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장기화 되며 여기저기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조금씩 일상이 회복되는가 싶었는데 다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장되며 사람들로 하여금 무력감과 실망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날씨까지 활동하기 좋은 날이 이어지고 있다보니 자유롭지 못한 바깥 활동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이런 이웃들에게 음악을 통해 위로와 격려, 응원을 전하고자 자신의 재능을 발휘한 사람들이 있다. 의왕시 백운호수 주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코로나로 지친 이웃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으로 위로를 건내기 위해 ‘산책길 콘서트’를 열었다. 어떤 음악회였는지 알아보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들러 음악을 즐긴 ‘산책길 음악회’ 현장을 다녀왔다.
백운호수 주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재능기부로 음악회 열려
지난주 토요일 오후 5시, 백운호수초등학교 옆 어울공원 중앙공연장에서는 의미있는 행사인 ‘산책길 콘서트’가 열렸다. ‘산책길 콘서트’는 이 동네 아파트 단지 주민들로 구성된 실내악 연주단이 코로나로 지친 이웃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마련한 재능기부 음악회다.
비올라, 바이올린, 피아노,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로 구성된 연주단은 이번 콘서트를 위해 ‘다올아리아’라는 이름으로 실내악단까지 꾸렸다. ‘다올아리아’ 멤버들은 백운호수 주변 아파트 주민들로 평소 음악적 관심으로 알고 지내던 이웃 사이. 모든 구성원이 악기를 전공하거나 프로 연주자로 활동하는 전문가들로 음악적 수준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이들이 ‘다올아리아’라는 이름으로 모여 연주하는 첫 공연이 이번 ‘산책길 콘서트’인 것이다.
다올아리아의 피아니스트 차수진씨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 이웃들과 좋은 음악을 함께 들으며 위로받고 힘을 내고 싶었다”며 “이런 취지에 공감해준 이웃들이 연주자로 기꺼이 나서주었고, 입주자대표회의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줘 뜻깊은 음악회를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산책길 콘서트’는 오후 5시부터 한 시간이 좀 넘게 진행됐다. 엘가의 ‘사랑의 인사’를 비롯해 캐논, 동물사육제 등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이 관객의 마음을 울렸다. 또한, 동요와 애니메이션 주제곡, ‘벚꽃엔딩’과 ‘걱정말아요 그대’ 등 우리 귀에 익숙한 노래들도 함께 연주돼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 냈다.
특히, 특별 연주자로 초대된 유명 호른 연주자의 수준 높은 호른 연주와 보기 드문 콘트라베이스의 솔로곡 연주는 산책길 콘서트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진행된 음악회
이날 콘서트에는 많은 주민들이 나와 음악이 주는 즐거움을 누렸다. 무대 앞 벤치에 앉거나 주변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앉기도 하고, 무대 주변 산책길을 걷거나 좀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앉는 등 자유롭게 콘서트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어린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한 것도 눈에 띄었다. 또한, 공연장 바로 옆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발코니에 나와 음악회를 즐기기도 했다.
콘서트가 열린 어울공원에 나온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정 거리를 두고 앉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번 콘서트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진행한다는 취지였기 때문에 이를 실천하며 이에 대한 공지도 수시로 이루어진 것.
음악회를 즐기던 한 시민은 “코로나로 영화나 공연 같은 문화생활을 아예 누리지 못했는데, 집 앞에서 아름답고 수준 높은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저절로 힐링이 된다”며 “백운밸리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음악을 들으니 감동이 더해지는 것 같고 코로나로 지쳤던 마음이 사라지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콘서트에는 김상돈 의왕시장과 장태환 경기도의회의원 등도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공연을 즐겼다. 다올아리아는 이번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에 힘입어 다음 공연에 대해서도 계획해 보겠다고 밝혔다. 멋진 음악회가 계속 이어져 코로나로 지치고 힘든 주민들이 큰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