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 남부지원단
‘경계선 지능장애’ 또는 ‘느린 학습자’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지역아동센터 남부지원단이 복권기금을 통해 경계선지능장애아동을 위한 ‘느린 학습자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에 따라서 안산 관내 지역아동센터 60개 곳에서 300명의 아동들이 느린 학습 프로그램을 받고 있었다. 남부지원단 김명하 팀장에게 지원 사업에 대해 알아보고 교육 현장에서 아동들을 가르치고 있는 오수진 씨를 만나 ‘느린 학습’에 대한 소개와 교육자의 바람도 함께 들었다.
국가적·지역 사회적 보호 장치 절실
경계선 지능 장애에 대해 인식하면서 이 아이들에게 맞는 ‘느린학습자’ 프로그램도 사회 요소요소에서 진행하는 움직임이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경계선 지능장애 아동의 숫자는 400만 명 정도이고 평균적으로 한 반 25명을 기준했을 때 3명 정도가 경계선 지능장애를 가지고 있다. 남부지원센터 김명하 팀장의 말이다. “IQ71~84정도의 아동들은 지적장애와 일반인 사이에 있는 경계선지능 장애 아동들이고 느린 학습자로 구별 지어서 그에 맞는 적당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아이들에 대한 법적인 장치가 없기 때문에 적절한 교육을 받을 수도 없는 사각지대의 아이들로 자라고 있는 현실이다. 일반 아동들과 학습을 하다 보니 학습부진이나 눈치 없음 또는 사회성에 문제가 있는 아이로 인식된 체 방치되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왕따와 괴롭힘을 당한다. 또 그대로 놔둘 경우 어른이 돼서는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인식해야 할 부분은 이 아동들은 학습이 싫거나 느리거나 또는 주의가 산만한 것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는 지능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느린 학습자 지원 사업은 경계선 지능장애 아동에 대한 지역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한 사업이자 아동들이 적절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사업이다. 장기적으로 이 아동들은 지역 사회가 함께 키워야 하는 아동들이고 앞으로 경계선 장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개별적인 지원 네트워크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지역아동센터에서는 1대1 학습지도와 그룹으로 진행하는 사회성발달 프로그램 등 교육정서인지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느린 학습자 지도자 교육을 통해 전문적인 교육인력 양성도 계획하고 있다.
다름을 인정하는 시각이 아동 발달에 좋은 매개체
1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치고 오수진 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 수업의 의미는 단순히 성적 향상에만 있지 않다. 학업이 부진하다보니 교우관계도 좋지 않고 자존감이 낮아 무기력하다. 수업을 통해 정서적 지원이나 자존감을 회복하는데 더 많은 비중을 둔다. 물론 일반 아이들이 한 문장을 말했을 때 다 알아듣는다면 이 아이들은 한 마디 한마디를 전부 알려 줘야하는 아이들이다. 가르치다보니 어느 순간 학교 선생님이 하는 말을 알아듣게 되었다며 좋아할 때 가장 뿌듯하다.” 오수진 씨는 오래전부터 부모의 손이 닿지 않는 아동들을 직접 가정 방문해 학습을 봐주는 일을 했었다. 이미 느린 학습으로 아동들을 가르치고 있던 장본인이다. 그는 이런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느린 학습에 대해 알기 전에는 아이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공부’였다. 하지만 이 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변화가 생겼다. 아이마다 특성이 있다. 특히 이 아이들은 느리긴 하지만 자기 걸음대로 가고 있는 아이들이란 시각이 생겼다. ‘얘 좀 눈치가 없어. 왜 이리 이해가 느려’라는 선입견 대신 그냥 있는 그대로 봐주고 격려해주고 인정해주고 기다려주는 것이 부모나 사회의 분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것이 이 아이들을 발전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 같다. 이 아이들은 언뜻 보면 일상생활에서 표시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오해를 받는다. 안타까운 것은 분명히 일반 아이들 사이에 느린 아이들이 방치되고 있을 것 같은 점이다. 부모는 그냥 우리 아이가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라고 원망만 하는 경우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아이를 정확히 판단하고 그에 맞게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그럼 분명 개선의 여지가 있는 아이들이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진행하는 느린 학습자 프로그램은 경계선 지능 아동들이 꼭 받아야 할 교육이고 차후에는 법적 장치를 통해 사회가 아이들을 책임지기 위한 첫 걸음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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