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부터 3일간 안산문화예술의 전당에서는 시민들의 솜씨가 담긴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작가는 약 1000여명의 시민들, 각자 의도한 작품의 세계를 알 수 없지만 공통점은 ‘시화호에 살아있는 생물’을 주제로 했다는 것이다.
세 살짜리 꼬맹이가 그린 노랑부리 백로, 주부들이 모여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수 놓은 검은머리물떼새, 종이로 만들어 놓은 쇠제비 갈매기 모자 등 작품마다 재미가 담겨있었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한 관람객은 “가족들이 함께 새 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니 매우 새롭고 즐겁다”며 “낙서처럼 그린 어린이들의 작품은 묘한 작품성이 느껴져 또 다른 감동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시화호에 사는 여러 생명들을 찾아다니고 기록해온 시화호생명지킴이에서 주관했다. 지난 4월부터 재활용장터에서 시화호생명지킴이 부스를 찾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시화호의 생명을 알리며, 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시화호청소년습지학교를 운영하며 얻어진 작품들도 함께 모아진 것이다. 물론 시화호생명지킴이들의 7년간의 모니터링기록도 함께 전시되었다.
특히 시화 방조제가 막아지며 생긴 여의도 19배가 되는 땅이 개발되는 과정을 그린 동화 ‘누구땅’이라는 작품은 시민들과 함께 읽으며 공감을 얻었고 또 만들기 소재가 되었다. 이 동화의 주인공인 검은머리물떼새는 밝은 주홍빛 부리와 눈은 검은 몸과 대비되어 많은 작품의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했다.
1987년 바다를 막는 공사가 시작되고 ‘죽음의 호수’에서 다시 생명이 꿈틀대기까지, 시화호와 주변 갯벌은 지난 30여 년간 드라마 같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제 시화호와 주변 갯벌은 큰고니, 칠게, 가재붙이, 흰발농개, 칠면초 등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가는 공간이 되었다.
다양한 시화호의 생명들을 직접 만나면 어떤 느낌일까? 시화호생명지킴이 한미영 교육팀장은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개발지역 사이사이에 살아있는 생물들을 보면 아슬아슬할 때가 많다. 선감마을 수로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개정향풒’의 경우, 경기도보호종이므로 꼭 보호하고 싶었는데 다행히 도로 확장 공사를 막아 보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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