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가득한 시기라 나무에 귀를 대면 물오르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날씨 좋은 주말, 차 밀리는 나들이 대신 여유로운 늦잠에 가볍게 나서는 동네 산행은 누가 봐도 옳은 선택이다.
도시의 편리함과 자연의 쾌적함이 어우러진 분당·용인만큼 동네 산 부자가 또 있을까?
분당용인내일신문 리포터들이 추천하는 동네 산행코스와 산행 맛집으로 보람찬 주말을 설계해보시길.
판교공원에서 금토산 마당바위까지 왕복 2시간 30분 코스
판교청소년수련관 옆 판교공원에는 성남시 향토문화재 제6호인 연성군 이곤 묘비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금토산 마당바위까지 약 2km, 국사봉까지 6km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마당바위까지는 완만한 경사의 숲길로 등산로 중간 중간 쉼터가 조성되어 있으며 팔배나무, 갈참나무, 개암나무, 신갈나무, 리기다소나무 등 수목이 군집되어 있는며 곳곳에 특징을 표로 매달아 놓아 어린이 생태학습에도 좋다. 큰 누각 전망대를 지나면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나오는데 이 숲길을 지나 동판교와 서판교, 분당 일대까지 조망되는 455평의 마당바위를 만나게 된다.
마당바위에서 신선바위를 지나 영운정사, 낙생초등학교, 판교동 주민센터 등 여러 방면으로 내려올 수 있는데 판교도서관 쪽으로 내려오면 가격대와 취향에 맞게 다양한 맛집들이 보석같이 콕콕 박혀있다. 어린이와 2시간 30분 정도 가벼운 산행 후 얼마 전 리모델링한 ‘단지국수’에서 깔끔한 국물 맛이 일품인 잔치국수에 메밀전병과 주먹밥을 곁들이면 가벼운 산행 후 출출한 속을 달래기에 그만이다.
코스가이드
▶걷는 시간 : 2시간 30분
▶코스 : 판교공원 연성군 이곤 묘비터~금토산 마당바위~판교도서관
▶맛집 : 단지국수(분당구 판교동 619-13/031-8017-8383)
잔치(쌀)국수, 비빔(쌀)국수, 주먹밥, 메밀전병
감성부엌(분당구 판교동 619-14/031-8017-4068) 어묵김밥, 떡볶이
죽전에서 법화산 자락 단국대 야외음악당까지 2시간 코스
독정초 담벼락 사이 등산로 입구에서 제법 경사가 있는 산길이 우측 한성CC와 나란히 이어진다. 짧지만 강렬한 오름에 살짝 땀을 비치고 운동기구 쉼터에서 잠시 쉰 후 편안한 능선길로 직진하면 동백-죽전 고속화도로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를 거쳐 한국미술관 쪽으로 하산할 수 있다. 이날은 쉼터에서 500미터 전진하다가 왼쪽의 오솔길을 선택했는데, 눈에 잘 띄지 않아 이정표를 달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길 따라 하산하면 다소 산만한 마을 어귀와 주택이 나타나는데, 길목마다 왼쪽을 선택하면 법화산 등산로 입구를 만나고, 곧 성종의 계비인 정현황후의 어머니 연안 부부인 전씨 묘가 나타난다. 큰 봉분에 가묘에다 비석까지 범상치 않다. 편안한 경사와 능선을 타고 3km 쯤 오르면 용인천주교묘지가 나타나면서 법화산 정상의 정경을 만끽할 수 있다.
정상의 운동기구 쉼터에서 휴식을 취한 후 죽전야외음악당 방향으로 2.8km 하산하는데, 갈림길에서 왼쪽은 단국대 캠퍼스로, 오른쪽은 야외음악당으로 이어진다. 산행 후 단국대 주변의 풍성한 먹거리를 접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주말 산행이 없다.
