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핸드폰에 문제가 생겨 수내동에 들렀다가 새로 생긴 꽃집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전날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새하얀 물안개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고 있던 터라 분홍빛 물안개를 보고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수내동 금산프라자 1층에 자리한 ‘팔레트 드 제니’는 올해 5월 오픈한 아담한 꽃가게로 양지마을, 파크타운, 푸른마을 인근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색감과 소재의 식물들이 유독 눈에 띈다. ‘팔레트 드 제니’의 서제니 플로리스트는 싱가포르에서 플로리스트로 활동하다가 작년 귀국했단다.
“초록빛의 꽃이라던가, 아예 꽃이 아닌 듯한 소재들을 섞은 ‘식물다발’이라던가, 흔히 보시지 못한 색감의 생화 꽃다발과 소재를 믹스 매치하는 것을 좋아해요. 꽃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지나가시다가 매장 안으로 들어오셔서 영국풍도 프랑스풍도 아닌 이런 느낌의 꽃집은 처음 봤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팔레트 드 제니는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시중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식물들을 만날 수 있고, 다양한 화기와 그린 인테리어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나름 플로리스트의 안목과 개성, 연륜이 녹아든 매장임에도 정자동이나 판교 인근의 플로리스트들의 꽃집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에 기분이 좋다.
“꽃다발 사전 제작 및 판매, 화분, 드라이플라워, 각종 파티 꽃 장식도 하고 있고요. 주중 오전과 저녁, 두 번에 걸쳐 주부들과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수업, 토요일에 진행하는 원데이 클래스도 진행됩니다. 이번 여름 클래스에서는 하이테리쿰, 아스틸베 등을 사용한 플라워박스, 꽃이 없는 부케스타일의 식물다발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꽃을 구경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주방 창가, 거실 테이블 위에 새로운 색을 입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한 초록의 말린 안개꽃과 향이 진한 야생화 화분을 들고 나오며 오랜만에 느끼는 설렘에 기분이 야릇했다.
위 치 분당구 수내동 63-1 금산프라자 106호
문 의 031-604-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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