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용인 한지공예모임 ‘한사모’]

한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이세요

문하영 리포터 2016-10-19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서글픈 일이다. 하지만 누군가와 소소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추억을 만들며, 함께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그다지 서글픈 일만은 아닐 지도 모른다. 거기에 내 이름을 내건 ‘작품’을 창작하며 세월을 쌓아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다양한 연령대의 성남과 용인의 ‘한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세월을 쌓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해서 찾아가보았다. 


 


한지공예와 함께한 세월은 ‘축복’
“제가 아주 오래 산 건 아닌데, 마흔에 시작한 한지공예가 어느덧 13년의 세월이 흘렀네요. 사람이 살면서 무언가 창조적인 활동을 한다는 것은 정말 크나큰 축복이자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굉장히 아팠던 적이 있었는데 한지공예 창작에 몰입하면서 그 시간들을 이겨냈던 일도 스쳐가네요. 물론 오 선생님과 동호회 회원들이 옆에서 힘이 되어 주고 많이 챙겨주기도 했고요.”
분당 효자촌에서 왔다는 백승주씨는 아마추어로 시작했으나 전국한지공예대전 대상작가로 이미 그 실력을 입증 받은 ‘한사모’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다. 백씨는 한지공예와 함께한 13년을 ‘축복’이라는 단어로 압축해 표현했다.
30년 경력의 한지공예 예술가 오은진씨가 주축이 돼 2005년부터 수내동의 한 한지공방에서 한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모임이 탄생했다. 동호회의 이름은 ‘한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줄여 ‘한사모’라 정하고 함께 다양한 한지공예와 한지그림을 그리고 함께 각종 대전에 낼 작품을 준비하면서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마음을 담아 만든 작품은 최고의 선물
용인 연원마을 한 아파트의 아래 위층에 이웃사촌으로 살면서 나란히 ‘한사모’의 회원이 된 강민정씨와 김광숙씨는 10살이 넘는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한지공예를 하며 더욱 돈독한 사이가 되었다. 대학생이 된 장성한 자녀와 7살 늦둥이를 키우고 있다는 강씨는 지인의 집들이 선물로 가져갈 티슈 케이스를 만들고 있었다.
“이렇게 한지공예를 이용해서 주변에 선물을 하면 반응이 폭발적이에요. 남편의 거래처 분들, 외국 바이어 분들은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또 7살 늦둥이랑 함께 한지를 찢으며 놀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며 한지를 찢어 티슈 케이스에 한 장 한 장 수를 놓듯 붙였다.
옆에서 연꽃을 한지그림으로 그리고 있던 김씨 역시 종교가 불교인 후배에게 선물할 예정이라고 거들었다.
“그동안 제가 만든 한지공예 작품, 그림 작품 대부분 지인들에게 선물을 했는데, 받는 분들이 이렇게 정성들인 선물은 처음이라며 다들 감동하시는 모습에 오히려 제가 큰 선물을 받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형님이 있어, 아우님이 있어 행복해  
서수오씨는 서울에서 수지로 이사 와서 서울에서 배웠던 한지공예를 좀 더 깊이 있게 하고 싶어 인터넷과 예전 한지공예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한사모’의 오은진 회장을 찾아왔단다.
“제가 한사모의 유일한 30대이자 막내예요. 아이가 아직 어려 육아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은데 한지 찢으며 스트레스도 풀고 여기 계신 형님들에게 이런 저런 인생의 조언도 듣고 맛있는 밥도 먹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우울했던 마음이 가시더라고요.”
‘한사모’는 격년제로 작품을 모아 전시회를 개최한다. 올 봄에 있었던 전시회에서는 회원들이 각자 음식을 가져와서 오픈 파티를 열었다. 성악을 전공한 회원이 오픈 축가를 부르고, 만돌린을 연주하며 개개인의 이름이 걸린 작품 속에서 전시 욕구를 해소하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한사모’만의 축제가 되기도 했다.
‘한사모’에 대해 이것저것 묻는 리포터의 질문에 쏟아내는 ‘한사모’ 동호인들의 이야기를 행복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오 회장이 입을 열었다.
“그저 한 식구로 모여 주는 것이 감사하지요. 30대에는 예순이란 나이가 그저 까마득해서 그 나이가 되면 아무것도 못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제 제 나이가 50대 후반으로 접어드네요. 만약 ‘한사모’가 없었다면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어떠했을까, 이렇게 함께 인생의 선후배로 이야기상대로 작품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는 동료로 세월을 쌓아가는 것이 그저 행복할 따름이에요.”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하영 리포터 asrai21@hanmail.net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