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디지털 교과서인가?]
2018년부터 초·중학교에 디지털 교과서 전면 보급
분당 ‘샛별중학교’ 공개수업 사례로 미리 살펴보는 디지털 교과서의 활용도
지난달 26일 분당 샛별중학교 정문에는 ‘선진 스마트교육 수업참관 및 연수’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대구 논공중, 경기 조양중, 서울 한영중 교사진들과 디지털교과서협회,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등 디지털 교육 프로젝트 관계자를 위한 디지털교과서 활용시범 공개수업이 열렸기 때문이다.
디지털 교과서 전면 확대 교육부 발표에 학부모들 우려의 시선
그로부터 사흘 뒤인 지난달 29일 교육부는 2018년부터 초·중학교에 디지털 교과서를 전면 보급키로 한다는 내용의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초·중등학교 디지털 교과서 국·검정 구분(안)」을 최종 확정·고시했다. 이에 따르면 2년 후인 2018년부터 초등학교 3, 4학년과 중학교 1학년은 사회, 과학, 영어 교과를 디지털 교과서로 배우게 된다. 또한 영어교과는 고등학교까지 디지털교과서를 확대 사용하게 된다.
교육부의 디지털 교과서 확대 고시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은 뜨겁다. 수업 중 디지털기기 사용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섞인 댓글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지난 2년간 디지털 교과서 연구학교로서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수업모델 연구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으며 학부모들의 우려를 씻은 샛별중학교의 공개수업 사례를 살펴보며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교사진과 학부모들의 우려와 궁금증을 풀어본다.
디지털 교과서는 그저 도구일 뿐, 교사의 교수법이 훨씬 중요하다
샛별중학교에서 공개수업을 했던 교과는 사회와 과학. 같은 시간에 두 교실에서 동시에 공개수업이 진행됐다. 학생 한 명마다 스마트 기기 한 개씩이 주어진 수업 환경이었다.
‘세포’를 주제로 수업을 했던 양선환 수석교사는 수업 후 이어진 교사연수를 통해 “디지털 교과서는 수업을 위한 도구일 뿐”이라며 “수업을 이끌어가는 교사의 교수법이 디지털 교과서의 콘텐츠나 기기 사양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디지털 교과서와 오프라인 교재를 적절히 배합한 수업 구성이 더욱 효율적”이라며 “활동 중심의 수업으로 구성해 오프라인 수업이 재밌어야 디지털 교과서 활용도가 더욱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날 과학수업에서는 양 교사가 미리 전자현미경에 준비해놓은 양파세포 파레트를 학생들이 태블릿으로 촬영하고 이를 인터넷에서 찾은 세포 이미지와 비교 관찰하며 활동지에 그림을 그려보도록 해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었다. 또한 미토콘드리아의 역할에 대한 동영상을 찾아보고 각자 짝꿍에게 그 내용을 설명하도록 하는 등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면 바로 오프라인 활동과 연계되도록 꼼꼼하게 구성한 것을 볼 수 있었다.
교사가 미리 준비하고 기기 조작에 익숙해져야 한다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다보면 학생이나 교사의 조작 미숙 등으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날 과학수업에서도 와이파이 구축이 잘 된 교실에서 스마트 펜이 장착된 최신 태블릿을 이용해 수업했지만 동시에 동영상 접속을 하자 일부 학생들은 접속이 원활치 않아 데이터를 사용해서 접속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2013년도에 구입한 태블릿을 사용해 수업을 했던 사회 수업에서는 온라인 접속이 더 더디기도 했다.
그러나 양 교사는 “수업의 진행상황과 변수들을 미리 예측해보고 학생들의 자료 검색이 보다 원활하도록 교사가 링크를 설정해두고 QR코드 등을 활용해 검색하도록 하면 시간활용을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스마트 기기 조작에 능숙한 학생들을 이끌어 이런 문제 상황을 해결하려면 교사가 기기 조작에 보다 익숙해지도록 미리 배우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교과서는 학생중심 수업의 구현체
지리수업이 진행됐던 사회교과는 여러 가지 부주제 중에서 학생 각자가 이를 선택하고 탐구하는 자기주도형 수업이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해 진행됐다. 학생들은 박찬정 연구부장교사가 미리 준비해 놓은 거꾸로 교실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서 관련 강의 영상을 보거나 에듀넷의 관련 자료를 찾고 VR(가상현실) 기기를 활용해 지역탐사를 하는 등 각자의 탐구 학습을 마친 뒤 그 결과를 학우들과 발표를 통해 공유했다.
박 교사 역시 다양한 오프라인 활동지를 준비해 학생들이 어떤 영역을 선택하더라도 온라인과 연계된 오프라인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했다.
“디지털 교과서는 학생이 스스로 검색하고 학습하며 자신의 이해도와 역량에 맞는 진도설정과 복습이 가능하도록 한다”며 “교과서로만 진행되는 강의식 수업에서 학생들은 수동적일 수밖에 없지만 활동 중심의 디지털 교과 수업에서는 학생이 주도적인 학습자 중심의 수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역기능에 대비한 제어 가능, 학생 자정 능력도 길러져
이날 공개수업을 참관했던 디지털 교과서협회의 오옥태 사무총장은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스마트 기기로 유해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게임을 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시지만 수업에 사용되는 디지털 교과서 기기는 유해 사이트와 앱을 차단하도록 관리되며 유투브처럼 차단이 불가한 경우에는 이용시간 제한 설정을 통해 학생들이 기기를 바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김재은 책임연구원은 “2015년 디지털 교과서 연구학교 학생 대상 실태조사에 따르면 스마트 기기 중독 위험군 비율이 11.3%로 오히려 일반적인 청소년 위험군 비율 29.2%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이는 스마트 기기를 바르게 활용하는 방법이 수업 현장에서 지도되었을 때 오히려 역기능은 저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한 스마트교육 및 디지털 교과서 활용의 역기능 우려에 따른 기기 중독, 뇌기능, 사회성, 시력 등에 대한 다각도의 검증 결과, 기기 독이나 사회성, 시력 저하 등도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2018년 새로운 디지털 교과서, 어떤 모습일까?
교육부가 디지털 교과 구분 고시를 통해 밝히는 2018년도형 디지털 교과서는 창의융합형 인재양성을 위한 질 높은 학습자 중심의 디지털 교과서이다. ‘구체적이고 쉽게 구현하는 교과서’, ‘학습자 중심의 수준별 학습이 가능한 교과서’, 'VR(가상현실) 또는 AR(증강현실) 등 첨단 멀티미디어 활용 기법을 접목한 실감형 교과서’를 표방하고 있다. 또한 학습자의 수준을 진단해 수준별 학습이 가능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진단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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