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는 궁궐의 음식을 만들고 음식을 담는 그릇을 조달하는 곳을 주원(廚院)이라 부르며 임금의 식사와 대궐 안의 식사 공급에 관한 일을 관장하였다. 작년 8월, 정자동 KT 본사 맞은편 먹자골목에 ‘주원’이라는 이름을 내건 육개장 전문점이 문을 열었다. 육개장 한 그릇도 수랏상 올리는 마음으로 끓여낸다는 ‘주원’의 우광민 대표를 만나보았다.
정성으로 삶은 양지 손으로 찢어 숙성
“미래가 불투명한 직장생활을 접고 지인이 오너 셰프로 있는 육개장 전문점 주방에 들어가 2년을 밤낮없이 일하면서 육개장에 대한 모든 것을 공부했다”고 입을 연 ‘주원’의 우 대표는 “2년을 꼬박 그렇게 육개장과 씨름하고 나서 육개장 전문점을 오픈하게 되었다”며 ‘주원’을 오픈하게 된 계기를 차분하게 전했다.
사실 2~3년 전부터 육개장 전문점들이 많이 생겼다. 아무래도 체인 형식으로 운영이 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보니 맛과 서비스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주원’은 오너셰프인 우 대표가 직접 주방과 홀을 책임지면서 육개장에 들어가는 가장 기본적인 식자재들을 매일 아침 장을 보고 직접 고기를 삶아 일일이 손으로 찢어 육수에 숙성시키는 과정을 총괄하고 있다.
직접 낸 고추기름, 숙주,
고사리와 대파가 듬뿍 들어간 전통 육개장
우 대표는 “기본적인 육개장에서 살짝 변형된 형태의 육개장들이 시중에 많이 있지만 ‘주원’은 기본에 충실하고자 한다”면서 “토란대의 경우 알레르기 등의 문제가 있어 제외했고, 나머지 기본 재료인 양지와 숙주, 고사리, 대파와 기본 육개장 양념만큼은 최대한 전통적인 육개장을 재현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최상의 재료를 넣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춧가루와 마늘, 소고기 기름을 기본으로 한 양념은 우 대표가 직접 만들고 숙성해서 사용하고 있다. 체인 형식으로 운영되는 육개장 전문점들이 대부분 고추기름, 기본양념 등 완제품을 받아 육개장을 끓이지만 ‘주원’의 주방에서는 육개장에 들어가는 식재료의 다듬기부터 마지막 끓여내기까지 하나하나 사람의 손을 거치고 있다. 이렇게 정성으로 만들어진 기본 육개장 외에 육개장에 수육과 전병을 곁들인 주원정식과 기본 육개장에 각종 버섯이 곁들여진 육개장 전골 등은 인근 직장인들에게 평일 점심과 저녁 메뉴로 사랑받고 있다.
신선한 식재료와 청결 상태, 변치 않을 것
주말에는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가족 단위로 오는 손님들이 많은데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하얀 육개장과 어린이를 위한 작은 사이즈의 육개장, 유부초밥 등을 즉석에서 만들어 주기 때문에 인기다. 퇴근길에 육개장을 테이크아웃을 해가는 맞벌이 주부들도 많다. 테이크아웃의 경우 보통 1인분보다 넉넉하게 담아 준다고.
인터뷰 중에 세스코의 정기점검이 있었다. 점검원이 수많은 식당을 다니지만 주방의 위생상태가 이정도로 좋은 곳이 거의 없다며 음식 사진이 아니라 주방 사진을 기사에 내보내는 것이 어떠냐고 농담을 던진다.
“신선한 식재료와 청결, 이 두 가지만큼은 정직하게 지키면서 고객들과 차곡차곡 신뢰를 쌓아가겠다”고 힘주어 이야기하는 우 대표가 듬직하게 느껴졌다.
위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37-2 (내정로 7번길 9) 1층
문의 031-717-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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