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로록호로록~ 어느덧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석촌역 부근 먹자골목에 자리 잡은 이랑칼국수는 가성비 좋은 칼국수 맛집으로 입소문 났다.
칼국수 하나만큼은 제대로 올리겠다는 주인장의 자부심이 메뉴 하나하나 마다 녹아있다. 식당 메뉴는 칼국수 장르에 집중했다. 닭한마리칼국수, 바지락칼국수, 얼큰칼국수, 들깨수제비, 들깨옹심이까지 입맛대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이집이 입소문난 비결은 바로 닭한마리 칼국수 때문. 칼국수 1인분에 메뉴 이름 그대로 닭 한 마리를 통째로 넣었다. 칼국수 한 그릇으로 야무지게 몸보신 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남자 손님들 사이에 인기가 좋다.
보들보들한 닭고기를 찍어먹을 수 있도록 심심하게 간을 한 특제 간장에 고춧가루, 부추가 곁들여진 소스가 고기 맛을 살려준다.
쫄깃쫄깃한 면발은 이 집의 트레이드 마크. 칼국수 면을 미리 준비해 놓지 않고 주문과 동시에 면을 뽑기 때문에 면발이 부드러우면서 탄력 있다. 그 대신 면을 새로 뽑아서 끓이는 대기 시간은 감안해야 한다.
꼼꼼하게 해감한 바지락으로 시원한 육수를 낸 바지락칼국수는 이 집의 스테디셀러 메뉴다. 매콤한 국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얼큰칼국수를 추천한다. 감칠맛 나는 바지락 육수에 고추장을 풀고 청양고추를 곱게 다져 매콤한 맛을 더해서 김 가루 솔솔 뿌려 내온다. 얼큰한 국물이 속을 개운하게 풀어준다.
들깨수제비도 제대로 국물 맛을 낸다. 오메가3가 풍부한 들깨는 피부미용, 노화방지,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가 좋은 건강 식재료다. 들깨를 곱게 갈아 육수를 넣고 보글보글 끓여낸 수제비는 고소하면서 구수한 맛이 난다. 얄팍하게 떼어낸 수제비 역시 쫄깃쫄깃하며 들깨의 향긋한 맛이 우러난 육수와 어울림이 좋다. 수제비 대신 감자옹심이를 선택하면 별식으로 즐길 수 있다.
칼국수 맛을 살려주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게 김치 맛. 매콤하게 무쳐낸 겉절이 배추김치와 심심하게 담근 열무김치를 접시에 덜어먹을 수 있도록 작은 옹기그릇에 담아낸다.
칼국수를 주문하면 보리밥이 함께 나온다. 칼국수가 끓는 동안 구수한 보리밥에다 고추장, 참기름, 열무김치를 기호대로 넣고 쓱쓱 비벼 먹는다.
곁들여 먹는 메뉴로는 메밀전병, 왕만두가 있다. 전은 부쳐서 바로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법. 메밀전병은 주문 동시에 바로바로 부쳐내기 때문에 메밀 특유의 구수한 맛이 살아있으면서 맛깔스럽다. 김치를 곱게 다져 당면 넣고 양념한 전병소도 알차다. 왕만두 맛은 평범한 편이다. 칼국수 외에는 닭볶음탕과 푹 삶은 닭한마리를 선보인다.
아담한 식당 내부는 소박하게 꾸며놓았다. 특히 오픈 주방이라 정갈하게 정리정돈된 주방 내부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요리사들의 모습을 손님들에게 모두 공개한다.
이랑칼국수는 신천역 부근에서 8년 동안 칼국수 맛집으로 인기몰이하다 지난해 석촌역 부근으로 이전했다. 늘 식당을 지키며 메뉴 주문과 밑반찬을 챙기는 주인장은 칼국수 맛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하다.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며 일요일은 휴무. 먹자골목 안쪽에 위치해 주차할 곳은 마땅치 않다. 석촌호수와 가깝기 때문에 식사 후 여유롭게 가을을 만끽하며 호수 주변을 호젓하게 산책하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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