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ㄱ중학교에 다니는 A학생은 공부를 열심히 해도 그에 비해 시험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것 같아 걱정이 많다. 수업도 빠뜨리지 않고 듣고 숙제도 열심히 하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니 답답할 뿐이다. 온라인 학습으로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중요성은 높아졌지만, 예전과는 달리 이른 사교육으로 혼자 공부할 시간이 줄어들고 자유학년제 시행으로 시험 경험이 부족한 요즘 중학생들이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기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도움말 에듀플렉스 잠실점 박유나 원장, ㈜코첸 김종훈 대표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
코로나로 인하여 중·고등학생의 학업 성취도에 빨간 불이 켜졌다. 중학생의 경우 중위권은 줄고 상위권과 하위권이 동시에 늘어나는 ‘학력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고, 고등학생은 중위권이 무너지면서 하위권으로 이동하는 ‘학력 저하’ 현상이 확인되었다. 등교수업이 줄면서 평균적인 학습 수준을 유지하던 중위권 학생들이 가장 많은 타격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가정에서의 온라인 수업 상황을 지켜본 부모들은 틈틈이 유튜브나 게임 등 인터넷에 빠지면서 도무지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의 모습에 충격을 받기도 한다. 또한 생활 습관이 무너진 탓에 늦잠으로 인한 지각과 졸다가 수업을 못 들어가는 등 기본적인 학업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를 보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학습 습관을 잡아줘야 할지 막막해지기도 한다. 학습의 최종 목표인 대입을 위해서는 많은 학습량을 긴 시간 동안 학습할 만큼의 집중력을 키워야 하는데, 그를 위해서는 자기주도학습이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학원과 독서실 운영 등 사교육 경력 20여년의 ㈜코첸 김종훈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기르는 학습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약 천여 명이 넘는 대학생 멘토들을 만나보았습니다. 공부를 잘해 소위 명문대에 다니는 학생들이지요. 다양한 학습 상황과 학습법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자기주도학습 습관이 잘 되어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학습 성향 파악이 우선되어야
자기주도학습을 하려면 우선 아이의 성향이나 태도, 학습력 등 현재의 학습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보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자신(아이)의 공부 스타일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학습성향검사를 통하여 자신에게 맞는 공부 스타일을 찾아갈 수 있지요.” 에듀플렉스 잠실점 박유나 원장은 이렇게 조언했다. 예를 들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의 경우 공부 시간은 길지만 집중을 잘 못하기 때문일 수 있다. 혹은 핵심적인 요소를 파악하지 못한 채 지엽적인 것에 치중하여 공부한다든가, 정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푸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 등 학생별로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또한 공부하는 환경도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이 있다. 어떤 학생은 약간의 소음이 존재하는 개방된 공간을 선호하는 반면, 조용하고 자신만의 개인 공간이 보장되는 곳에서 더 공부가 잘되는 학생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자기주도학습은 언제부터 훈련하는 것이 좋을까? 자기주도학습의 시기는 딱히 정해진 것은 없이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교육전문가들은 본격적으로 학업 내용이 어려워지며 스스로 공부가 필요한 초등 고학년(5~6학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귀띔한다. 특히 입시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고등학교에 가서는 학업량이 많아지고 난이도도 높아지는데, 배운 내용을 소화시켜 내 것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스스로 하지 못하면 좋은 내신 성적을 받기가 어렵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공부 부담이 적은 중학 시기는 자기주도학습을 실천하고 훈련할 수 있는 적절하고도 중요한 때인 것이다.
자기주도학습 방법의 팁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것을 잘 ‘인출’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하는 공부의 대부분은 학교나 학원 수업 등인 ‘입력’인데, 수동적으로 강의를 듣기만 하면 입력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단기기억에 머물고 맙니다.” 김 대표의 말이다.
메타인지를 향상시키면서 배운 내용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는 학습한 내용을 설명하거나 가르쳐보기, 백지 테스트, 시험 보기 등의 방법이 있다. 이 중 가장 학습효과가 좋은 방법은 시험 보기인데, 간단한 퀴즈 형식의 테스트를 통해 공부한 내용을 더 잘 기억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이 배운 것을 말로 설명하거나 가르쳐봄으로써 배운 것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했는지 알 수 있다. 백지 테스트는 빈 종이에 자신이 배운 것을 기억하며 적어보는 것인데, 글로 쓰면서 자신의 생각을 구조화하는 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학습에 더욱 효과적이다.
적절한 공부 계획을 세우는 것은 자기주도학습을 습관화하기 위한 필수이다. 학습 스케줄 역시 자신의 학습 성향과 상황에 맞게 계획해야 하는데, 공부 내용(콘텐츠)과 공부 시간(일자)에 따른 계획을 병행하여 스케줄을 짜는 것이 좋다.
“스스로 공부해본 경험이 적은 학생들에게 스케줄러를 사용하고 직접 공부 계획표를 짜도록 도와주는데요, 본인이 계획을 세우다 보면 매일의 학습량이 구체화되면서 생각보다 많은 공부량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자각하게 됩니다.” 박 원장은 이렇게 조언했다.
예를 들면 내신 시험을 앞두고 한달 전부터 계획을 짜게 될 경우, 한 달 동안에 해야 할 공부 계획을 세부 단위(주·일간 등)로 쪼개고, 그 시간에 공부할 분량을 나누면 매일의 학습량이 정해지게 된다. 계획표대로 실행한 것에 대한 체크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데, 그날의 잘한 점이나 부족한 점 등을 간단히 기록하며 자기 평가 시간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인터넷 매체가 발달한 요즘에는 자기주도학습을 도와주는 도구들이 다양해졌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화상회의 앱(zoom)을 통해 자신이 공부하는 모습을 공유하며 혼자 공부하지만 함께 공부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 ‘줌 독서실’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SNS에 자신이 공부한 것을 인증하거나, 공부에 집중이 잘된다는 ASMR을 틀어놓고 공부하는 등 자기주도학습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온라인 도구들을 이용해보는 것도 팁이 될 것이다.
Tip : 자기주도학습을 도와주는 온라인 도구들
■스터디윗미 : 다른 사람이 공부하는 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방송이다. 스터디윗미를 방송하는 유튜버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같이 공부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영상에서 백색소음이 나와 집중력을 높여준다.
■열품타 : ‘열정을 품은 타이머’의 줄임말로 공부 기록(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앱이다. 공부시작을 버튼을 누르면 스마트폰의 다른 기능이 작동되지 않는다. 나와 다른 사람의 공부 시간과 순위 등을 알아볼 수 있다.(안드로이드 앱만 가능)
■공스타그램 : 공부와 인스타그램의 합성어로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공부하는 영상과 사진을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공부를 기록하고 다른 사람들과 정보교환 등을 할 수 있다. ‘#공스타그램’ 해시태그와 함께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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