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한이나 미적분의 개념이 어려웠나요?
극한과 미적분은 무한대와 무한소라는 개념에 대해서 생각하는 과정이다. 많은 숫자를 무한대로 더하는 것은 아무리 최첨단을 달리는 컴퓨터가 있어도 실행할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수천 년 동안 수퍼 컴퓨터로도 할 수 없는 일을 학생들은 1분 안에 해내야 한다.
예를 들면, 시간의 끝까지 계속 이어지는 다음과 같은 덧셈의 합은 무엇인가?
그리고 우주 끝까지 한없이 계속 이어지는 다음과 같은 덧셈의 합은 무엇인가?
첫 번째 덧셈은 영원이 지나도록 끝까지 더해야지만 다 더하고 나면 1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만약, 중간에 멈춘다면 이 덧셈은 1보다 작은 숫자가 나온다. 두 번째 덧셈의 경우 모든 숫자를 더하면 무한대가 나온다. 하지만 그 중간 어디에선가 멈춘다면 합은 무한대가 아닌 숫자가 나오고 영원히 더해야만 무한대로 간다. 우리는 이런 무한대 뒤의 결과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와 같은 덧셈 문제들은 직접 계산으로는 절대로 답을 구할 수 없다. (Mathematica와 같은 소프트웨어로 이러한 문제들을 풀 수 있지만 덧셈을 해서 합을 구하지 않고 논리로 답을 얻는다.)
그렇다면 고등학생의 연약한 두뇌로 이와 같은 계산을 하라고 하는가?
그 대답이 바로 추상적인 사고 능력이다. 우리의 두뇌는 무한대와 그 넘어서까지 상상할 수 있으며 “추상” 또는 “사고력”을 통해서 이와 같은 문제를 푼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력을 담당하는 두뇌는 숫자를 더하는 두뇌와 확실히 구분된다. 수학은 추상의 학문이지 계산의 학문이 아니다. 고급수학 교재를 보면 숫자는 점점 없어진다. 수학은 위로 올라갈수록 산수를 떠나 추상적인 학문이 된다. 이 단계에서 계산기는 무용해지며 이 과목들을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이해”를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암기식 학습이 통하지 않게 되고 수학공식을 암기하여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들은 이 때부터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다. 이 수준이 되면 수학공식과 개념들이 너무 많아져서 더 이상 단순한 기억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일관되고 통합적인 추상이 없으면 이 모든 수학공식, 이론, 방정식, 토픽 등은 서로 뒤섞여서 혼란만 가져온다. 수학적인 사고방식을 마스터해야지만 전체를 이해할 수 있으며 이 많은 공식과 이론들이 서로 보완해주기 시작해 한 가지를 잊더라도 다른 공식이 대답을 주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이처럼 통달한 상태에 이르지 않고서는 학생은 계속 수학의 암흑 속에서 헤매게 될 것이다.
하지만 고등학교 수학에 나오는 모든 추상적인 개념은 모두 구체적인 예로 설명이 가능하다. 이 수준에서 수학을 잘 가르치는 선생이란 이 추상적 개념을 적절한 구체적인 예로 연결시켜주는 선생님이다. 하나의 예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 다른 적절한 예를 다양하게 계속 연결시켜주는 선생을 만나야 한다. 그래서 추상적인 개념이 구체적인 상황으로 제대로 이해되었을 때 학생들의 반응은 “네 알겠습니다”가 아닌 “아! 이게 그런 말이였어요?”이다. 추상이 구체화 될 때 안개가 걷히고 수학이라는 땅의 지형이 확실히 보이게 된다. 일단 지형이 보이면 더 이상 길을 외워서 걷는 것이 아니라 보고서 가게 되니 뛰어가도 돌아가도 혼동되지 않고 정확히 목적지에 갈 수 있는 것이다. 함정에 빠지는 일도 절대로 없다. 똑 같은 문제를 놓고 가장 쉬운 식으로 풀어버리는 마음의 여유까지 생기게 된다. 그리고 배우면 배울수록 길을 많이 알게 되는 것이니 모든 수학 문제가 점점 더 쉬워지고 푸는 방법도 다양해져 가장 빠른 지름길을 자유자재로 선택하는 여유까지 생기게 된다. 한마디로 수학에 도사가 되는 것이다.
이 경지까지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다. ‘유일한 방법’이다. 과거의 우수한 수학자들 보면 다들 독학하고 깨우치고 했는데 그들은 우리와 같은 환경이 아니였음을 알아야 한다. 과거의 수학자들은 대입 준비하느라 운동, 음악, 봉사활동에 시간 다 보내고 짧은 시간내에 수학을 배워야 하는 환경에 살지 않았다. 팔방미인이 아니면 명문대 입학이 어려운 이 현실에 시간이 8배로 늘지 않는 한 팔방미인이 된다는 것은 모든 면을 팔분의 일 시간에 배워야 하는 것이다. 팔분의 일 시간에 모든 내용을 함축하고 연결시켜 팔분의 일 시간 내에 “아하, 그렇구나!”하고 이해를 하도록 유도해주는 선생이 필요한 현실이다.
모든 선생과 학생에게도 궁합이라는 것이 있다. 잘 가르친다는 소문만 믿지 말고 학생이 직접 배운 후에 평가하도록 해야한다. 좋은 선생은 학생이 가장 잘 알아본다.
신도열 강사
A10(에이텐)수학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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