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사람들 , 우리마을 예술학교

“마을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이 성장하고 어르신들은 삶의 질을 높여요”

박선 리포터 2021-03-25

 코로나 시대 마을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문을 걸어 잠그고 사람들과 눈 마주치는 것도 무섭기만 하다. 그래도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은 살아있고 남을 돕는 마음도 아직은 남아있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양천구 마을 공동체 ‘우리마을 예술학교’는 마을 안에서 문제를 찾고 함께 해결해 나가는 활동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내가 사는 마을을 더 살기 좋게 바꾸면서 나도 함께 성장하고 있는 ‘우리마을 예술학교’를 찾아 마을 살리기 활동의 신나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우리 마을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기쁨 

우리마을 예술학교 모임은 김성대 강서고등학교 교사로부터 시작됐다. 아이가 생기고 나면서부터 아이들이 놀만 한 곳을 마을에서 찾기 시작했고 부모들과 커뮤니티 모임을 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모임이 올해로 10년 차가 된다. 모임은 학부모, 교사,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회원은 30여 명 정도 되고 파주와 강서 양천 두 곳에서 마을 활동이 이뤄지는데 합치면 전체 회원은 130명 정도 된다.

마을에서 문제를 찾고 해결해 나가는 활동을 하고 있으며 2개의 동아리로 나누어 보다 세부적인 문제들을 논의하고 실행하고 있다. 작년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작년은 마침 6.25 전쟁 70주년이 되고 6.15 남북 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해라는 의미가 있어 회원들 간에 거리 두기를 하면서 파주출판도시부터 오두산통일전망대까지 평화 걷기 행사를 했다. 호응이 좋은 의미 있는 활동이었는데 매해 진행할 계획이다.


동생아 같이 놀자~ 

늘어가는 청소년 범죄에 대한 뉴스를 접하다가 동네에서 마음껏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의견이 나왔다. ‘동생아 같이놀자’동아리는 동네에서 형, 누나, 언니, 오빠와 함께 놀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외 공간을 많이 이용한 활동으로 진행했다.

회원들이 모두 출동해 산에 오르며 자연생태 활동을 주로 진행했다. 작년 하반기에는 목4동 정목놀이터에서 동네 아이들과 함께 생태 활동을 진행했다. 자연을 알며 악기를 연주하기도 하고 동네 틈새 공간을 찾아 밀을 심는 활동도 했다. 마을에서 형, 오빠, 동생을 부르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마을이 변했던 시간이 행복한 기억으로 회원들에게 남아있다.



도시재생동아리-학생들의 손으로 마을을 바꿔보자 

도시재생 동아리는 건축, 미술, 디자인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마을을 바꿔보자는 의견을 내면서 시작되었다. 작년 목4동 골목길에 안전 문제가 제기돼 회원들과 골목길 재생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모았다. 서울시 골목길 재생사업에 양천구가 선정된 시점이라서 회원들과 3개월 동안 조사한 보고서를 양천구청 도시재생과에 전달, 협의한 건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다. 회원들은 골목의 전신주에 그림을 그려보자는 의견을 내고 다양한 그림들을 그렸는데 마을 어르신들이 마을이 밝아졌다고 좋아하셨다.

작년 하반기에는 목동실버복지 문화센터와 협력해 골목길 재생형 시민 누리 공간 활성화 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 김성대 교사는 학교에서 고교학점제 수업을 진행했다. “건축 일반 수업을 공유캠퍼스로 이웃 학교 학생들과 함께 진행했어요. 고교학점제 건축 수업에서 우리마을 예술학교의 도시재생 동아리 활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마을 교육 과정이고 삶의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라고 말한다.



마을과 학교의 경계를 허무는 활동을 계획 

우리마을 예술학교 모임은 올해 5인에서 10인 이내의 모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 온라인 화상회의와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려고 하는 중이다. 마을에 필요한 것, 마을에서 문제를 찾고 해결해 나가는 활동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주변을 살피며 성장하고 어르신들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강서, 양천 지역에서 우리마을 예술학교 활동에 관심 있는 학부모, 학생, 교사는 언제라도 환영하며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미니인터뷰>


김성대 강서고 교사


마을이 곧 학교이고 학교가 곧 마을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시험은 인생의 하나의 과정일 뿐인데 끝처럼 대하는 것이 아쉬워요. 인생에서 좋은 경험을 하고 성장해 나가는 활동이 마을이라고 생각해요. 마을공동체 활동을 통해 성장하고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챙겨나가는 교육이 마을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표민 강서고 2학년


회원들과 마을학교에 참여하면서 전신주에 그림도 그리고 골목 재생 보고서를 양천구에 전달하는 활동한 게 기억에 남아요. 나의 작은 활동이 마을과 세상에 따뜻함을 전달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강주희 우장초 교사


좋은 생각, 좋은 행동, 좋은 어른들과 함께하는 아이들을 보며 엄마들은 마을의 필요를 더욱 깊이 깨달아요. 아이들은 새로운 활동들을 하며 즐겁고 계속되는 만남으로 행복했어요. 학교와 교사, 엄마들이 함께하며 다양성이 숨 쉬는 마을학교를 만들어가요.


정지후 우장초 4학년


학교는 다르지만 자주 만나서 친해지고 대화가 잘 되는 동생들과 활동하는 게 좋아요. 매번 새로운 활동을 하는 것도 신나고 재밌어요. 코로나 때문에 주말마다 만나던 걸 못하게 되니 허전해요. 다시 편하게 만나서 활동하고 싶어요. 재밌는 우리마을 예술학교를 우리 학교 친구들에게도 소개할래요.


김정은 화곡4동


코로나 상황에 학교생활이 이렇게 힘들고 어려웠던 적이 있었나 싶게 등교 몇 번 하지도 못한 우리 아이들에게 단비와 같은 활동이었어요. 씨앗을 배우고 흙을 만지고 땅을 고르고 직접 파종하면서 우리 보리와 밀에 싹을 기다리며 생소한 다육식물 이름을 외우며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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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 리포터 ninano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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