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27일 오후 3시 서현동에 위치한 서현청소년수련관에서는 특별한 무대가 꾸며질 예정이다.
분당동과 서현동 일대에 사는 15명의 어린이들이 무대에 서는 주인공. 이들은 2년 전 같은 유치원에서 만났다.
이 어린이들의 엄마들은 올해 6월부터 주 2회 모여 합창, 리코더, 태권도 등 아이들에게 본인이 잘 가르칠 수 있는 것을 재능기부 형식으로 가르쳐왔다.
곧 있을 ‘그들만의 축제’를 앞두고 있는 그들을 만나보았다.
유치원 학부형으로 만난 인연으로 함께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
이 모임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김은영(분당동·37)씨는 “효자촌에 위치한 한 유치원에서 아이들의 엄마로 2년전 만난 인연”이라고 모임의 성격을 말했다. 이사 등으로 인해 현재는 다른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어린이도 있지만 올해 6월, 아이들을 데리고 한번 각자 잘 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연습해 함께 우리만의 작은 축제를 열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고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 오후에 모여 3시간씩 아이들과 함께 해왔다”고 말했다.
음악을 전공한 김씨는 이제 만으로 3세부터 5세까지의 어린이들 15명에게 리코더 합주와 합창을 가르친다. 어떤 기술이나 음악적 역량을 키우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그저 아이들이 함께 어울리고, 다른 친구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했다. 처음엔 그 정도면 충분하다 생각했는데 막상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니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깨달아지는 것들이 늘어났다.
아이들은 물론 엄마들도 함께 커 가는 소중한 시간
군인가족으로 아이들에게 인라인과 태권도를 지도하고 있는 박은정(서현동·42)씨는 “연년생 두 딸을 직장 다니며 키우는 것이 사실 녹록치 않은데 이렇게 인연이 된 엄마들이 아이들 하원도 도와주고 있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엄마의 부재를 느끼지 않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놀 시간이 많아져 너무 행복해하고 있다”며 “직장 다니며 주중 한 번, 주말 한 번씩 모여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체력적으로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 딸들이 행복해하고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몸은 고단해도 마음만은 즐겁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씨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김보명(서현동·39)씨도 “1년 반 전에 재취업 후 아버지께서 등원과 하원을 도와주시기로 하셨지만 엄마들과의 소통문제도 마음에 걸렸고, 연년생 두 아이를 잘 키워낼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는데 이렇게 소통의 창구가 열려 육아 고민 등도 함께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씨의 자녀인 지우를 등원시켜주고 계신 지우 할아버지께서 이번 발표회에 마지막 순서인 상장 수여식의 수여자로 흔쾌히 무대에 서 주시기로 하셨다고 해 더욱 흐뭇하다.
제1회 ‘새싹의 꿈’ 발표회, 회를 거듭해 성장하기를
또래 아이들이 함께 있다 보면 분쟁이 일어날 때도 있고, 함께 무언가를 가르치고 배우는 모습을 보면 내 자녀가 뒤처진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을 텐데, 그럴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지 물어보았다. 아이들에게 영어연극을 가르치고 있는 배진시(서현동·43)씨는 “아이들끼리 어떤 문제가 있으면 어른들이 개입하기보다 자연스럽게 토론을 시키기도 하고, 이렇게 말하면 거창하지만 안건을 상정해 투표를 하기도 한다. 이번 발표회의 제목 역시 아이들끼리 투표로 정했다”고 말했다. 뜨개질과 가죽공예 등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이원희(분당동·39)씨는 “늦된 아들을 천천히 기다려주며 키우고 있는데 아이들이 함께 있으면서 아이가 타고난 재능이 무엇인지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어른들이 가르쳐주는 것도 있지만 분명, 자기들끼리 서로 배우는 것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의 아들은 이번 발표회의 사회를 맡았단다.
제1회 ‘새싹의 꿈’ 발표회가 지속적으로 횟수를 거듭하며 성장해 풍성한 열매를 맺기를 기대한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