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움추렸던 문화예술 활동도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가족 친구와 함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조각전이 상록구 이동 ‘더 갤러리’에서 진행 중이다. 1996년부터 활동 중인 안산지역 조각가들의 모임인 ‘상록수조각회’의 ‘돌아 봄’전이 이번 주말까지 진행된다. 상록수 조각회 한숙희 회장을 비롯해 안산에서 활동 중인 10명의 조각가들의 조각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귀한 자리다.
지역예술 지키는 아티스트들
3년 만에 오프라인 정기 전시회를 준비한 ‘상록수조각회’는 코로나를 지나 새롭게 관객들을 만나는 이번 전시회의 제목을 ‘돌아 봄’으로 정했다. 1997년 첫 전시회 후 21회째를 맞이하는 올해 전시회는 오랜 시간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고통받은 시민들과 그로 인한 세상의 변화를 돌아보는 ‘돌아 봄’의 의미와 다시 돌아온 봄이라는 뜻을 담았다.
예술가들에게는 특히 힘들었던 지난 코로나 기간. 긴 동면의 시간동안 상록수조각회 회원들이 빚어낸 조각작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숙희 상록수 조각회 회장은 “신기하게도 힘든 시간동안 우울하고 어두웠을 것 같았는데 반대로 그 시기에 창작한 작품들이 너무 밝아서 다들 놀랐어요. 다들 힘든시기를 견디며 희망을 가졌고 그 희망이 작품으로 만들어진 거 같아요”라고 말한다.
1996년 안산에 살고 있는 조각가 8명이 모여 만든 이 모임은 현재 10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조소를 전공하고 현장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만 참여할 수 있다.
10인 10색 소재도 주재도 다양
꿈의교회 1층에 위치한 전시관 ‘더 갤러리’에 들어서면 커다란 초록색 선인장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황승현 작가의 작품 ‘따갑지만 괜찮아’다. 인조가죽으로 선인장을 만들고 솜과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만든 작품이다. 조각은 돌이나 금속으로 제작한다는 편견과 달리 요즘 작품들은 다양한 재료가 활용된다. 한 회장은 “젊은 작가들은 재료도 다양하고 전하려는 메시지도 참 다양합니다. 시각적으로도 밝아서 가족 관람객들이 아주 즐거워합니다. 특히 작가별 작품 설명도 들을 수 있어 더욱 만족스러운 관람이 될 겁니다”
회화 전시는 자주 접할 수 있는 반면 조각 전시는 흔치 않다. 회화에 비해 공간적 제약을 많이 받을 뿐만 아니라 활동하는 작가들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돌아 봄’전에는 한숙희 작가의 ‘빨간옷을 입은 소녀’와 이선희 작가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종이인형’, 신춘석 작가의 ‘그가 사는 세상’ 등 10명의 작가 작품이 전시 중이다.
상록수 조각회는 1997년 성포예술광장에서 ‘환경조각전’을 시작한 이 후 매년 정기전시회를 열어 시민들에게 조각작품 감상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 회장은 “성포예술공원, 단원미술관, 호수공원 등에서 전시회를 열어왔다. 지난 2021년 코로나 시기에는 온라인 전시도 기획해서 진행했습니다. 코로나 끝나고 다시 시민들과 만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 더 갤러리 전득준 관장
“수준 높은 작품들로 매달 전시회 준비할 것”
상록구 이동에 위치한 꿈의교회 내에 만들어진 ‘더 갤러리’의 전시 운영을 맡은 전득준 관장은 단원미술관에 오랫동안 근무한 전시 전문가다. 지난해 갤러리가 개관하면서 관장으로 봉사 중이다. 전 관장은 “교회내에 있지만 종교관련 전시가 아니라 순수한 예술작품들을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이곳은 접근성이 좋아 언제라도 편하게 들려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술작품을 가까이에서 자주 접할 수 있어야 진정한 문화도시가 되는 길이라고 말하는 전득준 관장.
지난해 4월 안산출신 신성희 화가의 ‘부활의 회화’전을 시작으로 매년 하나씩 기획전시를 올리는 중이다. 더 갤러리의 대관료는 무료지만 아무나에게 대관하지 않는다. 수준높은 작품들만 선별하고 좋은 기획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전 관장은 “서울이 좋은 점은 언제 어디서나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다는 겁니다. 안산도 산책하다가 편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합니다. 곧 개관하는 상록구청의 해안 갤러리, 갤러리 스틸과 함께 시민들 일상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다”
고 말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