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쿨렐레는 작은 기타처럼 생긴 현악기로 네 줄의 현이 있으며 19세기 포르투갈 이민자들이 하와이로 전해 하와이의 전통악기로 자리 잡았다. 오카리나는 19세기 후반 이탈리아인이 고안한 악기로 리코더와 같은 발음원리를 가지며 흙으로 구워 만든다. 두 악기가 모두 휴대가 용이하고 연주하기가 비교적 쉬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100년의 세월을 훌쩍 넘어 유럽도 하와이도 아닌 대한민국 용인시 기흥에서 우쿨렐레, 오카리나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매주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손과 입, 그리고 마음을 모은다.
삼십대도 오십대도 우쿨렐레 앞에선 모두 청춘
‘우애카’는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든 우쿨렐레와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동호회다. 용인에 살고 있거나 용인지역을 기반으로 생활하고 있는 서른 중반의 직장인들부터 올해 막 예순에 접어든 가정주부까지 10명의 인원이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에 용인·동백의 한 연습실에 모여서 연습을 한다.
“올해 7월에 있을 단양 유기농 공동체 ‘산위의 마을’ ‘작은 음악회’에 연주할 곡들을 연습 중에 있다”고 밝힌 ‘우애카’의 배나영(용인 기흥구·34)씨는 우쿨렐레 연주 내내 한 발로 리듬을 맞추고 우쿨렐레를 신나게 쳐가며 멤버들과 화음을 맞췄다. 광교 신도시에서 온 장성란(56)씨 역시 쉰이 넘은 나이가 무색하게 우쿨렐레를 치는 손과 리듬을 맞추는 발에서 뿜어져 나오는 젊음의 열기가 뜨거웠다. 장 씨는 “혼자 노래 부르면서 우쿨렐레를 치는 것이 즐거워 2009년부터 시작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함께 연주하고 노래할 수 있어 기쁨이 배가 되었다”며 마치 아이처럼 신나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 반전 있는 오카리나 연주
우쿨렐레 연습 도중 자녀의 하교시간이 돼 잠깐 자리를 비웠다 다시 연습장으로 복귀한 정은선(용인 기흥구·35)씨는 “두 아이 키우면서 나만의 취미활동을 한다는 게 주부의 입장에서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제 첫째가 많이 커서 엄마가 악기를 연주할 수 있도록 동생도 봐 주고 여러 가지로 많이 도와준다”며 “첫째의 학교에 가서 악기로 재능기부를 했던 것이 효과를 본 듯하다”고 이야기했다.
우쿨렐레 연습이 끝나고 오카리나 연습이 시작되자 멤버들은 각자 파트별로 본인의 악기를 꺼내들기 시작했다. 가장 작은 소프라노C 오카리나부터 가장 큰 콘트라베이스 오카리나까지 고음에서 저음으로 7종의 오카리나를 잡고 각자가 맡은 음역 대를 맞춰보기 위해 ‘천개의 바람’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좀 전까지 신나게 흥겨웠던 우쿨렐레 합주와는 전혀 다른 청아한 소리가 연습실을 가득 메우며 분위기는 180도로 바뀐다. 악기에 맞춰 멤버들의 표정과 연주하는 느낌도 우쿨렐레를 연주하던 동일한 연주자라는 것이 헷갈릴 정도로 확 달라졌다.
저마다의 행복한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오카리나는 보통 음역 대가 좁아서 다양한 음역의 표현을 위해 음역별로 악기가 세분화되어 있어 합주하기 전 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 김윤아(용인 기흥구·49)씨는 “아들을 군대에 보내놓고 다시 잡은 오카리나를 통해 삶이 풍성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우애카’는 지난 2015년, 2016년 6월 제주 가시리 힐링콘서트에 참여하면서 공연도 하고 M.T도 치렀다. 올해 6월에도 참여할 예정으로 좋아하는 악기를 연주하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단다. 올해는 6월 제주 공연 전에 4월 통영국제프린지 공연도 예정되어 있어서 마음은 분주하지만 기대감도 크다고 한다.
10월에 있을 상해악기박람회에도 함께 참여할 예정이라며 올해 일정을 설레는 모습으로 이야기해주는 ‘우애카’의 멤버들. 그들의 모습에서 또 다른 행복한 삶의 유형을 마주한다.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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