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전 카페거리에는 브런치 파는 카페만 있다? 아니다.
골목골목마다 밥 먹을 만한 괜찮은 식당들이 있어 식사 겸 산책 나서기가 좋다.
그 중에서 아끼는 곳인 일본 가정식집 ‘요루히루’.
회 중심의 일식집과는 다른 느낌인데,
일본의 가정집에서 먹는 것 같은 정갈한 음식이 한 상차림으로 나오는 곳이다.
일본 골목에서 만난 식당 같은 느낌
‘요루히루’는 ‘밤과 낮, 주야로 끊임없이’라는 뜻인데, 점심 약속에도 좋고, 이른 저녁 가족과 밥을 먹기에도 좋으며, 밤이면 술 한 잔 하기에도 좋은 곳이라 상호명이 꽤나 어울린다. 그런데 알고 보니 주인장이 키우는 고양이 두 마리의 이름이란다.
거리를 걷다보면 단정하고 소박한 일본 가정집 같은 외관이 나타나는데, 입구는 작은 정원처럼 꾸며져 있다. 진짜 일본의 골목에서 만난 식당 같아 호기심을 끄는데, 실내에 들어서면 나무 위주의 창살 인테리어도 일본풍이다. 크지 않은 내부 구석구석 테이블 어느 자리에 앉아도 아늑하고, 신발을 벗어야하는 다다미식 좌석은 길게 연결되어 있어 들어가 앉기가 좀 불편하지만 분위기는 독특하다. 반 오픈 형태의 주방은 창살을 통해 주방장이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원구 주방장이 추천하는 일본 가정식 대표 메뉴는 돼지고기 숙주볶음과 쇼가야끼(돼지고기 생강구이)이다.
“일본에 직접 가서 가정식 요리를 경험해본 뒤 메뉴를 구성했고요, 히로정식의 경우 손님께 음식을 드시는 기쁨을 드리기 위해 매일 반찬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 그릇 음식을 선호하는 추세라 큰 밥그릇에 여러 가지 재료를 얹는 일본식 덮밥도 인기인데요, 건강을 생각하는 집밥이 되도록 덮밥 재료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죠.”
점심 스페셜 히루정식은 매일 반찬 바뀌어
‘요루히루’의 메뉴는 8가지의 정식, 10가지의 덮밥, 14가지의 초밥, 10가지의 마끼, 4가지의 튀김과 4가지의 샐러드, 메인 요리로 삼기 좋은 9가지 단품요리와 술안주 하기 좋은 사시미, 해산물 위주의 일품요리까지 다양하다. 그런데 이 다양한 메뉴가 골고루 맛과 퀄리티가 좋아 그 어느 메뉴를 시켜도 실패할 확률이 적다.
가벼운 점심이라면 덮밥도 좋지만, ‘요루히루’의 다양한 맛을 샘플로 맛보고 싶다면 점심(오전 11시~ 오후 3시) 스페셜인 히루정식을 추천한다. 이 집의 정식은 일식집처럼 코스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일본식 한상 차림이다. 작은 종지에 조금씩 담아 나오는 반찬들이 소꿉장난처럼 귀여운데, 이 많은 그릇을 설거지 하려면 참 번거롭겠다는 주부심이 절로 나온다. 혼밥으로 히루정식을 시키기는 좀 민망하지만 취재를 위해 용기를 내보았다.
오늘의 히루정식은 데리야끼 소스와 버섯으로 볶은 알밥에 홍합탕, 사시미 3점과 튀김 2점, 연어계란구이와 가자미조림, 함박스테이크 작은 조각, 타코 와사비에 명란계란말이, 카레맛 나는 멸치볶음에 나물과 피클, 과일 후식까지 오밀조밀 알차고 건강한 느낌이다. 소꿉장난 같은 종지의 반찬들을 다 집어 먹다보니 굉장히 배가 부른데, 느끼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아 좋았다.
낮이나 밤이나 주문하기 좋은 메뉴 가득
생선구이 정식에는 생선이 두 마리 나오는데, 생선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정식에 나온 회의 퀄리티나 초밥의 맛으로 미루어 보건데 회정식도 괜찮을 듯한데 가격이 3만 원 이상이다. 우동정식, 가츠정식, 함바꾸정식은 아기들에게도 먹일만한 메뉴가 많아서 이른 저녁에는 가족단위 식사 손님도 많다. 다양한 덮밥 중에 연어, 광어, 참치, 생멍게와 와다 등 회덮밥 종류가 다양한데, 밥 위에 덮인 회 양이 푸짐해 가격이 아깝지 않다는 반응이다,
원래 반주를 즐겨하지 않는데, 일본 여행을 가면 꼭 식사에 비루(맥주) 1잔을 곁들이게 된다. 한국에 돌아오면 일본식 식당에 가도 그 습관이 없어지는데, ‘요루히루’에 저녁을 먹으러 가면 맥주를 시키게 된다. 게다가 이 집 생맥주가 웬만한 치킨집 생맥주보다 맛있다. 대표 메뉴인 돼지고기 숙주볶음에 시원한 생맥주 한 잔 들이키면 여기가 일본인지 한국인지 잠시 착각이 든다.
밤에는 술을 마시러 오는 손님도 많은데, 안주 맛이 그저 그런 이자카야 보다는 낫겠다 싶다. 밥집이니 음식에 쏟는 정성이나 솜씨가 술집의 안주솜씨보다 더 정직하고 돋보일 것이다. 다음에는 반주 말고 술 한 잔 하러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위치 용인시 기흥구 죽전로 15번길 15-6
(죽전 카페거리 내 위치) 발렛파킹 가능
문의 031-889-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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