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용인 주부 자유 그림 동호회 ‘도화지애’]

도화지에 담은 주부들의 꿈, 그리고 삶

문하영 리포터 2016-12-20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다섯 명의 성남지역 주부들이
그림 배울 곳, 그림 그릴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니다가 뜻을 모아 모임을 만들었다.
특별히 지도해 주는 선생님도 없었고, 정기적으로 공간을 대여할 수 없어 이곳저곳을 기웃거려야 했지만,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열정만큼은 뜨거웠다.
결국 다섯 명이 시작한 모임은 열 명으로 두 배가 늘어났고,
매주 목요일 오전 도촌복지관의 배움터를 빌릴 수도 있게 되었으며 6번의 정기전도 개최했다.
2010년에 결성되어 오늘까지 도화지 사랑을 꽃피우고 있는 ‘도화지애’의 이야기를 들어보러 도촌복지관을 방문했다.



형식과 틀에 구애받지 않고
그리고 싶은 것 마음껏 그려

누군가는 8절 도화지에 파스텔과 손으로, 누군가는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누군가는 4절 도화지에 수채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함께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서도 함께가 아닌 듯 깊이 몰입한 모습, 각자가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서도 같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저희는 따로 누군가의 지도를 받지 않아요. 아무래도 누군가 이끌어 주는 스승이 있다면 그 스승의 화법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요. 형식과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그림 작업을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성실하게 모임에 참여해 서로에게 발전적인 자극이 되어 주기도 하고, 작품이 잘 안 될 때 슬럼프 극복을 돕기도 하죠.”
‘도화지애’의 창립 멤버이자 1대 회장 하은아(성남 하대원동·45)씨의 말이다. 회원 중에는 그림을 전공한 이도 있고, 전혀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는 이도 있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그림을 보러 다니는 것을 좋아하다가 직접 그림을 그리게 됐다.



그림 ‘보던’ 아줌마가 그림 ‘그리는’ 화가로
올해 신입으로 들어온 이연상(서울 방이동·49)씨는 그림 보러 다니는 것을 좋아하던 평범한 주부였다가 장르에 상관없이 그림을 마음껏 그릴 수 있다는 점에 이끌려 ‘도화지애’ 회원이 되었다. 한연희(용인 동천동)씨는 미술을 전공했으나 전공과 별개의 직업을 갖고 있다가 출산으로 인해 회사를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던 중 그림이 너무 그리고 싶어 여섯 살 된 딸아이의 미술학원 한켠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단다. 그런 한씨의 소매를 이씨가 잡아끌었던 것.
“올해 10월에 있었던 ‘도화지애’ 제 6회 정기전이 기억에 남네요. 저희 둘 다 첫 번째 전시회였는데 항상 전시회의 관람자 입장이었던 터라 감회가 남달랐어요. 이제 아이들은 엄마가 화가인 줄 알아요.”
입을 가리며 웃는 신입회원 이씨와 한씨는 더없이 행복한 표정이다.

 


함께 기량 닦고 봉사하며 인생의 동반자 돼
‘도화지애’ 회원들은 본인들의 작품 활동 외에 도촌복지관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미술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도촌복지관에서 미술수업 봉사를 하기 전에는 중원청소년수련관에서 장애우 방과후 미술수업을 봉사하는 등 본인들의 재능을 나누는 일에도 인색하지 않다.
“저희가 모두 주부이다 보니 동호회 활동을 하며 함께 공모전에 참여하는 등의 기량을 닦으며 개인적인 취미활동을 좀 더 전문적인 예술 창작활동으로 확장하기도 합니다. 그것과 더불어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자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미술 봉사는 그러한 맥락에서 저희 모임이 앞으로 계속 가지고 갈 중요한 영역입니다.”
‘도화지애’에서 3년 연속 회장을 맡았던 조현숙(성남 도촌동·45)씨가 주요 활동을 묻는 리포터에게 담담히 말했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도화지애’의 현 회장인 안은미(성남 야탑동·43)씨가 덧붙였다.
“그렇게 거창한 것 말고도 일 년에 두 번 미술관 나들이를 가기도 하고, 회원들의 생일엔 각자 음식을 가져와서 조촐하게 파티를 하기도 해요. 물론 비슷한 또래 주부들이다 보니 아이 양육에 대한 고민도 나누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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