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세상 속, 마음은 휑하지만 때론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우연히 먹게 된 따뜻한 한 끼에 위로를 받기도 한다.
죽전에 위치한 ‘아리울’이 딱 그런 곳이다. 전라도 스타일의 맛깔스러운 반찬들과 칼칼한 갈치조림을 마주하니 이 순간만큼은 세상 시름 다 잊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37세 젊은 새댁이 운영하는 이곳 ‘아리울’에서는 전라도식의 밥상과 생선구이, 그리고 다양한 생선요리를 만날 수 있어 반갑다.
젓갈로 간한 맛있는 음식,
전라도 스타일 느낄 수 있어
분당 구미동에서 죽전으로 넘어가면 바로 보이는 ‘아리울’은 군산토박이인 주인장이 직접 주방을 맡고 있는 한식 전문점이다.
“어렸을 때부터 제가 살던 곳에서는 반찬을 죽 늘어놓고 먹었는데, 서울에 올라와서 보니 단출한 밥상이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먹던 대로 차려보면 손님이 좋아하실 것 같았어요.”
이렇게 말하는 이곳의 박은진 대표는 3년 전에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되었고 지금까지 손님들의 전라도 음식에 대한 향수를 달래주고 있다. 늘 주방에서 진두지휘를 하고 있는 박 대표는 직접 시장을 봐오고 재료 손질에서부터 요리, 손님상에 나가는 모든 과정을 직접 관장하고 있어 음식 맛이 늘 일정하고 상차림에는 정성과 열정을 담아낸다.
식당의 제 1조건은 맛이다. 박 대표는 군산에서 할머니가 직접 농사지은 양념재료를 기본으로 음식을 만드는데, 고추장도 직접 담글 정도로 음식에는 일가견이 있다. 어릴 때부터 한번 먹어본 음식은 그대로 재현하는 남다른 재주가 있었다고 하는데, 역시 그녀의 손을 거쳐 간 모든 음식의 맛이 일품이다.
요즘은 쌀쌀해진 날씨에 갈치조림을 찾는 손님이 많다. 어른 손만큼 두툼한 갈치와 간이 잘 배인 무의 콜라보레이션이 일품이다. 보통 조림이라고 하면 국물 없이 자작하게 졸여 내오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군산 스타일의 조림은 국물이 자작하게 있어 떠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 깊은 맛을 자아내는 칼칼한 국물이 맛이 있어 계속 숟가락을 갖다 댄다. 이에 박 대표는 “처음엔 떠드시고 국물이 졸아지면 밥에 비벼서 김에 싸 먹으면 그만”이라고 ‘먹방 팁’을 귀띔한다. 여기에 시래기를 추가하면 푸짐한 갈치살에 양념이 잘 밴 맛있는 시래기를 곁들여 먹을 수 있어 좋다.
반찬은 14가지 정도 나오는데 계절에 따라 그 시기에 가장 많이 나오는 재료를 사용하니 자주 바뀌기 마련이다. 그 중에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바로 파김치. 쪽파를 다듬어 젓국에 절여 담근 파김치는 뜨거운 밥에 걸쳐 먹으면 젓갈의 감칠맛과 양념의 매콤함이 기가 막히게 어울린다. 손님들은 반찬을 한 접시 한 접시 비워가며 차곡차곡 쌓기도 하는데 박 대표는 이 모습이 그렇게 좋은 수가 없다고 한다.
군산 스타일의 반건조 생선구이,
특제 소스에 찍어먹어
갈치조림 외에도 유명한 인기 메뉴는 생선구이 정식이다. 요즘 생선구이를 취급하는 곳이 많지만 해산물 풍부하기로 유명한 군산의 생선 먹는 법은 좀 특별하게 다가온다. 이곳에서는 군산에서 직접 반건조한 생선들만 사용하다. 꽁치, 삼치, 고등어, 박대 등을 반건조하여 꾸덕꾸덕한 상태로 그릴에 굽게 되는데, 쫄깃한 식감도 그만이지만 건조 숙성되면서 생긴 감칠맛과 특유의 담백함에 생선요리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게다가 박 대표가 한약재를 넣어 만든 간장소스에 찍어 맛을 보면 독특하면서도 알싸한 풍미가 생선의 잡냄새를 잡아주며 입맛을 돌게 만든다.
또한 박 대표의 특급 레서피로 만든 해물 만두전골도 시원한 맛을 자랑한다. 고기, 오징어, 야채를 꽉 채운 만두와 바지락 미더덕, 주꾸미, 전복 등을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해 하얗게 지리로 끓여내는데 그 어디에서도 만나기 힘든 음식이라는 평을 듣는다.
과연 맛의 비결이 무엇일까 묻자 “비결이 아니라 비율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똑 같은 재료를 넣더라도 같은 음식이 안 되는 것은 각자의 비율이 달랐기 때문이잖아요”라고 웃으며 말하는 박 대표는 “‘아리울’은 생선이 주 메뉴인 집 밥을 먹고 싶은 분들이 자주 찾아오는 식당이 되었으면 한다”는 소박한 바람도 내비췄다.
이곳은 주말이면 가족단위 손님들로, 평일 점심과 저녁시간엔 인근 직장인과 주부들이 자주 찾는데, 20여명이 한 번에 앉을 수 있는 커다란 룸이 마련돼 있어 각종 모임이나 직장인 회식 장소도로 제격이고 주차까지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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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1208-3
문의 031-261-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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