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 칼럼 - 2022 고교 선택 기사를 마치고 나서 3

“고교선택, 고민은 길게 결정은 단호하게” 이제부터 진정한 시작!

박선 리포터 2021-12-03 (수정 2021-12-03 오후 4:45:22)

12월이 시작됐다. 2학기가 들어서면서 고교 선택에 관한 고민을 하염없이 해 왔겠지만, 이제는 정말 결정하고 도장을 찍을 시기가 다가왔다. 고교 선택의 중요성은 이미 충분한 고민을 통해 인지하게 되었을 것이다. 원서 접수를 앞둔 중3의 경우 이미 기말고사까지 본 상태이고 수능이 끝났으므로 예비 고1로 불리며 그 무게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지난 두 편의 칼럼을 통해 고교 선택에 도움이 될 만한 방법들을 함께 이야기해 보았다. 오늘 마지막 칼럼에서는 고교 선택 시 염두에 두면 좋을 부분에 대해 짚어본다. 아직 학교를 정하지 못했거나 학교를 정했으나 불안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박선 리포터 ninano33@naver.com

고민은 길게, 결정은 단호하고 신뢰감 있게
 몇 년 전 고교 선택에 대해 상담을 해 주었던 학부모에게서 다급한 전화를 받았던 때가 떠오른다. 지금 아이가 A 학교를 1지망으로, B 학교를 2지망으로 하는 것이 적절한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다고 학교에서 전화했다는 것이다. 이번 쉬는 시간까지가 마감이라고 다시는 바꿀 기회가 없다고 담임선생님이 말씀하시고 나니 갑자기 불안감이 밀려왔다고 했단다. 다시 천천히 학부모를 안심시키고 학생과 학부모가 왜 그 학교들을 선택했었는지에 대한 이유를 상기시켜주었다. 그러자 다시 안정을 찾은 학부모는 전화를 끊었고 학생은 다음 해 A 학교로 배정을 받았다. A 학교에서 최상위 내신을 꾸준히 유지하고 교내 활동에도 공을 들여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합격해 대학을 잘 다니고 있다. 그 학생과 학부모는 결정의 마지막 순간 ‘너의 선택이 옳다’라는 다른 이의 확답을 한 번 더 들어보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제대로 하고 있나? 나로 인해 아이가 힘들어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은 늘 우리 지역 학부모들을 괴롭히는 화두다. 하지만 선택은 언젠가는 결론이 나야 하고 그 시간 그 순간에 내린 결정이 가장 최선의 결정이었음을 잊지 말자. 엄마가 흔들리고 불안해하고 우왕좌왕하면 아이도 덩달아 3년 내내 그 기억으로 안정감을 가지지 못한다. 고교 입시의 처음 순간은 바로 학교 결정이다. 고민은 길었지만, 고교생활의 시작인 학교를 결정했으면 단호하고 결단 있는 모습과 신뢰 있는 모습을 보여주자. 

내신 성적과 연관 깊은 학생 수를 유심히 살펴보라
 중학교와는 달리 고등학교는 학생 수가 중요하다. 어느 정도 학생 수가 확보되어야 내신등급을 받을 수 있다. 고등학교 내신등급은 9등급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등급의 경우는 그 학년 전체 학생 수의 4%까지, 2등급은 11%까지 등으로 정해져 있다. 그래서 학생 수가 많을수록 한 등급에 있는 학생 수가 많아져 등급 받기가 수월해진다. 선택과목대로 공부하고 시험을 치르게 되면 이 상황은 더 심각해지는데 학생 수가 선택과목에 따라 또 나누어져 등급 받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1등급 1명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일도 있을 수 있다. 공부를 못해서 높은 등급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앞서 조금이라도 내신등급을 받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출발선에 서야 유리하다. 정확한 학생 수는 여러 번 강조한 학교 알리미 사이트에서 학교별로 검색할 수 있다. 학생 수는 내신준비 시 내신준비 학원을 알아볼 때도 걸림돌이 된다. 학생 수가 적고 학원에 해당 학교 학생이 많이 없을 때는 학원 안에서 원활한 내신준비가 어려워질 수 있거나 대비자료 등이 미흡해질 수 있다.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기에는 학원 내에서도 이리저리 밀리는 학교가 되면 서러운 일이다. 

교육과정과 수행평가 비율도 따져보라
두 번째로 신경 쓸 것은 고등학교의 교육과정과 이수 단위 수업 시간 등을 살펴봐야 하는 점이다. 고등학교 과정에서 필수로 꼭 이수해야 하는 과목과 이수 단위 수업 시간은 정해져 있다. 그 외에 학교마다 개설된 학과목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우리 학생들의 진로나 역량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해 들어볼 수 있는 과목이 있는지 알아본다. 예를 들어 물리 과목에 대한 심화학습을 원한다면 물리2 수업이 개설되어 있는지를 살펴보거나 영어의 수업시수나 과목 배점이 높은지 아니면 국어의 수업시수가 높은지 등 비교해가면서 학생의 핵심역량에 적합한 학교가 어디인지 확인해 볼 수 있다. 수행평가의 경우도 대부분 까다롭게 진행하는 편은 아니지만, A 학교의 경우는 사회과목의 수행평가 비율이 60%이거나 B 학교의 경우 학생들을 그룹 지어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게 하는 방식의 수행평가가 많다. 학생의 진로와 학습 스타일에 맞춰 잘 살펴야 하는 부분이다. 학교 교육과정과 수행평가와 관련한 내용은 본보에서 이미 여러 차례 정리했고 학교 알리미 사이트에 나와 있다. 

교내프로그램과 입시 결과도 주목하라
 세 번째로는 교내 프로그램을 살펴봐야 한다. 봉사나 동아리 활동과 관련한 비중이 작아지는 학년인 만큼 이 부분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최소한으로 준비하면 된다. 대신 교내 대회나 교내 행사, 프로그램, 과목별 평가 등 학교 선생님이 세특에 적어주실 수 있는 활동은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그러려면 학교에 어떤 대회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A 학교는 도서관 프로그램이 다양해 점심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고 독서록까지 작성하게 하고 방학 때는 밤을 새워 책을 읽고 퀴즈를 풀어보거나 부모님, 교사와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은 책이라는 훌륭한 소재를 통해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력에, 진로 독서를 했다면 진로 적합성을 나타내는 것까지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맞춰 다양하고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해마다 입시가 마무리되면 학교는 앞다투어 입시실적을 발표한다. 네 번째로 주목할 부분이 바로 각 학교의 입시 결과다. 고교 입시 결과를 보면 각 학교가 주력하고 있는 대학교나 학과 그리고 학교의 분위기까지 읽어볼 수 있다. 수시전형의 비중이 높은 지도를 하는지, 정시전형에 관심을 두는지도 볼 수 있고 문과나 이과 중 어떤 계열의 학과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고교 선택의 중요성을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이미 결정이 나고 마음을 굳혔다면 방학이 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얼른 중학교 과정을 다시 한번 마무리하면서 고등과정도 미리 들여다보자. 이제부터는 시간 관리를 잘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유리하다. 원서 접수가 끝나면 학생과 학부모가 마주 앉아 고등학교 3개년의 계획을 차근차근 세워볼 시간이다. 부디 현명한 결정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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