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점과 대형서점의 강세로 하나둘씩 문을 닫았던 동네서점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용인 수지 동천동 주택가 구석에 위치한 ‘우주소년 책방’. 책방지기 박우현 대표를 만나러 간 날, 마침 책방에서는 작은 강연회가 열리고 있었다.
“처음부터 책방을 열 생각은 아니었어요. 아이를 이우학교에 보내면서 수지로 이사하고 사무실도 이전했죠. 지역 커뮤니티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다채로운 공간으로 활용했습니다.”
박 대표는 도서정가제가 실현된 2014년 정식 서점으로 전환했다고 한다. 현재 이곳은 서점이자 인문학 소통 공간이면서 책방지기가 손수 내려주는 커피가 맛있는 카페이기도 하고, 끊임없이 인문학 콘텐츠가 샘솟는 기획사이자 출판사이기도 하다.
“대형서점은 너무 방대해서 소비자들이 압도당해요. 추천 도서는 광고, 판촉용일뿐이죠. 그래서 독자들이 자기에게 맞는 책을 고르기 어려워합니다. 저희는 서점 주인과 손님이 대면하는 책방이죠. 책이 안 팔리거나 망하면 제가 사야하니까 제가 좋아하는 책들을 주로 주문합니다.”
책을 팔기보다는 책 읽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 책방지기 박 대표의 소탈한 웃음에서 인문학자적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박 대표는 커피 교양서인 ‘커피는 원래 쓰다’란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최근 출판·도서업계의 불황이 계속되면서 대형서점들이 서점을 도서관처럼 꾸미는 것이 붐이다. 사람이 머물면서 책을 읽고 싶어야 책을 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주소년 책방’은 대형서점보다 규모는 작지만 그 역할에 있어 더 강한 서점이다.
이날 방문객들이 박 대표에게 책 추천을 청했다. 박 대표는 오늘 막 도착한 책 꾸러미 포장을 뜯더니 즉석에서 책에 대한 설명과 대화를 이어나갔다. 박 대표가 이날 권한 책은 서명숙의 ‘영초언니’, 김영하의 ‘오직 두 사람’,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그 공간, 그 순간의 공기는 절로 책을 읽고 사고 싶게 만들었다.
위 치 용인시 수지구 수풍로 127번길 5
문 의 031-276-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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