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아마추어든 프로페셔널이든 스스로 좋아하는 마음이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 좋아하는 마음은 몇 가지 덕목이 함께 따라와야 좋아한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중 제일은 헌신이다. 그리고 성실, 인내이다. 재능, 영재성, 천재 이런 것은 없다. 피아노는 특히 오랜 시간 연습을 해낼 수 있는 능력과 비례하는 엉덩이의 무게, 반복하기도 하고 쪼개며 연습해 낼 수 있는 인내심, 그리고 좋은 집중력!! 이런 덕목들이 재능이며 오히려 천재를 만들어 낸다.
#십대 프로페셔널 피아니스트 또는 프로페셔널을 꿈꾸는 아마추어 십대 피아니스트
우리나라는 최근 훌륭한 십대 프로페셔널이 놀라울 정도로 많이 나왔다. 김선욱, 손열음, 조성진, 선우예권 등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들도 아는 스타 피아니스트로부터 조금 덜 알려진 피아니스트까지 엄청나게 뛰어난 십대, 이십대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많다. 그들은 피아노의 김연아 선수, 골프의 박세리 선수 같은 셈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본인들의 열정과 끈기, 음악과 피아노에 대한 남다른 애정 그리고 훌륭한 스승이다. 지지하고 응원하는 부모님 물론 당연히 중요하다. 그러나 부모님은 앞서 본인들의 열정보다 우선하지는 않다.
One swallow does not make a summer. 프로페셔널을 꿈꾸는 아마추어 어린 피아니스트들은 조급하지 않아야 한다. 모든 공부가 그러하듯이 한 모금 한술에 배부르지 않다. 어려운 공부일수록 차근히 우직하게 주변의 시선과 생각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원칙을 가지고 앞을 보며 한 단계씩 가야한다. 피아노 공부는 계단식으로 발전한다. 변화 발전 없이 가다가 어느 날 자신도 모르게 한 단계 발전된다. 악기를 익히고 연주하는 것도 수학 공부처럼 하루 아침에 이룰 수 없다. 예전에 가르쳤던 재능 많은 어떤 학생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을 필자에게 선물했다. 다소 늦게 중학생이 되어 길을 정하여 예고 입시를 준비하던 중 1년여 만에 좌절하여 어머니를 울리고 선생을 먹먹하게 했었는데 좌절의 이유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기본기를 배우는데 조급하여 스스로 길가기를 포기하려고 했었다. 열심히 애쓰는 학생의 좌절은 안스럽다. 그 학생은 하루도 않되어 다시 일어나 열심히 하여 목표했던 예고에 수석 입학까지 하였고 고등학생이 되어서 또다시 특이하게 좌절했었다. 그해 중학생이었던 조성진이 일본의 하마마츠 국제 콩클 최연소 우승으로 우리나라의 예중예고 학생들을 긴장시키고 도전시켰던 시기였다. 레슨 받으러 와서 고개 숙이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그 학생을 필자는 잊을 수 없다. 자신보다 어린 중학생이 국제 콩클에서 우승하는 동안 본인은 뭐했으며 언제 국제 콩클에 도전해 볼 수 있겠냐고 물었었다. 선망과 부러움도 열정의 동기가 된다. 학생들은 너무도 다양하고 예상할 수 없기도 하고 선생도 학생을 통해 인간과 삶을 보고 배운다. 몇 번의 좌절을 크게 경험한 그 학생은 지금 차근히 자신의 길을 잘 가고 있다. 꿈과 목표와 좋은 욕심은 강력한 에너지와 열정을 선물하므로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어린 학생들에게 일단은 그렇다.
#대학 입시곡에 관해서
한예종 포함 상위 7개 대학교들은 지정곡이 나오는데 올해는 이미 몇몇 학교들이 발표했다. 최근 몇 년간의 지정곡들을 보면 흥미롭다. 한예종은 그 특수성으로 인하여 별도로 취급해야 하니 이번 기고에 언급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최근 1-2년 사이 수시와 정시 가나다군 기준으로 볼 때에 서울대부터 매해 조금 예상치 못한 곡들이 나왔다. 그 이전에는 나오지 않았던 모차르트 소나타가 나오고 아는 사람만 아는 시마노프스키(20세기 폴란드 작곡가. 잘 알려진 라흐마니노프보다 알려지지 않은 마이너 작곡가)곡이 나오고 교과서적인 쇼팽 에튀드(연습곡, 테크닉과 기교위주) 대신 모스코프스키 에튀드가 나왔다. 기교와 기술보다 소리의 성격, 컬러, 톤, 다양한 표현과 생각을 더 많이 보여주기를 원하는 출제학교와 선생들의 바램과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손가락만 잘 돌아가는 피아니스트들에게 소리 없이 다시 도전을 주는 것이다. AI, 인공지능 로봇의 시대에 고난이도의 어려운 곡을 쳐내는 단순함, 기계적이고 기술적인 과시는 대학입학 시험에서부터 지양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호르비츠도 모차르트 곡이 가장 연주하기 어렵다고 고백했다.
학생들과 학부형님들의 요청에 의해 2주 동안은 실제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글을 썼으나 지면 관계로 몇 가지 언급하지 못한 것이 있다. 예를 들면 작곡과를 가려면 피아노를 얼마나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지, 실용음악과를 가려면 피아노를 어느 정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는 나이 들어 은퇴 후 꿈꿀 수는 있는지, 어떻게 계획을 세워서 시작하면 좋은지, 어떤 곡을 배우고 청중 앞에서 연주하려면 얼마의 숙련기간이 필요한지, 많은 특별하고 구체적인 문제들에 대해 언급하지 못하여 아쉽다.
이모니카피아노
이모니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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