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히구마 아사코 지음 / 박문희 옮김
펴낸 곳 디자인이름
가격 14,000원
엄마들은 아침, 점심, 저녁 식사가 끝났는가 싶으면 다음 끼니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빨래는 널고 걷는 동안에도 연신 엄마를 불러대는 아이들에게 답해주고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 생활이 매일같이 반복됩니다. 일상을 변함없이 일궈나가는 것, 집과 아이들과 사회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행동하는 것, 그게 엄마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날그날의 일상에는 소소하지만 확실히 수많은 행복이 담겨 있습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즐겁게, 그리고 조금은 정성스럽게! 이 책이 그런 일상에 활력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더욱 즐겁게, 조금은 정성스럽게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해야 할 일이 기본적으로 같으면서도 사람의 스타일에 따라 다른 법이라 무엇이 옳거나 그르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리 빼어나지 않은 요리 실력에 털털한 살림솜씨라도 우리 가족이 오늘 하루 무탈하고, 집이라는 공간에서 배불리 먹고 편안히 쉬었다면 그걸로 만족이다.
히구마 아사코의 <엄마의 일>이란 책은 그렇게 덤덤한 엄마의 심정처럼 담백한 책이다. 요리 레서피와 정리와 청소의 팁, 만들기와 생활의 지혜가 가득한데, 무광택지에 기본도서 사이즈로 차분하게 인쇄된 것이 끌렸다. 이왕이면 천연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자연을 해치지 않는 방법으로 살림을 꾸려나가는데 강요하는 투는 아니어서 좋았다. 가장 좋은 것은 사진이 많고 글이 적으며 필요한 팁이 잘 정리돼 있어 마치 개인 블로그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부담 없고 보기에 편하다.
평범한 일본 가정식을 엿보고 메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밥상 차리기, 미니멀리즘을 배우게 되는 정리정돈하기, 엄마의 약손이 고마운 몸 관리하기, 중학생과 초등학생, 유치원 아이까지 셋을 키우며 체득한 육아법, 일본인답게 아기자기한 소품과 생활용품 만드는 법까지 알차고도 알차다. 그런데 자극받아 나도 따라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당신은 그리 사는가? 나는 나대로 잘 살고 있네!’라며 소소한 대화를 나눈 느낌으로 책의 끝장까지 넘겼다. 앉은 자리에서 부담 없이 촤르륵 들춰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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