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동네 구석구석에는 타인을 위해 재능을 기부하면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부여하는 ‘타자공헌(미움 받을 용기 중)’의 삶을 살고 있는 이웃들이 많이 있다. 올해로 3년 째 ‘마을 만들기’지원 사업과 ‘꿈의 학교’ 활동으로 동네 안팎에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봉사단체 ‘나누고(go) 나눔애(愛)’가 그들 중 하나이다. 처음엔 평범한 소모임이었지만 봉사단체로 등록을 한 후에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들과 만났다. 인터뷰에는 문영자, 나경미, 정미숙, 강미경 회원이 함께 했다.
나와 남을 위해 선택한 재능 기부
‘나누고 나눔애’를 이끄는 회원은 모두 10명이다. 이들의 인연은 2018년 상록 초등학교 학부모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은 퇴직한 구자만 교장에게서 ‘꿈의 학교’를 소개받으면서 이들은 수다만으로 시간을 보낼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일을 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임 안에는 독서 강사, 돌봄 교사, 간호사, 조리사, 인테리어 종사자 등 직업도 다양했다. 강미경 회원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손해를 보면 싫을 법도 한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회원 간에 합이 잘 맞는다. 배우면 배운 만큼 나눠주고 배운 대로 다른 사람에게도 가르쳐 주려고 한다. 처음엔 배워 보고 싶은 분야에 강사를 초빙해서 배웠다. 하지만 어는 순간 지원금에서 강사료도 아끼고 싶어서 재능이 있는 회원들이 직접 강사 자격증을 땄다. 지원금은 오롯이 재료비와 진행 비에 사용하고 있다. 조금씩 모임이 알려지고 활동 영역도 넓어져서 힘들 때도 있지만 지원 사업을 끝내고나면 언제나 뿌듯하다.”
‘책을 품은 인문학여행-그곳에 가면 문학이 있다’
단체의 역사를 이야기하자면 꿈의 학교 행보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중학생과 함께하는 ‘책을 품은 인문학 여행-그곳에 가면 문학이 있다’라는 인문학 모임으로 꿈의 학교를 시작했다. 국어와 역사책을 모두 뒤져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고 연구했다.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을 직접 배우러 나갔다. 문영자 회장은 “조금은 다른 책 공부를 하게해주고 싶었다. 시간표와 커리큘럼도 직접 만들었다. 제일 먼저 공부한 책은 ‘상록수’책이었다. 해설사 선생님을 동행해서 최용신 기념관과 심훈 박물관을 갔다. 최용신과 본오동을 연계해서 배웠다. 김유정 이육사 윤동주 등 다양한 인문학을 접했다”고 소개했다. 그렇게 시작한 인문학 여행은 6명으로 시작해서 중학생회원이 34명까지 늘었고 본오동 학부모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 인기 인문학 모임이 되었다.
나경미 회원은 덧붙였다. “‘찾아가는 꿈의 학교’를 경험했던 아이들은 자신감과 리더십을 키워 학교 안에서 ‘만들어가는 꿈의 학교’를 스스로 진행하고 있다. ‘나누고 나눔애’를 통해 어른과 아이가 같이 봉사를 해왔다. 처음엔 엄마의 힘으로 시작을 했지만 어느 새 그 아이들이 학교에서 친구들을 모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꿈의 학교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땀 한땀 수작노리’-마크라메, 켈리그라피 무료강습
3년차에 들어간 ‘마을만들기 지원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봉사하고 싶은 대상에게 필요한 분야를 직접 배우면서 본인과 마을 사람들의 역량까지 함께 강화하는 1석2조 재능 기부를 한다. 현재 본오동 월드프라자 2층에서 주1회 마크라메와 켈리그라피 강습을 재료비 없이 전액 무료로 강습한다. 정미숙 회원은 말한다. “무료 강습이라고 찾아가보면 생각보다 많은 재료비를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재료비조차도 무료일 때 무료 강습이라는 입장이다. 무료지만 최대한 좋은 퀄리티로 강습을 진행하려한다. 어쩌면 회원들이 이것이 생업이 아닌 짬을 내서 하는 봉사이기 때문에 이런 기부가 가능한 것 같다. 지금의 ‘나누고 나눔애’가 있기까지 ‘영혼을 갈아 넣었다’는 표현을 써야할 만큼 회원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웃음).”
문영자 회장은 “본오동은 최용신 선생의 ‘샘골강습소’가 있었던 역사 깊은 곳이다. 우리나라의 보배들이 자라는 곳이라는 말처럼 여러 가지 배움을 전하고 동네 누구나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단체이길 바란다. 멀게는 본오3동의 활성화에 영향이 미쳤으면 한다. 회원들과 나이가 들어서도 그에 걸맞게 봉사를 하면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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