코스가이드
▶걷는 시간 : 2시간
▶코스 : 독정초~한성CC 산~법화산 입구~용인천주교묘지~단국대 죽전야외음악당
▶맛집 : 고수찜닭(수지구 죽전로 168번길 19/031-897-8020) 안동식 찜닭
쓰부(용인시 수지구 죽전로 168번길 29/031-897-2323)
중식당, 1인분 일품요리, 직접 빚은 만두
샛별중학교에서 불곡산 정상 정자까지 왕복 2시간 코스
수내동 샛별중학교 정문 옆 오른쪽 길로 올라서면 각종 운동기구가 마련된 체육공원이 있다. 이곳에서부터 불곡산을 오르면 해발 312.9m 정상에 있는 정자까지 1시간이 소요된다. 불곡산의 등산로는 초반에 좀 가파르다 싶지만 지친다 싶을 때마다 벤치나 정자가 나오고 군데군데 쉼터가 있다. 얼음이 없는 계절에는 등산화 없이 운동화로도 가볍게 오를 수 있어 초보자에게도 적당한 산이다. 그런데 동네 뒷산이라고 가볍게 생각하며 오를 때마다 놀라는 점이 있다. 아열대 우림처럼 울창한 숲과 다양한 등산 코스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분당에서부터 광주까지 넓게 퍼져 있어 능선을 따라 탐험하는 기분이다. 특히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산행을 하면 숲에서 뭐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오싹함마저 드는 울창함이 자랑이다.
광주 태재고개까지 등산로가 길게 연결되므로 자신의 적당한 운동량 선에서 하산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정상에 있는 정자 가까이에 가면 파라솔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2,000원을 내면 고추장 찍은 멸치를 곁들여 막걸리 한 잔도 마실 수 있다. 정자에는 잠시 머무르며 읽을 수 있는 책과 잡지도 마련되어 있다.
코스가이드
▶걷는 시간 : 2시간
▶코스 : 샛별중학교 옆 공원~불곡산 정자~발이봉남로 16번길
▶맛집
산촌버섯매운탕(분당구 발이봉남로 15번길 2/031-717-1455)
버섯칼국수, 해물샤브칼국수, 소고기샤브칼국수
김명진보리밥해장국(분당구 발이봉남로 6/ 031-716-8077)
선지해장국, 명진보리밥, 왕조개해장국, 감자탕
원터골 입구에서 청계산 옥녀봉까지 왕복 2시간 코스
신분당선 청계산 입구 역 2번 출구로 나오거나 네비게이션에 청계산 원터골 입구 공용주차장을 찍고 가면 원터골 입구 표시석을 찾을 수 있다. 여기서부터 옥녀봉까지 오르는데 딱 1시간. 투덜이 사춘기 아이와도 등산을 함께 할 수 있는 초단거리 등산코스다. 차를 가지고 왔다면 식당을 미리 골라놓고 그 식당에 주차를 한 뒤 내려와서 식사를 하면 주차료를 절약할 수 있다.
원터골 입구에서 이어지는 울긋불긋 등산객 행렬은 주말에는 끝이 없다. 산 경치보다 앞사람 뒤꿈치를 밟지 않기 위해 땅을 보며 걷게 되는 경우가 허다할 정도이다. 터널처럼 생긴 원터골 연결통로 안에서는 시골 장터처럼 직접 키운 작물들을 들고 나와 노점을 하고 있는 아주머니들을 만날 수 있다. 오르는 길에는 등산하며 먹을 수 있는 오이나 계란을 사고 내려오면서 저녁 찬거리를 사가면 좋다.
통로를 나오면 온갖 등산복 브랜드 매장이 도로 양 옆으로 자리하고 있다. 등산용품 지름신이 내린 남편을 끌고 재빨리 등산로에 접어든다. 등산로 초반에는 돌계단이 나와 좀 힘들지만 약수터를 지나고 나면 이내 야자매트 길이 나온다. 가뿐하게 이름도 기이한 해발 375m 옥녀봉을 찍고 내려올 수 있다. 내려와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이면 등산용품 못 샀던 남편의 서운함도 눈 녹듯 사라진다.
코스가이드
▶걷는 시간 : 2시간
▶코스 : 원터골 입구~청계산 옥녀봉~원터골 입구
▶맛집 : 옛집 (서울시 서초구 원터 1길 8/ 02-576-6315)
옛날순두부, 생두부김치, 녹두전, 닭도리탕)
조선면옥 (서울시 서초구 원터 2길 2/ 02-2057-5526)
석쇠불고기, 냉면, 두부보쌈, 홍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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