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참 무색해졌다. 과외, 학원을 무한반복하며 순회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학생 스스로 학습에 대한 의지력 보다는 학원을 많이 다니면 모든 것이 저절로 이루어 질 것 같은 막연한 보상심리를 엿볼 수 있다. 공부는 원래 방법이나 비법 보다 ‘스스로’ ‘앉아서’ ‘해결해 보려는’ ‘학습에 대한 의지’없이는 절대 최상위권에 도달할 수가 없다. 그런 면에서 더 이상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렵다는 말에 동의하고 싶지 않다. 어디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나 환경이 문제겠는가? 일정 부분 좋은 환경이나 사교육 혜택이 촉매제는 될 수 있지만 그것이 전부가 될 수는 없다. 학습에 대한 내구성은 학생의 행동의식 속에서 만들어 진다.
독학자습, ‘스스로’ ‘앉아서’ ‘공부하는 행위’의 적은 학원도 과외도 아니다. 작게는 무엇을 어떻게 스스로 해야 할지에 대한 막막함이고 크게는 학생의 무기력함이다. 이런 것을 해결하지 않고 외부적인 환경 개선만을 시도해 봤자 매번 새로움만 있을 뿐이다. 오랫동안 앉아있을 수 있는 엉덩이 힘, 학습 지구력, 그리고 모르는 것을 알아내겠다는 의지력이 어우러져 숙성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많은 부모님과 학생들은 이러한 문제점은 인식하지 못한 채 또다시 원인을 분석하고 학원을 순회하거나 과외로 전향하면서 새로운 대안을 끊임없이 찾는다.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기르는 것은 신세계의 교육 패러다임이 아닌 학습의 본질이다. 소위 말하는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들을 조사해보면 학원이나 과외 등의 방법론적인 과정, 공부에 대한 재능도 있지만 치열하게 ‘알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떻게 역경을 극복했는지 찾아볼 수가 있다. 11월이면 어느덧 한 학기가 마무리 되어 가면서 저마다 ‘예비’학년으로 진급 준비를 갖추게 된다. 이번 겨울 방학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학습 의지력을 갖춰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예비중, 예비고 학생들은 선행학습에 집착하기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당부하고 싶다. 반드시 자기 자신만의 개념노트를 만들어서 개념에 대한 완벽한 학습이 체화가 되어야 하는데 개념은 문자고 문제를 풀고 답을 낼 때는 숫자이다. 다시 말하면 문자에 대한 해석을 한 후(수학적 용어에 대한 이해) 문제를 풀 때는 문자로 풀지 말아야 한다. 체화된 개념을 이용하고 적용해야 한다. 문제를 읽고 어떤 개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을 때까지 개념공부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 한 권을 끝내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어떤 책을 몇 개월 만에 끝냈느냐는 더 이상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여러 유형의 문제들을 접하면서 어떤 개념이 어떤 식으로 쓰였는지 풀이과정에도 순서가 있다. 한 권의 문제집을 선정한 후 제대로 알 때까지 반복해서 푸는 것이 좋다. 기초 초석을 잘 닦아놓아야 심화학습도 가능하다.
진짜 실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문제를 풀어야 하고 문제가 어렵다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빠른 선행학습의 여부로 아이들의 레벨을 판가름 하는 방법은 훗날 수학이 나를 배신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김수미 원장
그수학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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