 그동안 손 감독은 아침마다 틈틈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에 일상 속 이야기들을 〈THE끼〉에 담아 지인들에게 보냈다. “스마트폰을 손에 쥔 이후로 지나치는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자는 생각에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이런 글들을 함께 공유하고자 제 이름덕기에서 창안한 ‘THE끼’라는 이름으로 매일 아침 지인 70명에게 보냈고 또 SNS에도 올렸죠. 그런데 예상외로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최근엔 하루 3,000여 명 정도 보시고 항상 답글을 주시는 분도 계십니다.”
사진과 글 모두 틈틈이 작업한 것이어서 책 제목도 『틈, 틈이 보이는 세상』이다. 손 감독의 오랜 지인이자 적극적으로 출판을 제안한 개그맨 이홍렬 씨는 출판기념회에서 “나이 든 사람들이 보내는 충고 글과 달리 그의 글은 따듯하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가슴에 남는 글들”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씨의 말대로 책 속에 담긴 글은 짧지만 손 감독 특유의 위트와 해학이 빛난다. 처음에는 슬며시 웃음이 났다가 다시 곱씹어보게 되는 반전, 그의 지인들은 그의 재기 넘치는 글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를 권했고 그에 힘입어 『틈, 틈이 보이는 세상』을 펴내게 됐다.
짧은 글 속에 담긴 위트와 반전
『틈, 틈이 보이는 세상』에 담긴 글에는 제목과 마침표가 없다. 이유는 사진을 보고 글을 읽는 시각을 제한하지 않고 독자들의 감정을 지배하지 않겠다는 손 감독의 생각에서다. 책 속에 담은 100여 점의 흑백사진도 예사롭지 않다. 알고 보니 손 감독은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했고 일본대학 예술학부로 유학을 가서 사진학을 공부했단다. 그의 졸업 작품인 ‘신주쿠의 외인부대’는 외국인 불법 체류자들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대학 도서관에 영구 보관 중이라고 한다. 한국일보 동경주재 기사로 6년간 역사현장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우연한 기회에 에이전트 일을 하게 돼 한국 스포츠에이전트 1호로서 조성민, 정민철, 선동렬 등 당시 최고의 야구선수들을 일본 프로야구단에 입단시키기도 했다. 또 일본을 기반으로 활동하다보니 한국문화 전도사로 최초의 한류 잡지를 만들기도 했고 한국 가수들을 일본에 소개하는 콘서트를 기획하기도 했다. 20여 년 일본에서 살다 귀국 후 고양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공연기획으로 지저스아트홀, 두레콘서트, 손덕기의 쉼콘서트 예술감독으로 활동했으며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운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을 위한 프로젝트로 식당이나 카페로 직접 찾아가는 공연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최정상까지 올라가 큰 성공도 맛보았고, 더 이상 내려갈 곳 없는 맨 밑바닥까지 내려 가보았다는 손 감독은 그동안 50여개의 직업을 거쳐 왔다고 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도 항상 꿈꾸고 도전의 끈을 놓지 않는 열정, 『틈, 틈이 보이는 세상』은 끼 많은 만년 청년 손덕기의 ‘스마트 폰으로 찍은 스마트하지 않은 세상’에 대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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