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감자탕의 주재료는 감자가 아닌 돼지등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자탕이라 불리는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2~3가지의 설만 있을 뿐이다. 감자탕의 주재료가 원래 감자였고 돼지등뼈는 국물을 내는데 사용했는데 양돈업이 발달하면서 등뼈가 부쩍 많이 들어가게 됐다는 설과 원래 돼지등뼈가 주재료였는데 일제강점기에 감자가 많이 보급되면서 감자가 들어가게 됐다는 설이 있다. 여기에 돼지등뼈가 ‘감자뼈’로 불리거나 ‘감저(甘猪)’의 변형이라 감자탕이라 불리었다는 설이 더해진다.
감자탕이 왜 감자탕인지가 왜 중요한가. 맛만 좋으면 그만이지.
감자탕 맛집으로 소문난 주은감자탕을 찾아 감자탕의 매력에 흠뻑 빠져봤다.
TV프로그램에도 소개되고 연예인들의 단골 감자탕집이라 소문나기 이전부터 이곳 주은감자탕은 송파의 유명한 맛집이다. 한 방송에서 이곳 감자탕의 황금레시피를 공개할 만큼 ‘맛’에만큼은 자부심이 있는 곳. 식당에 들어서면 주방 입구에 또 한 번 이곳 감자탕의 맛의 비결을 커다랗게 써 놓았다. 국내산 100% 돼지등뼈를 가마솥에 두 번 삶아서 감자탕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
감자탕 전문점답게 메뉴도 단출하다. 감자탕(대/중/소)과 해장국이 전부. 여기에 추가로 주문할 수 있는 뼈사리와 감자사리, 라면사리, 수제비가 있고 함께 먹을 수 있는 공기밥과 식사의 마지막을 장식할 볶음밥이 있다.
감자등뼈를 푸짐하게 먹고 싶다면 조금 넉넉한 크기의 감자탕을 주문하고, 감자탕에 라면이나 수제비를 넣어 먹고 싶다면 적당한 크기를 주문해 추가로 사리를 넣어 먹으면 된다.
실내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좌식이다.
드디어 감자탕이 테이블 위에 오른다. 맑은 육수에 붉은 다지기(다대기)와 들깨가루가 듬뿍 올라가 있다. 일단 주방에서 푹 끓여 나오기 때문에 한번 끓을 때 잘 저어 그냥 먹으면 된다. 살짝 부족해 보이는 양념에 맛이 심심할까 걱정도 됐는데, 첫 숟가락에 모든 생각이 사라진다. 칼칼하면서도 얼큰하고, 국물도 정말 진해서 자꾸 국물을 떠먹게 된다.
시래기와 돼지등뼈도 푸짐하게 들어있다. 돼지등뼈에 붙은 살도 양이 꽤 많고 쉽게 발라져 먹기가 좋다. 푹 끓여진 시래기도 충분히 익어 먹기 편하다. 큼직하게 썰어 넣은 감자도 굿. 먹다보니 감자가 살짝 부족한 듯해 감자사리를 추가해본다.
주위를 둘러보니 등뼈와 시래기를 어느 정도 먹은 후 라면과 수제비를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라면과 수제비도 먹고 싶었지만, 이곳의 또 다른 별미인 볶음밥을 먹기 위해 참을성을 발휘해본다.
이곳 주인장과 종업원이 직접 볶아주는 볶음밥. 맛의 황금비율이 있다면 바로 이 볶음밥이 아닐까 싶다. 적당히 내워 눌은밥으로 먹으니 맛도 재미도 더해진다.
이곳은 24시간 영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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