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특집 기획 - 분당·용인에도 부는 한복입기 열풍]

지금은 아리따운 한복시대

지역 명소에서 한복 입고 사진 찍어 SNS에 공유하는 젊은이들

오은정 리포터 2016-09-13

전주에 당일치기 여행을 갔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젊은이들의 한복 물결이었다. 발길 닿는 곳마다 20대 초반 여성들 또는 젊은 커플들이 어여쁘게 한복을 차려입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엄마미소를 입가에 가득 담고 바라보았다. 분당·용인 지역에도 불어온 젊은이들의 한복입기 열풍과 그들의 문화를 취재해보았다.

어쩌다 20대 젊은이들이 한복에 열광하게 됐을까?
젊은이들의 한복입기 열풍이 흥미롭다. SK플래닛에서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온라인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한복’ 관련한 게시물 숫자가 자그마치 59만 8690건이었다고 한다. 2014년 같은 기간보다 5.7배 증가한 수치다. 젊은이들은 왜 갑자기 한복입기에 열광하게 되었을까?
지난 7~8년간 젊은이들은 서양에서 유래된 핼러윈데이 코스튬 문화를 받아들이며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특별한 의상을 차려입고 추억 만드는 것을 즐기게 됐다. 또한 SNS 확산으로 여행지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이 일상화 되면서 한국 전통 여행지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새로운 문화가 파생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한복입기 열풍은 서울의 경복궁까지 불었고, 이제는 전국 각지 전통 명소가 한복 촬영지로 각광받게 됐다. 이러한 수요에 따라 젊은이를 대상으로 한 한복 대여점도 많이 생겼다. 그런데 이들 한복 대여점은 기존의 행사(결혼, 돌잔치 등)용 고가 대여점과는 성격이 다르다. 시간당 저렴한 가격으로 젊은이들에게 한복을 빌려주고, 전통 한복 이외에도 생활한복부터 퓨전 패션 한복까지 다양한 디자인으로 젊은이들 취향에 가까이 접근하고 있다.  

#요즘 제일 예쁜 ‘구르미 그린 달빛’ 한복 커플
한복 커플 중 요즘 이들만큼 예쁜이들이 또 있을까? 조선시대 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효명세자 이영 역을 맡은 박보검과 내시 홍라온 역을 맡은 김유정은 꽃처럼 환한 한복 맵시를 뽐내고 있다. 최근 젊은이들의 한복입기 열풍을 더욱 뜨겁게 달굴  기세로 인기 상승 중이다. 


# 용인의 한복 투어 명소 - 한국민속촌
용인에 위치한 한국민속촌은 전국 각지에서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한복 투어 명소이다. 한복 상하의를 모두 입고 입장하면 12월 31일까지 자유이용권을 12,000원으로 할인해주는데다가 최근 재미있는 캐릭터들의 활약으로 방문객이 급증해 주말이면 한복을 입고 다니는 입장객들로 붐빈다. 미처 한복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은 민속촌 안에 있는 한복 대여 포토 숍을 이용할 수 있는데 10분에 4,000원이다.  



# 한복대여점 ‘이리데’
한국민속촌에 입장하기 전에 한복을 대여하고 싶다면 근처 한복대여점 ‘이리데’를 찾아가보자. 한복을 전공한 젊은 대표 이윤정씨가 자체 제작한 한복 위주로 대여하며 경복궁 점과 한국민속촌 점을 운영하고 있다. 기본 세트 4시간 대여는 20,000원 하루 대여는 25,000원이며, 아기자기한 소품이나 특수 한복은 추가 비용이 있다.
‘이리데’에서 한복을 빌린 차한솔(20), 강은구(25) 커플은 “특별한 추억을 남기기 위해 충남 보령에서 큰 맘 먹고 휴가를 내 한국민속촌을 방문했어요”라고 수줍게 말했다.



# 분당 중앙공원, 율동공원과 잘 어울리는 생활한복
분당 중앙공원과 율동공원에서 어여쁜 생활한복을 입고 촬영한 조아영(25·성남시 금광동)씨는 어릴 때부터 한복을 좋아했다고 한다.
“저만의 개성을 살리면서 평소에도 한복을 편하게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가끔 직장에도 입고 나가요. 요즘은 다들 예쁘다며 자신들도 입어보고 싶다고 하죠. 우리 주변 공원도 한복과 잘 어울린답니다.”



# ‘제1회 수원한복축제’에서 만난 젊은이들
지난 9월 3~4일(토, 일) 양일간 수원 인계동 나혜석거리에서 제1회 수원한복축제가 열렸다. 이번 한복축제는 한복진흥센터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비영리단체 ‘경기청년공동체 이음’의 청년회원들이 직접 준비했다. 양일에 걸쳐 한복체험 부스, 한복사진전, 판소리·택견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됐다. 학생, 직장인, 이웃주민, 장애인 등 일반인들이 한복 모델로 참여한 한복 스트리트 런웨이 패션쇼가 인상적이었다.



# ‘행궁낭자’ 하혜정 대표 미니 인터뷰‘행궁낭자’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화성과 한복을 알리고 싶은 청년 하혜정(30·수원 행궁동)씨가 창업한 1인 청년창업기업으로 수원 화성행궁 앞에 위치한 한복대여점이다. 하 대표는 경기청년공동체 ‘이음’의 대표이기도 한데, 다양한 재주를 가진 청년들과 함께 이번 수원한복축제를 준비했다. 행궁낭자 한복은 패션 한복, 캐릭터 한복, 퓨전식 개량 한복 등 차별화된 자체 디자인으로 젊은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하 대표는 “행궁낭자가 유명해지는 바람에 수원의 명소인 화성행궁, 방화수류정, 중국식 정원 월화원 등이 많이 SNS로 소개되어 좋습니다”라며 “최근 부는 한복 열풍이 전통 지키기 의미보다는 한복이 하나의 패션으로 인정받고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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