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하지현
펴낸곳 해냄
가격 19,800원
“살아가다 보면 트라우마가 될 만한 사건과 그로 인한 경험은 피하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마주치게 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희생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런 일이 일어났음을 받아들이고, 내 인생의 완벽무결함을 포기하며, 상처 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모든 위기를 성장과 새 출발의 기회라고 여겨 ‘새로운 정상’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가적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가져온 세월호 사고 이후로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노력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상한 성격도 병이다
저 사람은 왜 저런 행동을 할까? 요즘처럼 인간의 정신세계에 대해 궁금한 적이 없었다. 동생의 서재에서 발견한 <정신의학의 탄생>을 읽어 내려간 이유다. 이 책은 대학병원 전문의로 환자를 치료하는 저자가 정신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고자 쓴 책이다. 보편적인 질문을 통해 200년 정신의학의 역사적 사실을 쉽게 풀어썼다.
눈길을 사로잡은 챕터는 인격 장애를 다룬 것. 한 개인의 내적 경험이나 행동이 문화적 기대에서 상당히 벗어난 채 인지, 감정, 대인관계, 충동 조절 중 2가지 영역 이상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현대적 의미의 인격 장애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광범위한 삶의 영역에서 일관되고 부적절한 판단과 감정, 대인관계를 보일 때 그 사람의 인격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인격 장애는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자신을 구성하는 본질의 일부이기에 불편하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자아에 잘 어울린다고 여긴다는 점이다. 즉, 자신이 타인에게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불편해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치료를 통해 변해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책을 읽기 전 가졌던 궁금증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지만 가슴은 답답해졌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 국민들은 이미 그 치료법을 찾은 듯하다. 인간에 대한 기본 신뢰를 흔들어놓은 인재의 후유증으로부터 벗어나 이미 새 출발을 향해 나섰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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