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롱 전문 ‘디쎄(Deesse)’의 청년 창업가 ‘박승제 셰프’]

도전에 열광했던 훈남 셰프, 달달함에 빠지다

이세라 리포터 2017-03-14

‘젊었을 때 다양한 경험을 하라’ 혹은 ‘이것저것에 도전하라’는 충고는 많이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마카롱 전문업체인 디쎄의 박승제 셰프(33세)는 20대부터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겪고 배우며,
지금은 마카롱을 만들어 판매를 하는 청년 창업가가 되었다.
‘건강한 디저트’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지만, 그는 최대한 건강하게 좋은 재료로 만들어 차별화를 시키고 있다.
얼마 전에는 한 방송사에서 화이트데이 전 직원에게 선물을 하겠다며 주문을 했다고 한다.
33세의 훈남 셰프. 어떻게 디저트 관련 창업에 도전했을까?



우여곡절 도전기, 지금은 창업의 자양분
그의 꿈은 원래 연기자였다. 대학을 캐나다에서 연기·영상학을 배우던 그는 더 이상 셰익스피어 희곡을 연기해야 하는 스타일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래서 도전한 일이 암벽 등반, 늘 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암벽을 등반하며 ‘자신의 한계에 부딪혀 보고 싶었다’고 한다. 워낙 운동신경이 있어 실력이 빨리 늘었고, 해외 원정대에 두 번이나 참가하여 13A를 완등 할 정도로 실력이 붙었다. 한창 ‘몸짱’ 열풍이 불 때라 트레이너로서의 명성도 자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인터넷에서 본 “스펙에 열광하지 말고, 도전에 열광하라”라는 문구에 마음을 빼앗겨 종편프로그램이었던 ‘스마트 생존기’라는 TV 프로그램에 덜컥 지원서를 넣었다. 한 달 동안 작은 공간 안에서 스마트폰만 가지고 생활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때 많은 것을 느꼈어요. 다소 불투명 했던 미래에 대해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고요” 그는 운동을 할 때 항상 음식에 많은 신경을 썼는데 그 때 생각한 것이 “운동만 가르칠 것이 아니라 음식에 대해 배워 웰빙푸드를 만들면 더욱 시너지를 얻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프로그램을 마친 후 얼마 안 돼 호주로 날아가 ‘르 꼬르동 블루’에 요리를 배우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셰프의 길을 걷게 된 계기다. 그곳을 졸업한 후 호주의 포시즌 호텔의 셰프로 취업을 하게 되었고 가장 낮았던 어시스트를 시작으로 차곡차곡 경력을 쌓게 되었다. “그러다 어느 날 보니 통장 잔고는 불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돈을 쓸 시간이 없을 정도로 일에만 빠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는 통장의 돈을 거의 인출하여 아이스크림 기계를 사서 차의 조수석을 뜯어내고 그곳에 설치를 했다. 그 때부터 그는 호주의 이곳저곳을 돌며 아이스크림장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대형 마트 앞에서 시작을 했는데, 제법 잘 벌렸어요. 그러다 호주의 유명한 페스티벌들을 찾아다니며 하게 되었죠.” 한 번은 페스티벌에서 3일 동안 번 수천 달러를 마지막 날 도둑을 맞은 적도 있다고 한다. 지금은 웃으며 말하지만 그 당시에는 속이 얼마나 쓰렸을까. 하지만 이런 쓴 경험은 인생의 자양분이 되었다. 이때도 운동은 게을리 하지 않았는데, 호주의 공원에서 현지인을 상대로 트레이닝을 할 정도로 운동사랑은 충만했다. 그 무렵 빠진 종목은 바로 역도이다. 한번 시작하면, 최소 ‘아마추어 딱지는 떼자’하는 근성이 있는지라 몸무게도 20킬로나 불리며 매진했다고 하니 그 열정 그 자체라 할 수 있겠다. 



한국에서 드문 프랑스 머랭 방식 마카롱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카페 메뉴 컨설팅을 많이 했다. 카페의 음식과 디저트를 담당했는데, 그때 마카롱의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덜 달고 건강한 디저트류를 만들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살은 불어 있는 상태였어요. 하지만 저는 배나온 셰프는 싫었습니다. 디저트를 많이 먹어서 살이 쪘다고 오해를 받기 싫었거든요.” 그 때부터 1년 동안 살을 빼기 시작해 20Kg를 감량해 결국 예전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기존의 마카롱은 무척 달고 버터가 들어가 솔직히 건강하고는 거리가 멀죠. 하지만 저는 설탕의 양을 줄이고, 버터와 밀가루를 전혀 쓰지 않고 만들고 있답니다.” 그는 마카롱을 만들때 이탈리아식보다는 프랑스 스타일의 머랭을 고집한다. 사실 프랑스 머랭 방식은 만들기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이탈리아 머랭보다 훨씬 불안정적이라 실패할 확률도 높기 때문. 겉보기에도 살짝 매끄럽지 않은 면이 있다. 하지만 프랑스 머랭은 이탈리아식보다 덜 달고 입안에서의 식감이 더 부드럽다. 한입 깨물어 입안에 넣으면 허물어지는 느낌인데, “이 마카롱을 즐기는 분들께 식감에 대한 예민함을 깨워주고 싶었다”고 한다. 


우연히 지나친 한 송이의 장미향 같은
디저트 만들고파

“‘맛있다’의 기준이 뭘까하는 고민을 정말 많이 했었어요. 제 마카롱을 수많은 사람들의 입맛에 다 맞추기는 어려웠지요. 그래서 제가 사랑하는 당도와 식감으로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런 마음을 알아주었을까. 디쎄의 마카롱은 여러곳에서 납품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개인의 소량주문은 물론 기업의 홍보나, 발렌타인데이·화이트데이의 콜라보 상품으로, 유명카페의 사이드 메뉴 혹은 잔치의 답례품으로 인기가 있다.
“장미 한 다발 보다 우연히 지나친 한 송이의 장미향이 더 감동적이라고 생각해요. 제 마카롱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말하는 박 셰프는 “앞으로 저만의 스타일로 티라미슈와 케이크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 제품 또한 과하지 않으면서도 감동을 주는 맛으로 내놓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이렇게 그의 네버엔딩 도전은 또 시동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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