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강남·서초 학교 탐방 - 휘문고등학교
해마다 입증되는 의대 및 SKY 탁월한 입결!
자율적 학풍 속에 스스로에게 집중하며 최선의 선택 반복
118년의 역사 속에서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큰 사람’을 양성해 온 휘문고등학교(교장 강명구, 이하 휘문고). 최근에는 의대 열풍 속에 그 존재감을 더욱 우뚝 세우고 있는 학교다. 사실 휘문고의 진가는 단순히 입결에 머무르지 않는다. 사회로 나간 졸업생들의 업적이 정·제계를 비롯해 사회, 문화, 체육, 언론, 교육, 법, 정치까지 경계 없이 뻗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고교 3년 동안 치열한 경쟁을 겪으면서도 중심을 잡고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법을 익힌 휘문인들은 졸업 후 성인이 되면 더욱 힘찬 날개짓을 펼치곤 한다. 올해 역시 여러 가지 불안 요소가 많지만 휘문고 학생들은 제 자리를 지키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 휘문고 심재준 교사(3학년 부장)와 김건민 교사(3학년부)를 만나 2024학년도 입시 결과와 진학 강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
도움말 및 자료 제공: 심재준 교사(3학년 부장), 김건민 교사(3학년부)
의학 계열 174명, SKY 159명 합격
수능 출제경향 변화와 국어영역 난이도 상승 영향
2024학년도 휘문고의 의학 계열 진학결과는 174명(졸업생, 중복 포함)이었다. 탁월한 입결이지만 2023학년도 의학 계열 진학 결과 213명과 2022학년도 의학 계열 진학 결과 220명과 비교해 보면 소폭 하락한 모양새다. 휘문고 학생들은 전통적으로 수학에 강점이 있고, 수학에 비해 국어가 약한 편인데 수능 국어영역의 난이도 상승과 이로 인한 변별력 확보, 킬러문항 이슈로 인한 출제경향의 변화로 만족스럽지 못한 수능성적을 받은 학생들이 예년에 비해 늘어난 결과이다.
2024학년도 SKY 입결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서울대 36명, 연세대(서울) 73명, 고려대(서울) 44명이다(졸업생, 중복 포함). 이중 재학생의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 서울대는 36명 중 20명으로 재학생의 비율이 56% 정도이고, 연세대의 경우에는 73명 합격자 중 47%인 34명이 재학생이다. 고려대의 경우에는 44명 합격자 중 20명이 재학생으로 45%를 차지했다. 휘문고의 우수한 입결은 재학생과 졸업생이 50:50 정도의 비율로 함께 만들어내는 결과다.
탁월한 입결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휘문고 학생들의 수학 실력이 크게 작용한다. 2022학년도 수능 만점자가 2,702명이었을 때 휘문고 재학생 만점자는 34명으로 1.26%였다. 2023학년도에는 934명의 수학 영역 만점자 중 2.46%인 23명이 휘문고 재학생이었다. 출제 경향이 바뀌어 수학 영역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 올해 수능에서도 612명의 수학 만점자 중 휘문고 재학생은 1.96%인 12명이었다.
심재준 교사(3학년 부장)는 “평소 휘문고 학생들의 성적을 분석해 보면 내신수학 5등급대 학생 중 일부까지 모의고사에서는 수학 영역 1등급의 성적을 내곤 합니다. 그래서 수학 영역의 불안정성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국어영역은 상대적으로 출제경향이나 난이도의 영향을 받는 편입니다. 2024 수능에서도 결국 국어영역의 영향으로 입결이 소폭 줄어든 것으로 분석됩니다”라고 말했다.
한양대・성균관대 등도 다수 합격
의학 계열과 SKY 대학 외 입시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한양대 51명, 성균관대학교 47명, 서강대 16명, 중앙대 85명, 경희대 47명이 합격했다. 재학생 합격자 기준으로 살펴보면 한양대는 21명, 성균관대는 17명, 서강대는 3명, 중앙대 37명, 경희대 15명이다.
심재준 교사는 “수시보다 정시에 많은 학생들이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수시에 지원했던 대학보다 정시에 더 좋은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학생부종합전형에서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하고도 면접에 응시하지 않거나 수능 후 논술시험에 응시하지 않는 학생들이 다수가 있었다. 이런 현상으로 자연스럽게 합격생 대부분은 정시 합격생입니다”라고 설명한다.
내신 놓지 않아야 수능 결과도 좋아
휘문고 학생이라고 해서 내신 3, 4, 5등급 모두가 수능을 1등급으로 마무리하는 건 아니다. 일찌감치 정시러임을 밝히며 내신을 포기하는 학생도 있다. 하지만 심재준 교사는 해마다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의 상관관계를 추적하며 내신 성적 향상을 위해 애쓴 학생들이 결과적으로 모의고사 성적이나 수능성적이 올랐다는 것을 강조한다. 특히 올해 서울대 의대에 정시로 합격한 A학생의 내일신문 인터뷰는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사례라고 강조한다.
A학생은 1학년 때까지는 수시전형을 준비하다가 2학년 때부터 수능과 내신을 병행한 케이스다. 그 과정에서 학원 수업을 늘렸다가 성적 하락을 맛보았고, 이후로는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늘려 성공했다. 휘문고의 시험 난이도가 높아서 내신 준비로 수능 대비까지 할 수 있었다고 한다. A학생은 “정시 파이터 중에는 학교 수업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학교 수업이 수능 준비의 기본이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한다.
심재준 교사는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있는 휘문고에서는 내신 경쟁을 통해 공부의 깊이를 다질 수 있기 때문에 그 과정을 통해 수능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고3 대상 자율 활동 ‘데이터 기반 학습 관리 시스템’
올해 휘문고는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데이터 기반 학습 관리 시스템’이다. 현재 80여명의 신청자 학생들을 대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3, 4월은 고3 학생들이 생애 첫 수능을 준비하며 높은 학구열을 보이는 시기다. 하지만 자신의 현 상황에 알맞게 과목별로 공부 시간을 나누고, 적절한 수면 패턴을 유지하며, 충분한 공부량을 스스로 정하며 지켜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주도학습이 잘 되어 있는 학생이라면 몰라도 학원 학습에 익숙해진 학생일수록 현재 자신의 위치 파악이나 공부시간 체크가 어렵다. 과다한 학원 숙제까지 챙기다 보면 수면 패턴은 엉망이 되기 일쑤다.
이에 ‘데이터 기반 학습 관리 시스템’은 학교가 학생들의 조력자이길 자처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활동의 담당 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수면 시간, 과목별 공부 시간을 받아 통계를 내고 이를 시각화하여 다시 학생에게 개별적으로 제공하고, 1주일마다 참여자 전원의 공부 시간을 익명으로 제공한다. 그러면 학생은 스스로를 객관화하여 어느 부분이 미진한지를 파악하고 개선해나간다. 구체적인 개선 사항을 지도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모의고사 성적과 학생 데이터를 종합하여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 활동을 기획하고 담당 중인 3학년부 김건민 교사는 “자신의 공부량이 다른 학생에 비해서 어떤지 정량적으로 비교하여 동기부여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수능은 오전부터 오후까지 보는 시험이므로 그 시간에 최고의 집중력을 낼 수 있게끔 수면 시간을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학생이 직접 자신을 분석하고 발전하는 수험생활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 활동은 향후 휘문고만의 특색 있는 자율 활동으로 생활기록부에 기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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