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심으로 사는 한국인들. 그래서 흔히 사람들은 밥을 보약이라고 부른다. 밥은 시대 변천사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가난한 시절에 흰 쌀밥이 부의 상징코드였다면 건강식에 관심 많은 요즘에는 현미밥, 잡곡밥이 각광 받는다.
석촌호수 안쪽 도로에 자리 잡은 ‘오늘한밥’은 가게 이름 그대로 밥에 초점을 맞춘 식당이다. 식당 안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도정실이 눈길을 끈다. 손님상에 올리는 모든 밥은 도정기에서 직접 쌀을 도정한다. 이처럼 매일 번거로움을 감수하며 쌀을 즉석에서 도정하는 것은 건강한 밥상을 위해서다.
이곳에서는 오분도미 위주로 밥을 짓는다. 보통 흰쌀은 12도로 깎는데 여기서는 5도, 7도, 9도로 깎아 섞어서 사용한다.
오분도미는 현미를 살짝 도정한 것으로 영양소가 풍부한 건강밥이다. 쌀눈이 40% 이상 살아있고 일반 백미에 비해 식이섬유가 풍부한데다 열량이 낮고 포만감을 준다. 뿐만 아니라 아토피 피부염 개선과 해독 작용, 쾌변에도 도움을 준다.
여느 밥집과 다르게 실내는 세련되고 모던하게 꾸몄다. 흰색 벽과 심플한 조명등 나무테이블과 의자가 카페를 연상시킨다. 오픈키친이라 주방의 조리 과정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단체모임 손님이 오붓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별도 공간을 마련했다.
메뉴는 해산물, 육류, 야채를 중심으로 한 덮밥이 주류를 이룬다. 스테이크덮밥은 부드러운 스테이크와 어린 잎, 피망 등 각종 채소를 오분도미 밥 위에 듬뿍 올려 내놓는다. 전복밥에는 큼직큼직하게 썬 전복에 김 가루, 채소가 만나 색다른 식감을 선사한다. 연어덮밥은 잘 손질한 부드러운 연어와 향긋한 깻잎, 어린잎, 여기에 심심하게 조리한 간장소스가 곁들여진다.
중화밥도 인기가 좋다. 오징어와 돼지고기, 각종 채소에 짬뽕소스를 넣고 강한 불에 재빠르게 볶아내는데 매콤함에 불맛의 풍미가 더해진다. 문어밥은 산뜻한 느낌의 칠리소스나 고소하고 향이 진한 들깨소스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대패삼겹살과 고추장 소스를 넣고 철판에 볶은 덮밥, 간장새우덮밥, 간장소스에 달달 볶은 소고기 위에 파채를 부침하게 올린 파불고기밥, 채식주의자를 위한 통들깨 깻잎밥까지 취향대로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덮밥은 1인분씩 깔끔하게 세팅해서 내온다. 도자기 그릇과 나무 숟가락, 젓가락, 여기에 음식의 색 조화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쓴 주인장의 센스가 엿보인다.
밥에는 구수한 된장국과 김치, 여기에 어묵볶음 같은 반찬 한 가지가 곁들여진다. 다만 반찬의 맛과 가짓수는 아쉬움이 남는다.
덮밥과 함께 반주를 곁들이고 싶은 주당을 위해 안주 메뉴도 골고루 갖췄다. 얼큰하게 끓인 짬뽕탕, 바삭바삭한 감자채에 치즈, 베이컨을 얹은 감자전, 김치전, 고추장삼겹살 등이 있다.맥주는 호가든, 인디카IPA 등 10여종을 선보인다.
도정 후에 나온 미강가루는 별도로 포장해 필요한 손님들이 맘껏 가져갈 수 있도록 한 것도 이 집만의 특징. 미강가루는 된장찌개 끓일 때 넣으면 구수한 맛이 살아나며 밥을 지을 때 쌀 위에 뿌려도 좋다. 미용재료로도 유용하게 쓰인다. 폼클렌징에 미강가루를 조금 넣어 쓰면 피부 탄력에 좋다. 샴푸에 섞어 쓸 수도 있고 천연비누 재료로도 활용될 만큼 미강가루는 쓰임새가 많다.
매주 일요일은 휴무며 오후 3시부터 5시30분까지는 브레이크타임이다. 덮밥메뉴는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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