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레스토랑 ‘몰토베네’ 이수복 & 권은경 부부]

더디더라도 천천히 고향 파주에서 자리 잡고 싶어요~

이난숙 리포터 2017-05-11

지난해 1월 미국식 베이킹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아내와 이탈리아 요리를 하는 남편이 파주 금촌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열었다. 이탈리아어로 ‘아주 좋다’는 뜻을 지닌 ‘몰토베네’가 바로 그곳이다. ALMA요리학교와 CIA 출신 유학파인 젊고 유능한 부부 셰프가 문을 연 곳이라는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몰토베네’가 들어선 곳이 의외의 장소(?)라 더욱 화제가 됐다. 이곳의 주인장은 동갑내기 부부 이수복(35세), 권은경(35세)씨다.



셰프 남편과 파티시에 아내의 옹골진 꿈의 공간 ‘몰토베네’
금촌역 앞 중심가 상권에 섬처럼 들어앉은 몰토베네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대로변 빌딩에 위치해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2층에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소문을 듣고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홍대나 가로수 길에 있음직한 분위기 좋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사실 이것 하나만으로 일부러 찾아오기엔 지리적으로 유리한 조건이 아니다. 하지만 이곳이 블로거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이유가 있다. 파주 금촌이 고향인 쉐프 남편과 파티시에 아내가 옹골진 꿈을 품고 파스타와 피자 등 이탈리안 요리부터 달콤한 후식까지 남다른 맛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외부의 복잡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아늑하고 조용한 실내에 아기자기한 빈티지 소품이 눈길을 끄는 몰토베네.
이곳의 주인장 부부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고등학교까지 동창이며 미국과 호주, 이탈리아에서 공부한 유학파다. 몰토베네는 부부 외에 사촌동생 김경민 셰프도 함께 하고 있다. 금촌에 문을 열겠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작지만 길게 해보자고 다짐했다는 권은경씨. “초창기 비용을 줄이고 일정하고 충실한 맛을 내려면 스태프들의 호흡이 중요한데 주방도, 홀 서빙도, 경영도 셋이 함께 하는 패밀리 비즈니스라는 것이 큰 힘이 됐죠.”라고 한다. 


작지만 천천히 길게 가보자~
유치원부터 사귄 것은 아니고 제가 혼자 좋아했었죠.(웃음). 그러다 아내가 중학교 때 일산으로 전학을 가게 됐고 그후에 저도 고등학교를 일산으로 진학했는데 그곳에서 아내를 다시 만났어요. 그래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동창이 된 거죠.” 그렇게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유년시절 친구를 만나 반갑다는 정도로 지내다 각자 대학에 진학하게 됐고 유학을 마친 후 우연히 모임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고 한다.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우연치 않게 분야는 다르지만 요리 관련 공부를 했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말이 통했죠. 그러다 보니 자주 만나게 되었고 결혼까지 하게 됐어요.”
남편은 미국과 호주에서, 아내는 미국에서 요리를 공부했다는 것 외에 공통점은 또 있다. 바로 두 사람의 일을 묵묵히 지원해주는 든든한 부모님이 있다는 것. “양가 부모님 모두 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던 응원해주신다는 점이 큰 힘이죠. 저희 둘 다 요리를 한다고 했을 때 반대를 할 법도 한데 부모님들은 어릴 때부터 저희들이 좋아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지지한다는 주의세요. 덕분에 요리를 배우러 유학을 갈 수 있었고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게 해주셨죠. 그런 부모님의 고향이자 저희 고향인 금촌에 자리 잡고자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요?”



일부러 찾아오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만들고 싶어~
“몰토베네가 참 의외의 장소에 있다는 분들이 많아요.(웃음)” 부부의 말대로 유명 연예인들 못지않게 지상파, 케이블 모든 채널에서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며 인기를 끌어 젊은이들에게 또 다른 선망의 직업으로 등장한 셰프라는 직업. 여기에 실력 있는 유학파 부부가 문을 연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자리 잡은 곳이 ‘금촌’이라고 하면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할 터. 이탈리안 요리로 승부를 걸어볼 만한 여건을 다 갖추었지만 금촌에 뿌리를 박고자 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두 사람의 고향인 파주, 그중에서도 금촌에도 이렇게 근사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옹골진 야심 때문이다.
“외국에서 공부를 하면서 저희가 느낀 것이 있어요. 유럽이나 미국에는 마을마다 맛 집이 있고 또 그런 곳을 일부러 찾아가 맛을 즐기는 문화가 부러웠어요. 귀국하고 레스토랑을 열고자 마음먹었을 때 주변 헤이리나 운정, 교하까지 가지 않아도 금촌에도 일부러 찾아오고 싶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죠. ‘몰토베네’가 내 친구와 이웃들에게 소박한 시골 맛이 느껴지는 이태리 홈 메이드 음식을 전할 수 있는 그런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


금촌 ‘몰토베네’를 지키기 위해 합정동에 제2의 ‘몰토베네’ 오픈
몰토베네에서는 시칠리아나, 해산물 토마토, 라구, 감베라 비스큐, 알리오 올리오, 봉골레 프리마베라 등 그날그날 들여온 해물 등 신선한 식재료와 링귀니면의 쫄깃한 식감이 어우러진 다양한 파스타와 보리의 탱글탱글 씹히는 식감이 일품인 리조또, 피자 등 정통 이탈리안 요리와 아내 권은경씨의 달콤한 후식을 만날 수 있다.  
몰토베네만의 차별화된 맛으로 조금씩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딱 이 크기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양”이라는 부부는 앞으로도 매장을 크게 늘일 생각은 없다고 한다. “손님이 많으면 이익이야 많겠지만 우리 부부와 동생 이렇게 셋이 요리하고 서빙 할 수 있는 만큼만 정성을 다하고 싶어요.”
요즘 부부는 5월 중순 쯤 합정동 당인리 발전소 앞에 제2의 ‘몰토베네’를 오픈하기 위한 준비로 바쁘다. 이렇게 제2의 몰토베네를 오픈하는 것 또한 금촌의 ‘몰토베네’를 지키기 위한 일이라는 부부. “금촌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자리 잡는 데는 시간이 걸릴 거예요. 그래서 느리더라도 천천히 가고자 마음먹었지만 오래 버티려면 아무래도 수익성을 생각 안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여기보다 상권이 좋은 곳에 ‘몰토베네’를 열어 그곳에서 돈을 좀 벌어 금촌 몰토베네를 지키자는 것이 저희 생각이에요.”
그렇다고 합정동 ‘몰토베네’가 돈을 아주 많이 벌어들일 만큼 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매장이 크면 남의 손을 빌려야하기 때문에 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테이블 8~9개 정도의 ‘딱’ 그 정도라고 한다. “저희는 금촌 몰토베네를 길게 유지할 수 있는 그 정도만 되면 만족합니다.” 나이답지 않은 옹골찬 뚝심이 참 예쁜 부부, 그들의 꿈을 힘차게 응원한다. ‘몰토베네’는 파주시 금촌동 중앙로 322-1번지 2층에 있으며 주차장은 금촌역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문의 070-7755-36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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