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2014 오바마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정상회담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 화제가 됐다. 시종일관 여유 있는 태도로 기자 회담에 임하는 오바마 대통령과 대조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가 회자됐었다. 기자들의 질문에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의 답이 길어서 질문을 잊어버렸다는 답변, 회견 내내 준비 답안지를 이리저리 들추며 찾아대고, 고개를 숙여 시선을 회피하고, 마이크를 만지작거리며 산만한 모양새를 보이더니 묻는 질문에는 아무 대답도 못하고 그저 필요 없는 웃음을 보이는 모습,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이 만들어 낸 장면이었다. 오바마는 박 대통령의 답변을 기다리면서 몇 차례 난감한 표정을 보였고 심지어 그녀를 “The Poor president"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자기 관점을 갖지 못한 대통령, 그래서 많은 부분을 암기로 극복하는 대통령, 어르신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옆에 사람을 잘못 두어 자멸에 길에 이르렀는지 어땠는지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그 대통령이 우리에게 남긴 부끄러움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교본 익히고 공부하는 것, 필요하지만 궁극적 지향점 될 수 없어
축구 국가대표가 되고 싶은 학생이 축구를 익히는 과정을 보자. 아이는 교본 등을 통해 코너킥, 프리킥, 골킥, 세트피스 등 다양한 공격과 수비에 대한 이론을 공부하게 된다. 철저한 적응을 위해 각 상황을 검토하고 암기하며 확실하게 숙지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축구를 하는 실전은 머릿속에 숙지한 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 실전 상황을 방불케 하는 연습에 연습을 거치며 암기한 내용을 현실화해야 한다. 암기는 반드시 필요한 항목이지만 충분한 조건이 되지는 못한다. 필요 충분한 조건이 되는 것, 거기에는 반드시 실전연습과 자기화의 노력이 갖춰줘야 하는 것이다.
영어공부도 다르지 않다. 교본을 익히고 암기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이를 통해 어법, 어휘, 문법, 독해, 청해 능력 등을 익힌다. 학생들이 각 학교별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보는 것, 그리고 수능을 보는 것 등이 그것이다. 반드시 필요한 조건들이기는 하지만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 언어는 실전상황에서 쓰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즘 학생들이 읽기나 쓰기와 함께 말하기와 듣기를 강도 높게 교육받는 것은 충분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듣고 말할 수 있는 영어, 자기 관점을 가질 수 있는 영어, 토론이 가능한 영어가 올바른 영어교육의 최종적인 지향점이기 때문이다.
2021 수능개편안, 교본영어로의 회귀 아니다
2017년 적용 2015개정교육과정이나 7월에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2021수능개편안은 근본적으로 교육의 올바른 지향점을 구현하는 쪽으로 설계됐다. 문‧이과 통합교육과정 운영과 진로교육, 정보교육, 토론교육 등의 강화를 통해 교육의 실전적 면을 구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융합교육을 지향, 교과서 밖 삶의 적용적 측면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 이제 더 이상 암기와 반복으로 정답을 찾는 평가방법이 지양될 것이 분명하다. 방법론으로 토의 토론의 강화, 프로젝트, 탐구 등 활동 중심, 과정 중심의 평가가 명목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지필고사의 비율이 낮아지고 상대평가로 4%의 학생에게 부여하던 내신 1등급의 산출방식도 변화할 것이다. 기존의 9등급 평가제가 성취평가제나 교사평가제로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
이에 발맞춰 수능은 자격시험화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는 예측에 힘이 실린다. 대입에서의 수능 영향력 축소의 첫 단계로 2018년도 수능영어 절대평가가 발표됐다. 영어를 필두로 전교과의 수능 영향력 축소는 이미 시작됐다. 대입전형 역시 학교내신과 활동을 세밀하게 담은 학생부 위주의 전형을 확대했고, 활동중심의 내신 성적 관리 및 대학별 학생평가 기준 등을 대학 입학의 주된 근거로 삼고 있다. 말하기 쓰기 위주의 실전 목표를 담고 있는 현 수행평가를 비롯 영어 내신평가의 방향과 방법은 지금보다 한층 더 활용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다. 현재의 이런 상황을 왜곡하며 지필고사뿐이었던 과거 내신, 즉 단어, 문법, 독해 중심의 주입식 암기식 학습으로 회귀시키고자 하는 근시안적인 발상은 그래서 위험하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영어의 실용적 측면이 강조되고 내신에서조차 활동중심의 영어교육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본을 충분히 숙지함과 동시에 필드로 뛰어 들어야 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과 경쟁하는 세상
2개월 전 인천 길병원에 도입되었다는 닥터왓슨, 85명의 암환자를 진료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이 인공지능 의사는 미국 유명 암센터 전문의가 진료한 1000명의 환자 기록을 분석해 30%의 환자에서 의사들이 놓친 치료방법을 찾아냈다고 한다. 막대한 양의 데이터베이스를 근거로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방법을 찾아내기 때문에 일정부분 인간 의사와는 애초부터 상대가 안 되는 게임이었는지도 모른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의 구축이 이뤄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이미 구현되고 있다.
2015개정교육과정이나 2021수능교육개편은 이미 암기와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있다. 미래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을 융합과 자기주도, 협력, 토론수업이라는 방법론으로 충분히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걸어가야 할 세상은 인공지능과 경쟁하는 세상이다. 인간이 암기한 데이터로 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을까. 불가능하고 의미 없는 일에 아이들의 가능성을 묻어버리지 않아야 한다.
주입/암기식 교육의 결과 우리는 충분히 부끄러운 역사를 살고 있지 않은가. 자기의 관점을 갖는 것, 스스로의 생각을 타인과 밀도 있게 교류하는 것, 그리고 융합을 실현하는 것, 이것이 2015 개정교육과정과 2021 수능개편이 지향하는 현재의 교육 그리고 미래의 교육이다. 올바른 영어교육은 그 길 위에 서 있다.
도움말 청담어학원 이상원 원장
대전 청담 본원 원장 설명회
제목 : “2017년 실행, 2015개정교육과정 그리고 그에 연계한 2021학년도 수능개편에 따른 교육/입시방향”
일시 : 매주 수요일 7시
장소 : 대전 청담본원 2층
문의 : 042-483-9407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