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소울 푸드 중 하나인 떡볶이. 엄마가 된 후 가장 기다렸던 것 중 하나는 아이와 함께 뜨거운 즉석 떡볶이를 사이좋게 하나씩 콕콕 찍어 호호 불며 먹는 것이었다. 입에 쏙 넣고 둘이 눈 마주쳐가며 먹을 그날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엄마가 된 지 10년이 된 어느 날, 정자동 우성상가 2층에 위치한 ‘소소한 떡볶이’에서 그 감격적인 순간을 맞았다면 너무 거창한가.
기본 떡에 어묵과 각종 야채를 넣고 특제 떡볶이 소스와 육수를 부어 전골냄비에 제공되는 즉석 떡볶이는 외관상 특별히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점은 없다. 라면, 쫄면 등 각종 면을 추가로 주문할 수 있고, 계란, 치즈, 만두, 참치, 돈가스 등 인근 중·고등학교 청소년들이 좋아할 만한 든든한 사리가 포진해 있다. 기본 재료로 제공되는 떡과 어묵 등을 기호에 따라 가감할 수 있어 마치 집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 먹듯이 떡볶이 전골냄비 안의 재료를 마음껏 구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눈에 띈다.
따끈한 밥 위에 김 가루, 마요네즈, 단무지, 참기름, 깨소금을 뿌려 일회용 장갑을 끼고 직접 만들어 먹는 주먹밥, 아래층에 위치한 ‘소소한 식빵’에서 공수 받은 식빵 위에 양송이버섯과 베이컨을 듬뿍 넣고 고소한 크림소스를 부은 크림 식빵도 눈에 띈다. 떡볶이의 매운 맛을 잡아주는 역할도 하면서 간식 개념의 떡볶이를 영양 균형을 고루 맞춘 한 끼 식사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물론 제일 환상의 궁합은 떡을 건져 먹고 알맞게 졸은 떡볶이 양념 국물에 밥과 잘게 다진 야채 넣고 볶아먹는 볶음밥일 것이다.
떡볶이를 호기롭게 먹던 아들은 결국 중간에 육수를 한 번 더 추가해야했고 얼음 가득 담긴 음료수를 받고 나서야 자기 몫으로 덜어 놓은 접시를 깨끗이 비울 수 있었다. 그래도 소소한 추억 하나는 만들었으니 아들과의 즉석 떡볶이 첫 시도는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위 치 분당구 내정로 55 우성상가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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