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50년 역사를 가진 양구이 전문점인 ‘수연’이 분당에도 생겼다.
대전 ‘수연’의 맛을 잊지 못하는 서울과 분당 손님들을 위해 이곳에 문을 열게 되었다는 정병찬 대표는
대전 본점의 이해복 대표의 사위이다.
공대를 나와 대기업에 다니던 사위가 갑자기 식당을 하겠다고 하니 반대의견도 많았지만
그는 “장모님이 연세가 여든이 넘으셨는데, 제가 워낙 음식을 좋아했었던 데다
장모님 음식이 그냥 잊히기에는 정말 아까운 음식이라 이어받기로 결정을 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정 대표는 근 6개월간을 대전 ‘수연’에 근무를 하며 많은 노하우를 전수 받았다고 한다.
잘 손질한 양깃머리,
직접 만든 조리주에 살짝 익혀먹어
서현동 먹자골목에 자리 잡은 ‘수연’에서는 쌀쌀해지는 날씨와 딱 어울리는 음식을 만날 수 있다. 메뉴판의 쓰인 메인 메뉴에는 양구이와 양곰탕이 전부인데, 양 마니아들의 특급 칭찬이 가득하다.
이곳 양구이의 특징은 프리미엄 급이라 할 수 있는 양깃머리 부위를 사용하고 별다른 양념 없는 백(白)양구이라는 점, 양깃머리는 소의 위(胃)중에서도 운동을 시켜주는 부분으로 그 두께가 상당하고 쫄깃한 식감을 주는데 다른 식당에서는 양념을 해서 숯불에 굽지만, 이곳에서는 철판에 살짝 익혀 먹는 것이 특징이다. 또 얇게 저며 마늘에만 무쳐 나오는 것도 색다르다.
철판에 직접 만든 조리주를 두르고 고기를 살짝 익혀서 소금을 곁들이 들기름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을 가장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과 특유의 고소한 맛이 일품으로 여기에 함께 제공되는 반찬 중 김무침이나 양파 조개젓을 얹어 먹으니 또 다른 별미를 느낄 수 있다. 담백하고 깔끔하면서도 특유의 양의 맛이 느껴진다. 50년 동안 손님이 끊이지 않고 찾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함께 제공되는 반찬도 대전 본점 그대로다. 김치 종류와 손질한 양 그리고 양곰탕까지 대전에서 그대로 공수해 오기 때문인데, 정갈하면서도 양념이 과하지 않아 재료 그대로의 맛을 잘 지켜낸 음식들이다.
반찬은 양구이든 양곰탕이든 보통 5~6가지 정도 제공 된다. 이 구성 또한 50년 동안 양구이를 내 놓으면서 가장 잘 어울리는 반찬들로 궁합을 맞춘 찬들로 조미료는 단 한 톨도 들어 있지 않다고 한다.
양곰탕도 인기이다. 대전 본점 가마솥에다 우족, 사골, 양, 반골, 목뼈를 넣고 장작을 태워 진하게 푹 고아 내어 공수했다. 부들부들할 정도로 연해진 양고기는 건져내 반찬과 어울려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뽀얀 진한 국물에다 금방 지어낸 밥을 말아 먹으니 어느새 몸이 따뜻해진다.
양곰탕은 워낙 보양식으로 유명해서 입원환자들에게 사가는 경우도 많고, 퇴원하면서 바로 들르는 손님도 많다. 또한 우족이 젖을 돌게 한다하여 산모들에게도 유익하다.
양은 가벼운 술과도 잘 어울린다. 이곳 사이드 메뉴로 가지양볶음이 인기인데 가지와 양, 양파, 당근, 청경채를 매콤하게 볶아낸 음식으로 술안주에 적격이다.
깔끔한 상차림,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반찬들
음식은 본디 입으로도 먹지만 눈으로도 먹는 법, 수연에서는 본점과 마찬가지로 숟가락과 젓가락 그리고 밥공기는 방짜를 사용하고 다른 접시 그릇은 도예가가 구운 도자기 작품을 사용하여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상차림을 지향한다. 그래서 손님들은 맛에 대한 평가도 후하지만 “대접 받은 느낌이다”, “조용하게 식사를 해서 좋았다”, “건강해지는 음식을 먹은 것 같다”, “고급스럽다”는 칭찬도 많이 한다. 그리고 손님 중에는 우리 주변에서 많이 사라진 양곰탕에 대한 향수를 떠올리는 경우도 많다.
이곳에는 10~12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룸이 있고, 테이블이 크고 간격이 넓어 정돈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으며, 지인들과의 모임과 가족 외식 그리고 회식자리로도 적당하다.
일요일은 휴일인데 정 대표는 “미리 예약을 하면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하며 분당 ‘수연’을 이끌어 가면서 “장모님의 음식을 손님들께 잘 전달하고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위치 분당구 서현동 83-10
문의 031-8016-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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